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어야 하니까, 잊어버렸다

통장의 앞자리는 바뀌었으나 공허함은 증폭되었다.

by 삥이

안녕하세요,

오늘은 브런치에 쓰는 여덟 번째 이야기가 되겠군요.


필자는 '글'을 통해 돈을 버는 직종에 종사합니다. 블로거, 창작자, 기획자, 마케터, 컨설턴트 등 많은 이름으로 불리고 있고, "성호님", "선생님", "삥이님", "방장님", "삥이야" 등의 호칭으로 호명됩니다.


그런 삶을 살면서 느낀 제 감정이 있다면 오늘의 글이 될 듯합니다. 아마, 누군가도 저와 같은 마음을 느낀 적 있지 않을지 싶습니다.


꼭 글이 아니더라도,

살다 보니 잊어버린 소중한 무엇인가를요.


Let's go.




벌어야 하니까, 잊어버렸다

통장의 앞자리는 바뀌었으나 공허함은 증폭되었다.



한때는

글을 쓰는 게 좋아서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중학생 때였던가, 그때부터 그랬고,

군대를 가서도 일과 시간이 끝나면 운동 1시간, 싸지방에서 글쓰기 30분 정도.


말을 고르고,

문장을 다듬고,

고요 속에서 내 감정을 꺼내

누군가에게 건네는 그 일이


너무,

살아 있는 것 같았으니까.




그런데 어느 날부터

매월 통장에 찍히는 숫자의

'앞자리'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분명히,

20대 초중반의 나이 치고는

또래 아이들보다 훨씬 더 버는 숫자 즈음은 되었다.


처음엔 기뻤다.

어른이 된 것 같아서.

이젠 나도 누군가의 책임이 될 수 있을 듯하여.




그런데 이상하게,

숫자가 늘어갈수록

나는 점점 줄어들었다.


"이만큼은 또 벌어야 해."


"이번 달은 모자라."


"다음 달은 더 열심히 해야 해."


언제부턴가

삶은 '채우기'가 아닌 '맞추기'가 되었고,


그렇게

'창작자'는 '기계'처럼 움직이게 된다.




돈을 벌었지만,

감정을 잃었고


속도를 높였지만,

방향을 잃었다.


글이 신선하지 않다고 느끼는 순간,

나는 알았다.



<초심은 기억이 아니라 감각이었다는 걸.>


그 감각을 잃은 채

나는 점점 공장 같아졌다.


그리고 그게

가장 무서운 순간이었다.


초심을 잃고,

편견에 갇히고,

도태되는 순간.


그 모든 순간은 조용히,

통장 잔고 뒤에 숨어 있었다.


1_(1).png 히윾..흒..!


지금은 이런 상태에서 벗어난 상태입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이미 지나간 일이 아닌 언젠가 다시 찾아올 감정 혹은 현상이 될 확률이 높다는 것이죠.


우리는, 현세를 살아야 하니까요.


그래도, 두려움은 가져야 되지 않을지 싶습니다. 두려움이라는 '인간 감정'은 생존의 첫 번째 법칙이니까요.




당신은 지금, 어떤 감각을 잃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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