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글을 쓰고 싶은 이유가 무엇일까요? '글'을 만들어 내고 싶은 욕구인지, '글을 쓰다' 라는 행위로써 얻고 싶은 욕구가 있는지 고민합니다. 당장 마주한 상황을 회피하고 싶어서 조금이라도 생산성있는 일이라 착각하기 쉬운 것에 현혹되진 않았는지 스스로를 의심합니다. 글을 쓰는 이유, 목적인가 수단인가. 적은 독서량 탓인지 아직 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최근 책을 읽고 나면 인터넷에 제목 뒤 '해석' 을 붙여 검색해봅니다. 게임 속 이스터에그를 찾는 기분도 맞지만, 발견하지 못했던 글의 다른 목적이 있을까 한 개라도 놓칠 수 없는 마음입니다. 소설, 시 그리고 에세이까지 글이 말하고자 하는 교훈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교훈이라던가 알리고자 하는 뜻이 없는 글은 의미가 없는 걸까요. 당시의 감상, 생각 뭉치들을 나란히 올려두는 글을 쓸 때, 글로써 기록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지 되묻곤 합니다.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야 하고, 누군가의 공감을 받아야한다는 강박이 있는 것 같습니다. 짧은 감상적인 문구를 쓰더라도 이 감상에 대해 '맞지?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라는 무언의 압박이 드러날지 걱정합니다.
원인을 본인에게서 찾지 않고 세상에서 찾는 고전적인 합리화일지도 모릅니다만, 흥미로운 것이라면 모조리 수익성을 발굴해야 할 것 같은 조급함에 지쳤습니다. 순수하게 무언가를 시작하는 것이 어려워졌습니다. 그저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어감에 따라 호기심이 줄었을 수 있지만, 어떤 취미 혹은 기록을 시작할 때 그리고 타인이 볼 수 있는 곳에 내어둘 때 '나중에 수익성이 있을지, 누군가의 관심을 받을 수 있을지.' 를 고민하고 있는 자신이 조금 싫어집니다. '난 좋아서 하는거야.' 라며 계산적이지 않은 척까지 포함입니다. 좋아하는 것으로 수익화를 이뤄내는 분들의 노력과 시간, 창의성 모두 대단하고 배우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길을 개척한 분들을 동경합니다. 그러나 그만큼 열정이 없으니 세상 분위기 탓을 하는 것으로 보이겠지- 싶습니다. 치열하고 열정적인 사람들 속에서 평범하디 평범한, SNS중독과 경쟁사회라는 뉴스 토픽 같은 것들에 휩쓸린 학생의 하소연입니다. 글을 쓰다보니 자기 객관화가 됩니다.
근래에는 '좋으면 됐지.' 라고 생각을 포기하기도 합니다. 강렬하진 않더라도 글을 쓰고 싶다는 욕구가 뚜렷하게 자리잡은 스스로에 이유를 꼭 탐문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가끔은 생각을 그만두고 일단 하는 것이 살아가는데 더 좋다는 걸 깨닫고 있습니다. 아직은 어렵지만요.
20260203 청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