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브랜드는 AI의 유혹에서 안전한가

브랜드가 되거나, 데이터로 남거나

by 손동진

솔직히 말해, 나도 AI에 취했다.

툭 치면 나오는 문장들, 인간보다 더 인간 같은 문체,

작업 속도는 미쳤고 결과물도 제법 그럴싸했다.

야, 이거 진짜 물건이다 싶었다. 그런데 딱 거기까지였다.


처음으로 의심이 들었던 건,

내가 쓴 줄 알았던 문장이 누군가의 블로그에서 복붙한 것처럼 보였을 때다.

AI가 만든 문장이 아니라, 누군가가 오래전에 말했던 걸 가져온 것 같았다.

할루시네이션? 예전엔 그런 말도 몰랐다.

하지만 딱 감이 왔다. 이건 오롯이 내 것은 아니었다.

진짜처럼 말하지만, 진짜는 아니다.


'AI 창작'이라는 말, 솔직히 아직도 어색하다.

창작은 원래 '내'가 하는 거였다.

내가 겪은 걸, 내가 느낀 걸, 내가 책임지는 방식으로 쓰는 거.

그런데 AI는 그 '내'를 흐릿하게 만든다.

대표적으로 에드몽 드 벨라미. AI가 만든 초상화인데,

법원은 그 그림에 저작권을 주지 않았다.

인간이 의도를 갖고 손을 대지 않았다면 창작이 아니라는 얘기다.


더 무서운 건 '비가시적 표절'이다.

AI가 만든 글이 남의 문장을 그대로 따오지 않아도,

그 문장의 뿌리는 이미 누군가의 창작물일 수 있다.

AI는 흔적을 지우는 데 능하지만, 창작자의 영혼까지 지울 수는 없다.

그런데 법은 그걸 아직 명확히 구분하지 못한다.


나는 내 브랜드를 믿는다.

내가 쌓아온 말투, 내가 만들어낸 리듬, 내가 겪어온 역사.

그건 아무리 정교한 AI라도 복제할 수 없다.

사람들은 결국 진짜를 알아본다.

그 진짜는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 '겪은 것에서 답을 찾는' 방식에서 나온다.


물론 AI는 무기다. 나도 쓴다.

하지만 전쟁에서 무기를 쓰되, 그 무기에 내가 지배당하진 않아야 한다.

요즘은 프롬프트 엔지니어링도 공부하고,

RAG처럼 외부 지식 연결해서 정확도를 높이는 방법도 쓴다.

결국 내가 조종하는 AI가 돼야지, 내가 조종당하면 끝이다.


AI는 창작자가 아니다. 훌륭한 보조자다.

하지만 그 보조자가 주인 행세를 하게 놔두면, 내 브랜드는 서서히 무너진다.

신뢰는 한 번 깨지면 회복이 어렵다. 사람들은 믿고 보는 거니까.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창작자라면, 진짜 물어야 할 질문은 이거다.

"나는 지금 AI를 쓰고 있는가, 아니면 AI가 나를 쓰고 있는가?"

그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진짜 창작자의 기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