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건강관리지갑 개발
이 글은 Google AI Studio, CODEF, 또는 언급된 어떤 서비스와도 무관합니다. 광고나 협찬을 받지 않았으며, 직접 사용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쓴 개인 기록입니다.
일주일 전 경동맥 석회화를 몰랐던 날, 나는 건강관리 앱을 직접 만들기로 했다.
이번 건강검진을 받으러 갔을 때였다.
접수 안내 담당자가 차트를 보더니 조용히 말했다.
"작년에 경동맥 석회화가 보였었는데, 이번엔 해당 검사를 안 하시네요."
순간 멈칫했다. 경동맥 석회화. 처음 듣는 말 같았다. 내 기억엔 그런 소견을 받은 적이 없었다. 다른 사람의 기록이 섞였으리라...
그런데 이번에 받아 든 결과지를 넘기다 보니, 거기 분명히 적혀 있었다. 2024년 소견. 내 이름. 내 주민번호.
남의 기록이라고 생각했던 게 아니었다. 받았는데 읽지 않은 것이었다. 아니, 정확히는 — 받았는데 이해하지 못한 채 그냥 서랍에 넣어버린 것이었다.
그때부터 신경 썼더라면. 식단을 바꿨더라면. 적어도 다음 검사를 챙겼더라면.
결과지는 매년 나한테 왔다. 데이터는 항상 존재했다. 근데 나는 몰랐다.
그날 이후, 나는 앱을 만들기로 했다. 개발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글을 쓰는 이유
솔직히 말하면, 건강관리 앱은 이미 많다. 토스, 온이원, 나의건강기록. 내가 만든 것과 비슷한 서비스들이 이미 시장에 있다.
나는 이 앱을 배포할 생각도 없다.
그럼에도 이 글을 쓰는 이유는 하나다.
요즘 AI를 잘 쓰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의 격차가 눈에 띄게 벌어지고 있다. AI를 쓸 줄 아는 사람은 혼자서도 앱을 만들고, 업무를 자동화하고, 몇 시간이면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든다. 반면 AI가 어렵게 느껴지는 분들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채 점점 뒤처진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 격차를 조금이라도 줄이고 싶었다.
"나 같은 사람도 이걸 만들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그게 이 글의 목적이다.
나는 개발자가 아니다.
나는 전문 개발자가 아니다. 코딩을 업으로 삼아본 적도 없다. React가 뭔지, Node.js가 뭔지, 1년 전만 해도 이름만 들어본 수준이었다.
그런데 지금, 카카오 간편인증으로 공공 건강 데이터를 불러오는 앱을 실제로 만들었다.
어떻게 가능했냐고? 도구가 하나 있었다.
Google AI Studio.
Google AI Studio — 이것 하나면 된다
Google AI Studio는 구글이 만든 AI 개발 도구다.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 회원가입만 하면 바로 쓸 수 있다.
사용법은 단순하다. 내가 만들고 싶은 것을 말로 설명하면 된다.
"공공 건강 데이터를 카카오 간편인증으로 불러와서, 사용자에게 보여주는 앱을 만들고 싶어."
그러면 AI가 코드를 짜준다. 나는 그걸 복사해서 붙여넣었다.
오류가 나면? 오류 메시지를 그대로 복사해서 AI에게 다시 붙여넣으면 된다.
"이런 오류가 났어. 왜 그런 거야? CF-09999"
AI가 원인을 분석하고, 수정 방법을 알려준다. 나는 그대로 따라했다.
이게 전부다. 내가 한 일은 무엇을 만들지 결정하고, AI와 대화하고, 실행하는 것이었다. 코드를 '이해'할 필요도 없었다. 물론 조금씩 이해하게 되긴 했지만, 그건 부산물이었다.
조금 더 복잡한 프로젝트를 다루고 싶다면 Claude Code를 추천한다. 터미널 환경에서 AI가 파일을 직접 만들고 수정하고 실행까지 해주는 도구인데, 익숙해지면 AI가 사실상 혼자 개발하는 수준으로 진행된다. Google AI Studio가 대화형 조수라면, Claude Code는 함께 앉아서 직접 코딩해주는 동료에 가깝다.
실제로 만든 과정 — 이렇게 흘러갔다.
"공공 데이터를 어떻게 가져오지?"
건강 데이터는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질병관리청에 흩어져 있다. 이걸 직접 연결하는 건 복잡하다. 기관마다 인증 방식이 다르고, 문서가 불친절하다.
AI에게 물어보니 CODEF라는 서비스를 알려줬다. 공공 데이터 API를 중계해주는 서비스인데, 이것 하나만 연결하면 건강검진 결과, 진료·투약 내역, 예방접종 기록, 심지어 뇌졸중·당뇨·심뇌혈관 질환 예측값까지 한 번에 불러올 수 있다.
"카카오 로그인은 어떻게 붙이지?"
이것도 AI에게 물어봤다. 필요한 코드를 써줬고, 카카오 개발자 센터에서 어떤 설정을 해야 하는지도 단계별로 알려줬다.
오류와의 싸움
가장 많이 막힌 구간이다. 토큰 발급이 안 됐고, API 호출이 실패했다. 하지만 방법은 항상 같았다. 오류 메시지를 복사해서 AI에게 붙여넣기. 그러면 AI가 "이 오류는 이런 이유입니다. 이렇게 수정하세요"라고 알려줬다.
한 번은 코드가 아니라 CODEF 콘솔에서 API 상품을 '활성화'하는 체크박스를 클릭하지 않아서 생긴 오류였다. 코드를 아무리 들여다봐도 찾을 수 없는 문제였는데, AI가 바로 짚어줬다.
이것이 AI와 함께하는 개발의 가장 큰 힘이다. 혼자였다면 며칠을 헤맸을 문제를 몇 분 만에 해결한다.
완성된 것들
결국 이런 것들이 동작하게 됐다.
카카오·네이버·PASS·토스 간편인증으로 본인 확인을 하면, CODEF를 통해 나의 건강 데이터가 앱으로 들어온다. 건강검진 기록, 진료 및 투약 내역, 예방접종 이력, 질병 예측 리포트까지. 흩어져 있던 데이터들이 한 화면에 모인다.
그리고 AI가 말을 건넨다.
"작년 경동맥 석회화 소견이 있었습니다. 올해 검사 항목에 포함되지 않았네요. 다음 검진 전에 해당 항목을 추가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접수 담당자가 우연히 챙겨준 그 한마디를, 매년 조용히 먼저 해주는 것. 그게 내가 원했던 것이었다.
당신도 할 수 있다 — 이것만 기억하면 된다
이 글에서 딱 하나만 가져간다면, 이것이다.
AI는 이제 '쓸 줄 아는 사람'의 전유물이 아니다.
Google AI Studio를 열고, 내가 불편한 것을 말로 설명하면 된다. 건강 데이터가 흩어져 있어서 불편하다면 그렇게 말하면 되고, 매달 가계부를 손으로 정리하는 게 귀찮다면 그렇게 말하면 된다. AI가 어떻게 만들면 되는지 알려준다.
처음엔 오류가 날 것이다. 그냥 그 오류를 복사해서 붙여넣으면 된다.
이게 전부다.
코딩을 모른다고, AI를 잘 모른다고 이 흐름에서 소외될 이유가 없다. 도구는 이미 충분히 쉬워졌다. 필요한 건 시작하려는 마음뿐이다.
나는 경동맥 석회화 소견을 1년 동안 모른 채 지냈다. 데이터는 있었지만, 나에게 말을 걸어주는 것이 없었다.
AI는 이제 그 말을 걸어줄 수 있다. 당신의 데이터에도, 당신의 문제에도.
이 글은 Google AI Studio를 활용해 공공 건강 데이터 앱을 만든 비개발자의 개인 기록입니다. Google AI Studio, CODEF 및 언급된 모든 서비스와 무관하며, 어떠한 광고나 협찬도 없습니다. AI를 몰라 뒤처지는 분이 단 한 명이라도 줄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씁니다. 궁금한 점은 댓글로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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