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가 되거나, 데이터로 남거나
버거운 AI 프로젝트 끝내고,
사무실 책상에 앉아 조용히 커피 한 모금을 마셨다.
그 순간 머리에 떠오른 한 생각.
"본업이 허술한 사람은 어떤 기술을 손에 넣어도 결국 허술하구나."
반대로 실력이 단단한 사람은 도구 하나만 바뀌어도 판을 갈아엎는다.
그걸 AI가 증명한 게 아니라, AI 밖의 세상이 더 분명하게 보여줬다.
디지털이니, 모바일이니, AI니 하는 말 듣고 산 지 20년이 넘었다.
기술은 수없이 바뀌었지만 사실, 이기는 놈은 항상 그대로였던 것 같다.
문제는 방향이 아니었고, 속도였다.
기초도 안 된 기획자는 똑같은 AI 모델들을 붙들고선
“이거 왜 이렇게 밋밋하지?”라며 투덜거렸다.
프롬프트 문제가 아니었다. 그 머리 안에 질문이 없었다.
기술은 공평했지만, 결과는 참 잔인했다.
결국 도구가 아니라 근육이 판가름 냈다.
영화 '머니볼'에 나오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연봉 총액 리그 최하위였다.
그런데 그 해 20연승. 질문 하나가 게임을 갈아엎었다.
"도대체 점수를 만드는 진짜 요인은 뭐지?"
빌리 빈은 전통 스카우팅이 무시하던 출루율에 꽂혔다.
폼 좋은 선수 대신, 루에 나가는 선수. 그걸 데이터로 골라냈다.
이길 수 없을 거라던 팀이, 연봉 1억 넘는 양키스를 꺾었다.
기술은 없었지만, 본질을 보는 눈은 있었다.
빈은 선수 출신이었다.
스트라이크존 한 칸이 경기 뒤집는다는 걸 몸으로 배운 사람.
데이터를 어떻게 썰어야 살이 되고 뼈가 되는지를 아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 기본기가 칼을 칼답게 만들어줬다.
어설프게 흉내 낸 구단은 어땠냐고?
데이터팀 꾸리고, 컨설턴트 불러다 보고서 받았다.
근데 구단 운영은 그대로였다.
결과? 돈만 날렸다. 칼을 쥐었지만, 휘두를 손이 없었다.
AI 예산을 팀에 뿌렸을 때다.
문제 정의가 똑 부러지는 디자이너는 감탄 나올 만한 결과를 뽑았다.
근데 복붙만 하던 사람은 며칠째 똑같은 결과만 내고 있었다.
남의 머리를, 남의 지식이 자기 것인 걸로 착각했던 사람은
월 30만원 짜리 AI를 손에 쥐어 줘도 변하는게 없었다.
같은 날, 같은 모델, 같은 가이드라인. 뭐가 달랐냐고?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이냐 아니냐, 그 차이 하나였다.
기술은 평등했다. 하지만 탐색 능력은 너무 불평등했다.
정리하자.
본업부터 갈아라. 기술은 증폭기지, 구원자가 아니다.
질문이 명확할 때만 기술 붙여라. 빈처럼 ‘득점 공정’을 밝히는 질문이면 충분하다.
시스템보다 습관이 먼저다. 데이터보다, 데이터를 보는 습관이 먼저다.
깡통에게는 칼도 짐이다.
하지만 훈련된 손에 쥐어진 칼은, 판을 뒤집는다.
AI든, 데이터든, 내일 또 나올 무슨 장비든, 진리는 하나다.
기본이 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