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이야기 #연작소설 #고요한집중 #에세이적소설 #조급해하지 마요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싶은 마음은 소중하다.
혹시나, 아이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해 못 했을까 싶어 한 번 더 설명하고 싶은 마음 역시 소중하다.
준비한 활동을 아이들이 잘 해내길 바라는 마음 역시 소중하다.
궁금하거나 질문을 하면 언제나 친절하게 설명해 줄 준비가 되어 있는 그 마음 역시 너무 소중하다.
그러나 때론 우린 까먹는다.
소중한 그 마음이 앞서
아이들이 묻기도 전에,
아이들이 시작하기도 전에,
아이들이 집중하기도 전에,
아! 맞다
이것도 알려주고, 저것도 알려주고
추가로 알려주고 하다 보면
교실 속의 외침으로 고요한 순간이 없어지기도 한다.
아이들마다, 학년마다,
학교와 그 환경에 따라
아이들이 확-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다양하지만
단 3분이라도, 5분이라도
흡입력 있게 아이들이 몰두하는 그 고요의 시간이 있다.
모든 학생들이, 자녀들이 너무 소중해
우리는 잠시 교육의 목적을 망각한 채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싶어서
하나라도 더 편하게 해주고 싶어서
미리 앞서 다 설명하고, 도와주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우리는 그 고요한 집중의 시간이 어색해진다.
아이들이란 원래 떠들기 마련이고, 질문하기 마련이지만
단 2분이라도 고요하게 집중하는 그 시간은 너무나 소중하다.
다 미리 해주면,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집중하는 그 소중한 타이밍이 빼앗긴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어차피 다 해줄 테니-
어차피 다 설명할 테니-
어차피 다 봐줄 테니- 하는 마음 때문에
잘하고자 하는 마음, 무엇을 더 하고자 하는 마음, 그 소중한 간절함이 서서히 옅어진다. 그 간절함은 다시 말해 무언가를 더 해내고자 하는 삶의 생기인 욕심일 수 있다.
그러니, 아이들이 고요하다고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때로는 그 조용함이 아이들이 무한대로 상상하는 시간이고,
그 정숙함이 아이들이 집중해서 무언가를 이해하고 해내는 시간이다.
조급해지는 마음은 어른의 마음이기 마련이다.
옛날처럼 군대식으로 아이들을 조용히 시키지 않는다.
그건 강요고, 협박이고, 고루한 옛날 방식이다.
지금은 아이들에게 질문을 던져주고,
아이들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 집중할 수 있는 시간, 궁금한 게 생겨 물어보고 싶은 시간을 남겨줘야 한다.
그 시간을 줘야 한다.
보호자든, 교사든, 아이들이 심심해할까, 아무것도 안 할까 봐, 못할까 봐 걱정하지 말고
고요한 집중의 시간을 만들어주고 기다려주면 좋겠다.
물론 그게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그 일을 해내야 하는 직업이 교육자 그리고 보호자의 일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