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속에 머무는 따스한 시간
살아가면서 문득문득 혼자이고 싶을 때가 있다.
사람들 틈에서 웃고 떠드는 것도 좋지만 말없이 가만히 있고 싶을 때가 있다.
오늘처럼 비가 내리는 날엔 창밖에 빗방울이 흐르듯 마음도 조금 느릿해진다. 창가에 앉아 멍하니 바깥을 바라보다 보면 어느새 사람 소리가 멀어지고 조용한 공간 안에 나만 남아 있는 듯한 느낌이 좋다.
혼자이고 싶다는 마음은 이유 없이 불쑥 스며든다.
누군가가 싫어서도, 무엇이 힘들어서도 아니고
그저 나를 잠시 꺼내 두고 싶은 마음이다.
지방 국도를 달리다 우연히 들어선 샛길 끝에 작고 조용한 바닷가 마을이 있었다. 해가 서서히 지면서 하늘은 이내 선홍빛으로 물들었고, 그 빛은 바다 위
로 멀리 그리고 깊게 퍼져 나갔다.
붉은 노을이 순식간에 하늘과 바다를 온전히 물들이는 광경은 마치 다른 세상에 존재할 것 같은 신비로운 순간이어서 숨 쉬는 것조차 잊게 만들었다.
동네 골목 어귀에서 들려오는 개 짖는 소리와 저녁준비로 분주한 누군가의 집 아궁이에서 피어오르는 장작 냄새가 조용히 그 시간을 깨우는 듯했지만, 그마저도 아름답고 고요했으며 따뜻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이 순간을 어색해하지 않아도 괜찮은,
그런 고요하고 따뜻한 시간.
세상의 소란함에서 멀어지고
마음이 부드러워지는 시간.
그래서 가끔은, 혼자이고 싶을 때가 있다.
사진.글 몽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