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장. 진술의 끝
그가 죽은 날, 나는 소녀를 다시 떠올렸다.
그녀의 마지막 진술, 떨리던 손, 눈가에 맺힌 눈물.
그에게서 도망친 그녀는, 이제 그의 죽음 앞에 또 죄책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나는, 내가 그녀에게 한 일이 정의였는지 폭력이었는지 다시 묻고 있었다.
어느 날 나는 읽은 책의 구절을 떠올렸다.
“인자함은 지나쳐도 화가 되지 않지만, 정의로움은 지나치면 잔인해진다.”
그 말은, 내가 안고 있는 지금 이 고통의 정체를 말해주었다.
잔인한 처벌은 정의가 바라는 바가 아니고, 의도와 결과는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다.
정의로운 일이 늘 옳은 결과를 만들진 않는다.
수사는 끝났다.
아이의 진술은 받아들여졌고, 사건은 다시 검찰청 어느 한 곳 구석으로 넘어갔다.
그러나 나는 아직,
그 소녀에게 묻지 못한 질문이 있다.
“그날 이후, 잘 자니?”
“너를 지키고 싶었단 말이, 너무 늦었니?”
나는 매일 이 진술서를 가슴에 품고 산다.
소녀가 언젠가 성장해서, 이 세상에 다시 질문할 때,
나는 떳떳이 대답할 수 있을까.
나는 말없이 답한다.
그때, 내가 한 수사는
너를 위한 묵음(黙音)의 진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