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길 속의 여정 연재 마무리
이 자서전을 쓰게 된 이유는 분명했다.
인생 1막을 정리함으로써, 인생 2막을 그려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지난 시간을 차분히 훑어보면서
내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선명해진다면,
앞으로 걸어갈 길 또한 자연스레 드러날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봄길 속의 여정〉이라는 제목으로 이 연재를 시작했다.
봄에 태어나, 인생의 두 번째 막을 여는 설렘으로 써 내려가는 자전적 에세이.
사건을 나열하기보다, 삶에서 반짝였거나
의미 있는 성찰을 안겨준 몇몇 장면에 집중하고자 했다.
겉으론 평범했을지 모르지만
내면 깊숙이 끊임없이 파동치던 순간들.
그 모든 장면이 새로운 봄빛 같은 삶으로 이어지기를 바라며
나는 자서전 쓰기를 시작했다.
‘봄길’에는 두 가지 의미가 겹쳐 있다.
하나는 봄에 태어난 나의 타고난 기질이다.
언 땅을 뚫고 솟아오르는 새싹처럼,
무언가를 시작하고 도전하는 진취적인 기운이
내 삶의 동력이었다.
그런 나의 유년시절도 봄기운 같은 따뜻한 사랑 속에서 자랐고,
이후의 내 삶 역시 큰 굴곡 없이 흘러왔다.
또 하나의 봄길은
‘보면서 가는 길’이라는 뜻이다.
늘 돌아보고, 살펴보고, 새롭게 보는 길.
나는 그렇게 보며 살아가는 삶을 지향해왔다.
늘봄, 돌아봄, 살펴봄.
내 인생은 그렇게 ‘봄’의 동사들로 이어져 왔다.
글을 쓰는 동안 여러 모습으로 과거의 나를 만났다.
교단에서 아이들과 눈을 맞추던 나,
신앙의 길 위에서 치열하게 방황하던 나,
낯선 땅 길 위에서 세상에 말을 걸던 나.
연재의 끝에 다다른 지금,
그 모든 ‘나’를 다시 만났던 것이 결국
현재의 나로 돌아오기 위함이 아니었던가 싶다.
삶은 선택의 연속이었다.
속도보다는 방향을, 확신보다는 정직한 질문을 택하려 애썼다.
때로 노선을 이탈하기도 했지만, 넘지 않으려 했던 선만은 분명했다.
사람을 수단으로 삼지 않는 것, 그리고 나 자신을 속이지 않는 것.
가르치는 사람, 여행자, 기록자. 이름은 바뀌어 왔으나
나를 관통하는 단 하나의 정체성은 결국 ‘배우는 사람’ 이었다.
이제 나는 무언가를 증명하려 애쓰지 않는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을 때 내 잣대로 재빨리 판단하지 않는 것.
어쩌면 그것이 지금껏 배움을 통해 얻은 가장 단단한 결론일지도 모른다.
나는 지금 이 순간에도 배우고 있다.
확신보다는 여백을 사랑하는 법을, 단정보다는 경청을,
그리고 무엇보다 살아있는 믿음을 선택하는 법을 말이다.
그러므로 이 에필로그는 끝이 아니다.
여전히 길 위에 서 있는 내 삶의 가장 생생한 현재 진행형이다.
그간 저의 자서전 '봄길 속의 여정'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제 글이 누군가에게는 자기 삶을 돌아보는 잠깐의 쉼표였기를 바랍니다.
이제 인생 2막, 조금은 더 느리게, 조금은 더 나답게 걸어보려 합니다.
여전히 써 가는 현재 진행중인 이야기로요.
앞으로의 여정도 편안한 마음으로 함께 할 수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