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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별 Aug 16. 2023

침묵

묵언의 향기와 빛

침.묵


말,말,말

말 너머의 것을 위하여


스스로 말끊음의 

무덤굴 안으로 들어간다.


언어가 끊긴 자리

오롯이 남는 건 무얼까?!


그를 위하여

입도 

마음의 빗장도 잠그고

호흡조차 멈출 때


억눌렸던 힘

터져나오는 빛

물 밖으로 튀어오르는

고기처럼 번뜩이는 한 생각



그것이 참이다!





*시작 메모


 언어학자 소쉬르의 말인가? 언어는 부호요 기호다. 시대의 최고 철학자라 일컬어지는 비트켄쉬타인은 '말 할 수 없는 것에는 침묵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철학의 문제는 언어에 있다고 규정하고 언어에 대해서 해명하려 했다. 


나는 텔레파시를 믿는다. 불행히도 우리는 그를 아직 실행하지 못하지만 그것은 '이심전심'의 최고의 전달 방법이다. 물 속 고래들은 그런 식으로 서로 의사전달과 소통을 하는데 어쩌면 그들의 방식이 우리보다 더 완전할 지도 모른다. 

외국어 전공자로서 번역은 반역이 되어야 제대로 전달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말 된장을 그냥 the paste of soya beans라 한다면 그건 말도 안 된다. 된장이란 말이 포함하고 있는 수 많은 문화,역사,사회적 컨텍스트 안에서야 제대로 전달되는 말이 한국인에게 의미하는 '된장'이 될 것이니 말이다.


그래서 때때로 성급하게 단어를 나열해서 굳이 문장으로 만들기 전에 침묵은 필요하다 본다. 

이것이 진정 내가 말하려는 의미가 맞는가? 하며 스스로 자문해보는 시간도 필요하다. 

아니 그 보다도 단순한 침묵이 필요한 것은 우리안에 단어로 항상 언어로만 번역되어야하는 그 생각,감정들을 좀 가라앉히기 위해서라도 필요하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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