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써 나의 3년의 창업이 끝이 났다. 물론 내가 창업한 회사는 공동창업자들이 잘 이끌어가고 있으므로 미안하면서도 또 고마운 마음이다. 나는 부족함을 느꼈고 나의 자리를 내려놓고 두 달간의 휴식을 가지려 한다. 이 두 달은 앞으로 3년을 위한 밭 갈기다. 그리고 그 3년은 또 다음 3년을 위한 씨 뿌리기다. 짧은 시간 안에 무언가를 이루려 하면 조급해지고, 결국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된다. 그러니 시선을 멀리 두자.
1. 1000억대 회사 리드
2. 1000억대 글로벌 회사 리그 진입
3.내가 만든 게임으로 총매출 10억 달성
시선을 멀리 두면 좋은 점이 있다. 생각할 수 있고, 글을 쓸 수 있다는 점이다. 시야가 당장 앞에만 쏠리면 결국 눈앞의 일에만 급급해진다. 물론 스프린트 방식으로도 많은 일을 해낼 수 있다. 하지만 그 방식은 나에게 맞지 않는 것 같다. 늘 시간에 쫓기면 불안해지는 나에게는, 장기적인 관점이 더 잘 맞는다.
영어 공부도 하고 싶고, 회고도 하고 싶고 게임도 만들어보고싶다. 이번 두 달을 게임 개발 하나에만 모두 쏟아붓지는 말자. 물론 그렇게 하면 더 큰 결과를 낼 수도 있다. 그것도 맞는 말이다. 하지만 나는 이미 경험해보지 않았나. 하루가 끝날 때마다 만족스럽지 않고, 남는 것이 없는 느낌이 반복되는 것. 아직 100m를 15초에 뛰는 선수가 10초대를 바라보는 것과 같다. 운동을 해보면 알지만, 경기만 뛴다고 실력이 늘지는 않는다. 연습과 훈련이 필요하다.
나에게 부족했던 것도 바로 그 부분이다. 이미 충분히 훈련된 사람들의 결과만 부러워하고, 그 뒤에 있는 시간을 외면해 왔던 건 아니었을까. 그래서 이번 두 달은 충분히 회고하고, 글을 쓰고, 기획하고, 체력을 기르고, 연습하는 시간으로 쓰자. 이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오히려 편안해진다. 조급함 대신,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조금씩 생긴다.
그렇다면 이 두 달 동안 무엇을 할 것인가. 크게 네 가지다.
영어 공부, 회고, 게임 제작, 운동.
영어 공부는 왜 하는가. 내 목표 중 하나가 글로벌 회사에서 리드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AI 시대가 오면 외국어 장벽은 사라진다고 말한다. 나도 어느 정도는 동의한다. 하지만 그 시기가 늦어진다면? 혹은 직접 소통하는 것이 더 큰 가치를 가진다면? 그 모든 가능성을 떠나서, 나는 단순히 영어를 잘하고 싶다. 읽고, 쓰고, 듣고, 말하는 데 불편함이 없고 싶다. 그래서 영어를 공부한다.
회고는 지금까지 내가 해온 일들에 대한 기록이다. 일기와는 조금 다르게, 과거를 다시 꺼내어 기록하고 해석하고 반성하는 작업이다.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남기자. 다만 글을 잘 쓰려고 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누군가에게 보이겠지만,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생각을 정리하고 스스로에게 약속하기 위해 쓴다.
게임 제작은 단순하다. 내가 원하는 세계를 만드는 창작 활동이다. 내가 상상한 세계를 만들고, 그 안에서 사용자에게 경험을 제공하는 것. 이 창작이 주는 만족감은 매우 크다. 그래서 나는 제품 전략 이전에, 상업 예술로서 접근하려 한다. 이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어떤 경험을 하길 원하는가.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고민과 경험을 만들어보고 싶다.
그리고 게임이 매력적인 이유는 결국 ‘팔려야 한다’는 점이다. 무료로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돈을 주고서라도 사고 싶은 경험을 만드는 것. 그게 창작자가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기쁨 아닐까. 내가 만든 세계, 이야기, 캐릭터에 누군가가 공감하고 몰입하는 것. 그 경험을 만들기 위해 나는 게임을 만든다. 재미있는 것을 만들고 싶어 했던 나에게, 게임만큼 적절한 매체는 없는 것 같다.
운동은 이 두 달 동안 나에게 주는 작은 특권이다. 이 시기에만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한 번쯤 배우고 싶었던 운동을 해보는 것이다. 그래서 복싱을 배워볼 생각이다. 하루 한 시간, 나에게 주는 선물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