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남의 일만 할거야?
"나는 월급을 받는 사람이 아니라, 평가받는 자산이다."
영화 The Wolf of Wall Street에 이런 장면이 나온다.
조던 벨포트가 신입 브로커에게 펜 하나를 건네며 말한다.
"이 펜을 나한테 팔아봐."
대부분의 사람은 펜의 기능을 설명하기 시작한다.
잉크가 좋고, 그립감이 편하고, 디자인이 예쁘다 등.
그런데 진짜 세일즈맨은 다르게 접근한다.
상대방이 펜이 필요한 상황을 만든다. 수요를 만드는 것이다.
연봉도 똑같다.
누군가 당신에게 이렇게 묻는다고 생각해보라.
"네 시간을 나한테 팔아봐."
대부분은 여기서 무너진다. 자기가 가진 스펙을 나열하기 시작한다.
학벌, 경력, 자격증...
그건 펜의 잉크 색깔을 설명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
직원들은 대부분 '과거'로 연봉을 계산한다.
내가 작년에 이만큼 했다, 업계 평균 연봉이 얼마다, 최저시급이 올랐다, 물가가 올랐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그건 노동자의 계산법이다.
과거의 노력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요구하는 방식인 것이다.
합리적이지만, 그 프레임 안에 갇히는 순간 당신의 가격은 천장이 생긴다.
기업은 그렇게 안 본다. 기업은 항상 이렇게 묻는다.
"이 사람이 앞으로 얼마를 벌어다 줄 수 있지?"
이것은 과거가 아니라 미래다.
이 차이를 모르면, 연봉 협상 테이블에서 영원히 을이 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와 엔비디아를 보자. 시가총액은 현재 실적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거기엔 PER, 즉 주가수익비율이라는 개념이 붙는다.
현재 이익에 미래 기대치를 곱해서 가격을 매기는 것이다.
그래서 적자를 내는 회사도 시가총액이 몇 조가 된다.
테슬라가 그랬고, 쿠팡이 그랬다. 지금 돈을 벌고 있느냐가 아니라,
앞으로 얼마나 벌 수 있느냐를 시장이 사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스스로를 시급으로 판다.
"저 시간당 얼마입니다." "업계 평균이 이 정도입니다."
이건 자기 자신을 자산으로 포지셔닝하는 게 아니다.
심하게 말하면 일용직 포지션이다.
오늘 일한 만큼 오늘 받겠다는 거다. 거기엔 미래가 없다.
나는 오너로 사람을 볼 때 네 가지 질문을 했다.
이 사람은 매출을 키울 수 있는가. 비용을 줄일 수 있는가.
조직을 굴릴 수 있는가. 나 대신 결정을 내릴 수 있는가.
이 네 가지 중 하나라도 명확하게 보이는 사람이 있으면,
나는 그 사람의 연봉을 과거 기준으로 책정하지 않았다.
"얘는 앞으로 커진다." 그 느낌이 오면, 먼저 베팅했다.
시장이 알아보기 전에 싸게 사는 거다. 주식이랑 똑같다.
어떻게 해야 자신의 시가총액을 올릴 수 있을까.
첫째, 내 이름이 붙은 프로젝트를 만들어야 한다.
회사 안에서 "그거 누가 했어?"라고 물었을 때, 이름이 나오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둘째, 나만의 영역이 있어야 한다. 나를 빼면 돌아가지 않는 무언가.
셋째, 내 일이 매출과 직접 연결되어야 한다.
서포트 기능에만 머물면 시총은 오르지 않는다.
넷째, 회사의 구조를 이해하는 시야가 필요하다.
돈이 어디서 들어오고 어디서 새는지, 사장이 뭘 고민하는지 알아야 한다.
여기서 중소기업이 가진 역설적인 장점이 있다.
다 보인다는 점이다. 회사 전체가 눈앞에 펼쳐져 있다.
돈의 흐름, 고객의 반응, 사장의 고민. 숨길 것도 없고, 숨겨지는 것도 없다.
대기업에서는 톱니바퀴 하나지만, 중소기업에서는 엔진을 통째로 볼 수 있다.
나라는 기업의 시총을 키우기에 이보다 좋은 환경은 없다.
연봉 협상 자리에서 '시장 평균'을 들고 가지 말고, '기대 수익'을 들고 가자.
구체적으로 내일 당장 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보고할 때 과거가 아니라 미래를 말하자.
"지난달에 이만큼 했습니다"가 아니라
"다음 달에 이렇게 하면 이만큼 됩니다"로 바꾸자.
"업계에서 이 포지션 평균이 얼마입니다"는 을의 언어다.
"제가 이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면 회사에 이만큼이 남습니다"는 투자 제안이다.
같은 금액을 요구하더라도, 프레임이 완전히 다르다.
이건 건방이 아니다. 오너의 언어로 말하는 거다.
오너는 투자 제안에 약하다. 왜냐하면 그게 자기가 매일 하는 생각이니까.
시급으로 계산하면 평생 직원이다.
시가총액으로 생각하면, 언젠가는 오너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