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위에 조용히 내려앉은 종이들
"왜 이런 걸 모으냐?"하고 비웃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종이 하나를 꺼내보면
"선생님 사랑해요"
"선생님 예뻐요"
"선생님 감사합니다"
"선생님 착해요"
딱히,
특별한 내용은 없다.
아직 글씨도 서툰 친구가
종이를 붙잡고 낄낄거리며
장난스러운 얼굴로 행복해하는 모습에 가 보면
삐뚤빼뚤 꾹꾹 눌러쓴
"선생님 사랑해요"였고
그걸 꾸미느라 즐거웠던 거다.
또 가끔은
6학년 졸업 전에 찾아와
자기가 익힌 영어로
나의 가치를 높여주고 가기도 한다.
또 어떤 아이는 미술 색감도 좋고, 손재주도 좋아서
며칠씩 공들여 칠한 그림을
출근 전에 내 책상 위에 살포시 올려놓고 가기도 한다.
그들은 그저
마음을 가득 담아
나에게 건넨다.
그 종이들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버리면 안 될 것 같은,
사랑이 가득 스며 있는 종이들.
낙서처럼,
매끄럽지도 않고,
형식에도 맞지도 않은
서툰 사랑 고백을 '툭' 전하고 간 종이들.
그 모든 종이가 나에게 아름답다.
그래서 버릴 수가 없다.
나를 세우는 그 종이들
'선생님은 좋은 사람이에요.'
'선생님은 특별해요.'
'선생님은 소중한 사람이에요.'
나를 세워주는 참 기특한 그 종이들.
누구에겐 쓰레기 같아 보이는 형체를 갖은 그 종이들.
내게 사랑을 남겨주고 간 그 종이들.
그 종이들이
수북하게 쌓였다.
사랑이 수북하다
오늘도 나는
아이들이 놓고 간 사랑으로
상처 조각에 딱지가 덮인다.
따뜻하게 새살로 돋아나는 것을 본다.
그건 아마 "마음 챙김"이라는 새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