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늘보다 Jul 10. 2022

하다말다 병에 걸린 나

Prologue

하다말다 병!

 ‘세상에 이런 병도  있나?’라고 

반문하실지도 모르겠다.

십수 년간을 앓아왔고 안정된 직업을 가진 뒤에는 

 병세가 심해졌다.


사실 하다말다 병이란  내가 나의 행동습관을 

관찰하면서 붙인 병명이다.

마음먹은 , 또는 하고자 하는 일을 

2 이상 지속하지 못하고 흐지부지하다가,

 이렇게 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이 들면  

다시  시작하는데

 그것 역시 1일, 2일을 넘기지 못하는 것이다. 


이것은 어떤 특정 행동이나 특정 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생계에 관련된 , 반드시 지금  하면 

 되는 업무와 관련된 일이 아니면,

 거의  삶의 대부분을 

지배하는 행동 양식이 되어 버렸다.




예를 들어, 여자라면 평생에 걸쳐 

입에 달고 사는 다이어트,

 별별 다이어트를 다 따라 해 봤지만 1, 2일 지나면

 운동도 흐지부지, 식이 조절하는 것도 흐지부지!

오늘은 쉬고, 오늘만 먹고,

 내일부터 해야지라는 유혹의 속삭임에 넘어가

 단 한 번도 다이어트에 성공한 적이 없다.

 


또 클라리넷, 첼로, 피아노 등

악기가 가지고 있는 음색이 아름다워

나도 연주에 봐야지라는 생각으로

첼로도 구입하여 잠깐 레슨을 받았었다.

 악기 중에 제일 어려운 것이 현악기라고 했던가!

 음을 찾는 것도 어렵고 작은  손으로

큰 악기의 음을 집어내는 것도 버거웠다.

 내 귀는 이미 요요마의 첼로 연주에 길들여졌는데

 그에 비해 내가 연주하는 첼로 소리는

 끼긱끼긱 음이탈 소리와 턱턱 끊기는 소리가 났다.

 첼로의 중후하고 깊은 소리는 머릿속에만 존재할 뿐

내가 연주하는 첼로 소리에서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소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얼마 되지 않아 현악기는 하다 말게 되었다.

 현악기는  체질에 맞지 않는  같다 

핑계 아닌 핑계를 대면서

 부르면 소리 나는 관악기를 해보자라고 

클라리넷을 사서 불러보았다.

 확실히 현악기보다는 쉬어 혼자서도 

악보를 보고 연습을   있었는데

 문제는 연습을 꾸준히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1, 2일 열심히 하고 이내 흐지부지 되어 안 하다가

 생각이 나면 또 꺼내서 불러보았다.

그러니 언제나 그 자리일 수밖에...

 그럴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대학을 들어가기 위해, 직업을 갖기 위해

 이상 물러설 곳도 없고,   밖에 없다는 

절박함이 들지 않는 이상

나는  이상 크던 작던,

삶에서 목표한 것을 이루기 위해

꾸준히 실천하고 노력하는 삶을 살아내지 못했다.


과거의 노력에 의해 성취한 삶에 안주하여

그저 편안대로 먹고, TV를 보다가 잠들면 잠자다

깨어나면 일하러 가는 삶, 그러다 살은 더 찍고

아픈 곳이 생기면 약이나 영양제를 챙겨 먹고!




하다말다 병에 걸린 나는 서서히

삶에 안주하고 정체되어갔다.


그런데 궁금해졌다.
왜 하다말다 병에 걸리게 된 걸까?

하다말다 병에 걸린 나를 

분석해보고자 한다.

그래서 누구의 성공 습관,

누구의 다이어트 성공 방법을  

무비판적으로 따라 하다 '말다'하는 것을 

그만하고 싶다.


삶에서 아주 작은 것일지라고 

내게 의미 있는 일을 

꾸준히 해내가며 어제 보다 

  성장한 내가 되고 싶다.


앞으로 글들은 '하다말다 병'에 걸린 내가

나만의 방법으로 '하다말다 병'에서

탈출을 시도하는 실험기이며,

탈출해가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생각들,

행동과정, 행동의 변화를 

일으키는 동력들에 대한 기록이다.


'하다말다 병'에서 탈출하고 싶은 나의 간절함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과

혹여 나와 같은 병에 걸린 자에게

나와 같은 간절함이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에

앞으로 글을 써 내려가려고 한다.



글: 늘보다

그림: 늘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