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를 늘리려면 그 언어와 나라를 좋아해야해, 어떻게?

독일어는 무조건 싫어증의 걸렸던 내가 어떻게 극복했나

by 이다

언어를 빨리 늘리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어떤 외국어든 문법책을 들여다보면서 배운 표현들이 있겠다만,

무엇보다 말을 잘하고 싶다면 입을 억지로라도 틔우게 하는게 방법이다.


결론부터, 언어를 배우려면 어쩔 수 없이 그 말을 써야하는 상황에 내던져져야한다, 이건 절대적 필수! 모두가 알고 있지만 회피하는 제일 빠른 방법이다.



나도 독일이 싫고 독일어가 싫으니까 정말 안늘었었다.

처음에 유학나왔을 때 일일 너무 안풀리다보니 이 나라 자체가 싫었다. 그러면서도 얄팍한 자존심 때문에 이 나라를 떠날 수가 없으니까. 혐오 수준으로 간적도 있었다.

근데 어찌어찌 세월이 지났고, 그 때 당시 어쩔 수 없이 먹고 살아야하다보니 울면서 책상에 앉아서 언어 공부를 해야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말을 많이해야하는-독일어로- 직업을 갖게 되었고 그 때문에 당장 문법이나 글을 읽고 해석하는 것보다는

실제로 많이 쓰는 독일어 표현을 배웠어야 했는데 나는 음악 교육쪽이다보니

음악 표현, 신체 구조 특히 손이나 손가락 관절, 몸 구조 등등에 대한 단어들부터 당장 필요했다.

그러다보니 그런 표현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



나에게 있어서 독일 배울 때 하나 꿀팁은,

걍 되는대로 내뱉으면 사람들이 고쳐주는거였다. 특히 어린 학생들은 고쳐주는 걸 참 좋아하기 때문에 땡큐였다.

독일어로는 표현이 안되는 것들 특히 추상적이거나 관념적인 표현들은 독일어로 도저히 모르니까 입이 안떨어지고 어버버 하면 듣고 있던 찐 독일인인 학생이나 동료가 아 이런 말인거지? 하고 내가 하고 싶어하는 표현을 자기들이 술술술 말해주더라. 물론 이게 쌓이면 나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긴 하지만


그런 걱정 때문에 독일어로 말하는 걸 언제나 완벽하게 계획하고 말하려고 한다면, 절대 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어린 아이들이 밥을 먹다라는 말을 처음 배울 때 보면 처음부터 어머니 식사하셨습니까 라고 절대 말하지 않는다. 그런 과정이 꼭 필요하다. 이상한 말을 내뱉고 옆에서 부모가 고쳐주다보면 진짜 맞는 답이 뭔지 깨닫게 되는 과정.


나도 그 과정에 있다.

처음에는 좀 창피했는데 나중에는 얼굴이 두꺼워지니까 오 땡큐 하면서 그 표현들을 주워담아서 차곡차곡 쌓아놨다. 근데 얼굴이 화끈화끈하면서 배운 것이 체득이 빨리 되는 것 같달까?? 몸이 충격을 받아서 열이 확 오르니까 그 때를 위기 상황으로 인식한건지 그렇게 배운 표현들은 잘 잊혀지지가 않았다.


예를 들어,

한 때는 초등학생 1학년 정도 되는 아이랑 수업을 하고 있었는데, 내가 어떤 개념에 대해 설명하다가 케이크라는 Torte 단어를 썼었다. 케이크를 한 번 그려볼까? 라는 말이었는데 아이가 계속 못알아 들어서 내가 케이크를 그려줬다. 그랬더니 아~ Tooooorrrrte! 라고 하면서 r 발음을 이렇게 해야지, 안그러면 못알아 들어요 선생님

하고 까르르 웃었다.

얼굴이 화끈했지만 그 때 r 발음에 대해서는 확실히 인지할 수 있었던 것 같아서 지금 생각하면 참 고맙다.




지금도 독일어를 그닥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내가 조금씩 말을 할 수 있게 되고, 독일어가 어떤 구조인지 아니까 독일 사람들의 절대 이해가 가지 않았던 성향도 조금씩 이해하게 되는 것 같다.


정말 잘 짜여진 기계같으면서도 반면에 좀 엉뚱한 구석이 있는 언어,사람들이랄까?

물론 좀 더 이 언어에 적셔져야 알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이 언어와 사람들을 이 정도 이해할 수 있게 된것만해도 참 감사하면서도 재밌다-라고 생각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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