가장 평온한 밤, 가장 오래된 상처
꿈을 꾸었다.
사람들이 나를 싫어하고,
내게서 거리를 두는 장면이
놀랍도록 생생하게 떠올랐다.
그 상황은 꿈이 아니라
마치 현실 같았다.
나는 그 속에서 다시,
한껏 움츠러들었다.
슬펐다.
그러나 그 슬픔조차
겉으로 드러낼 수 없었다.
괜찮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방어였다.
도무지 참기 힘들 정도로 궁금했다.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나를 밀어내게 했을까.
나는 어떤 사람으로 비쳤기에,
그들은 나와 거리를 두고 싶어 했던 걸까.
정말로 알고 싶었다.
그 이유를,
그 감정의 출처를.
그리고 몇십 년이 흐른 지금에서야
조금은 알 것 같다.
그때의 나는
깊은 고뇌와 섬세한 성찰을 품고 있었다.
어쩌면 그것이
누군가에겐 낯설고
불편하게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너무 조용한 존재감,
묵직한 공기 같은 사람.
감당하기 어려운 무게였을 수도 있고,
차라리 밀어내고 싶은 대상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동시에,
그때의 나는 에너지가 약한 사람이었다.
쉽게 건드려도 되는 사람.
함부로 말해도 반격하지 않는 사람.
그렇게 보였을 것이다.
나는 지금,
그 상황의 책임을
나 자신에게 돌리고 싶은 건 아니다.
다만 그 시절의 나를
조금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싶다.
악의가 있는 사람은
약한 이를 괴롭히고 싶어 하기 마련이다.
그건 내 잘못이 아니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지금
내 인생에서 가장 안정되고
가장 평온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왜 이 시점에서야
억지로 묻어두었던
과거의 기억들이 다시 떠오르는 걸까.
정말 그런가 보다.
내가 나를 바라보고
치유할 수 있는 힘이 생겼을 때,
과거는
조용히, 그러나 정확하게
다시 떠오르는 것이다.
그 시절의 나.
나조차 외면했던 나.
내 안의 내면아이가
조용히 아우성치는 소리가 들린다.
“지금이라면,
나를 안아줄 수 있지?”
그렇게 말하는 듯하다.
꿈을 꾸었다.
가장 안전하고
가장 따뜻한 내 침대 위에서.
나는 비로소,
나의 상처를 마주할 수 있는 어른이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