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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주 Aug 13. 2024

시대의 유감

고로 AI에 넘길 수는 없다

간만에 GPT에게 질문을 해 본다.


인간과 AI가 글쓰기를 주제로 글을 쓴다면 과연 누가 이길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상황과 기준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인간과 AI가 글쓰기를 주제로 글을 쓴다면, 각기 다른 강점이 있을 것입니다. 인간은 감정, 경험, 그리고 창의성을 통해 독창적이고 깊이 있는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인간의 글쓰기는 개인적인 관점과 감성을 담아낼 수 있어 독자에게 감동을 줄 수 있습니다.
중략...
결론적으로, 인간과 AI의 글쓰기 경쟁에서 승자를 가리는 것은 글의 목적, 평가 기준, 그리고 독자의 기대에 따라 달라집니다. 인간과 AI는 서로 다른 강점을 가지고 있어, 상황에 따라 상호 보완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GPT는 채 1분도 안되어 a4 두장 분량의 글을 쏟아내었다

글쓰기에 대한 헛헛함이 밀려오는 순간이다


디지털과 AI는 인간의 현재와 함께 하고 있다

빠름과 짧음의 시간을 소비하는 시대에 역행할 수 없는 일상이 되어 버린 지 오래다

그중에서도 우리 인간의 이야기는 글보다는 영상으로 발전하고 있는 중이다

디지털과 AI에 기인한 숏폼이 대세인 까닭일 것이다

이해력 만렙의 짧은 영상은 종이책 한 권을 읽는 수고로움을 덜어주고 몇 글자의 명령어에 책 한 권을 뚝딱 만들어 내는 것을 볼 때면 진심 혜자스럽다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AI의 글이 마냥 달갑지만은 않다

인간만이 행할 수 있었던 고유 영역 하나가 사라질 듯 한 시대의 유감이다


2023년 국민독서실태조사서에 의하면 1년 동안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은 성인이 57%나 된다고 한다

다시 말해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6명은 1년간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독서를 하지 않는 것일까?

독서하기 어려운 가장 큰 이유로 ‘일 때문에, 그리고 시간이 없어서'라는 응답이 25%로 1위였다

주위에서 쉽게 들어왔던 이유였기에 그리 놀랍지도 않다. 하지만 다음의 이유는 시대를 반영한 이유 있는 이유였다. 바로 ‘책 이외의 매체를 이용해서’라는 이유였다

다시 말해 디지털 네이티브의 등장이 두 번째 이유인 것이다.

태어나면서부터 인터넷과 전자기기에 익숙한, 그리고 그것이 일상인 그들에게 책이라는 유형물은 레거시 문화의 일부분쯤으로 치부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책 이외의 매체를 소비하는 사람'

그들은 디지털 포화상태의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이다




빼앗긴 몰입과 타인을 위한 독서.

* '스크린 타임과 sns'


책 이외의 매체를 스마트폰이라 지칭해도 그리 억지스럽지 않은 요즘이다

스마트폰이 일상인 우리는 '포노사피엔스'이기 때문이다

이런 스마트폰에 빼앗겨 버린 인간의 동적, 정적 시간을 스크린 타임이라 칭하고 싶다

사냥을 위해 그리고 포식자를 피하기 위해 움직여야만 생존할 수 있었던 육체와 집중력은 스크린 타임에 도둑맞은 채 더 이상 움직이지도, 몰입도 하지 않는 진화를 거치고 있는 중이다

독서를 통해 얻을 수 있었던 창작과 상상이라는 두터운 몰입은 짧고 단순한 그리고 강력한 시각적 쾌락에 빼앗긴 지 오래다


요즘 SNS를 통해 유행하는 아이템 중 하나가 독서 및 글쓰기라고 한다

이상한 현상이다. 분명 독서와 글쓰기의 몰입을 스크린 타임에 빼앗겼다고 했는데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 또한 sns라는 디지털 매체 속 자기애와 과시욕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은 유명 인플루언스의 북 클럽에 가입을 하고 책과 함께 인증샷을 남기며 글쓰기 하는 모습을 공유한다

그중에서도 원서를 읽고 글을 남기는 것이 유행이라 한다

프사에는 읽은 것인지 읽지 않은 것인지 모를 책들이 한가득이다

세대의 인증 욕구인 보여주기식 문화로 나타난 "타인을 위한 독서"는 오롯한 나를 위한 독서가 아니라는 점에서 조금은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한편으로는 이런 보여주기식 독서와 글쓰기라도 밈처럼 퍼져 독서와 글쓰기 인구가 계속 늘었으면 하는 바램도 가져본다


고로 AI에 넘길 수는 없다.


인스타의 텍스트 버전인 스레드와 미 대선 주자들까지 사용한다는 트위터(X)와 같은 글 기반의 sns는 비록 짧지만 글로써 소통한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브런치와 블로그, 알라딘의 투비컨티뉴드, 교보문고의 창작의 날씨 그리고 BL, 웹툰 기반의 포스타입, 스토리네이션과 같은 글쓰기 디지털 플랫폼의 확산은 숏폼의 영상이 대세인 지금, 시대의 역행자라 불릴만하다

숏폼의 영상 이면에 자리하고 있는 인간 본연의 감정과 소통의 헤아림을 원하는 욕구는 영상이 주는 단순한 소비보다는 글로서 표현되는 스토리와 메시지를 갈구하는지도 모르겠다


인간 고유의 능력인 글쓰기가 AI에 넘어가고 AI가 쓴 글과 책을 인간이 읽고 생각하는 미래가 올까?

 

읽기와 쓰기는 인간의 본능이자 고유 능력이다

인간과 인간이 소통하고 교감할 수 있는 감정과 이성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독서와 글쓰기로 몰입할 수 있는 창작과 상상이라는 진화는 인간에서 인간으로 물려받아야 한다

고로 AI에 넘길 수는 없다.  



*스크린 타임 : 스마트폰에 빼앗겨 버린 몰입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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