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를 잘 알지 못했다. 그러다 작년 겨울 뒤 늦게 내 인생 드라마가 된 ‘나의 아저씨’를 보고 그의 목소리,연기, 표정에서 아 정말 좋은 배우구나 알아 보았다.
같이 출연한 가수 아이유도 잘 몰랐지만 그 드라마에서 두사람의 연기와 호흡을 보고 함께 좋아했다. 작년 겨울은 혼자 산책하면서도 드라마 주제곡 '어른'을 들으며 눈물이 났었다. 어른이 실종된 이 시대에 그나마 지안(아이유)에게 연민을 가지는 그가 어른으로 여겨져서 좋았다.
약초를 했는 지 안 했는지 몰라도 그가 가정을 이탈한 건 사실인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은 한 개인사요 가정사다. 성추행을 한 것도 아니고 남에게 큰 피해를 준 사회적 범법행위를 한 것은 더 더욱 아니다. 그럼에도 그는 수사라는 공권력에 조리돌림을 당하고 대중에게 던져진 가십거리 먹잇감이 되어 모욕과 수치를 당하고 결국 막다른 선택을 해야만 했었다.
영국 BBC는 한국은 연예인들에게 요구하는 도덕적 수준이 높은 나라라 했는데 그 말도 부분적 사실일 수 있다. 그러나 대중도 공권력도 그들이 연예인이기 이전에 한 사람임을 인식하지 못하는 개인인권에 대한 의식수준은 어떠한가? 그에 대해서는 정말 서글프고 화나고 답답하다.
이슈는 이슈로 덮는다? 우리나라는 정치 사회적 이슈와 희한하게 맞물려 터지는 연예인 뉴스가 슬픈 나라다. 좀비같은 언론에 쫒기는 사냥감이 되어 녹취록이 공개되고 이리저리 돌리다가 막다른 골목에 내몰려 한 선택이라면 이건 사회적 타살에 가깝다.
그의 대사처럼 그렇게 버텨주었으면 좋았을 텐데....
" 다 아무것도 아니야 , 쪽 팔린거?, 인생 망가졌다고 사람들이 수근거리는 거?, 다 아무 것도 아니야... 행복하게 살 수 있어... 나 안 망가져... 행복할거야... 행복할께..... “
진정한 어른을 연기한 이선균 배우님.. 저에겐 최고의 배우셨습니다. 늘 그리워하며 늘 생각하며 살아 갈 것 같습니다. 아직도 믿기지가 않지만 당신의 팬으로써 마지막 인사를 드립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나의 아저씨"는 위인전 같은 드라마다. 본인과 주변을 돌아보게 되고 , 그동안 살아온 삶의 방식을 반성하게 되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삶의 목표와 울림을 주는 드라마다. 본인의 삶이 힘들 때 본다면, 주옥같은 위로의 명대사들로 위안과 치유를 주는 드라마이기도 하다. 고 이선균님은 역대급 명작의 주연 배우로서 시청자들 가슴에 영원한 "나의 아저씨"로 남을 것 이다. 수고하셨습니다. 하늘에선 편안함에 이르시길... 지안(至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