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아버님 글이 '제법' 좋았다고 합니다. 틈틈이 글을 쓰는 아버지의 모습을 자주 보곤 했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아버지를 싫어합니다. 아버지를 닮지 않겠다고 생각해서인지 글 쓰는 것도 그다지 좋아하진 않습니다. 그런데 멍하니 카페에 앉아 있거나 혼술을 하거나 그렇게 생각 없이 있을 때 나도 모르게 무언가를 긁적이는 저를 발견하 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응 , 뭘 하고 있는 거지 퍼뜩 생각에서 깨어나 구깃 쓰레기통에 버리곤 했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는지 저도 "제법"이지는 못 하지만 글을 쓰는 것을 더 이상 싫어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제 사랑이 브런치라는 게 있으니 거기에 글을 써보라고 한 이후 시작된 브런치 글 쓰기는 여전히 저에게는 낯설고 쑥스러운 장소입니다.
여럿 작가님들의 글을 읽으면서 역시 제 글은 "제법"과는 거리가 멀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그중 "원더"작가님의 글과 "심심"님의 글들은 제가 "제법"과는 한 참이야 라는 생각을 들게 한 분들입니다. 그 외에도 여러 작가님들의 글을 통해 아직은 제 글이 "한참"이나 멀었다는 것을 깨닫곤 합니다.
저장해 놓은 글들을 다시 읽어보며 "제법"과 "한참"이야 사이를 오가면서 주저주저하다가 결국에는 지워진 글들도 있습니다.
때론 여기 브런치 작가님의 글이 제 글 쓰기에 길을 여는 단초가 되기도 합니다. 좁혀지지 않는 "제법"과의 거리 때문에 글을 쉬는 동안 구독 중인 작가님들의 글을 꾸준히 읽다 보면 마음에 고요히 고여 드는 무언가가 느껴지곤 합니다. 그 덕분에 다시 글을 시작하고 시작된 글은 일단은 저장을 거쳐 다시 읽어보고 위에 말했듯
'제법"과 "한참"사이의 논쟁에서 "에라 모르겠다" 내질러 버린 글들이 발행되어 올라가 있곤 합니다.
그러다 보니 발행된 글에 좋아요와 댓글이 달린 알람음이 울릴 때만다 흠칫 놀라곤 합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읽었을까 어떤 댓글을 달았을까 궁금하면서도 '에라 모르겠다'는 마음에 올려둔 내 부끄러운 마음이 누군가는 알아차리고 '작가님 아직입니다'라고 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열어 보지 못합니다.
그러다 보니 댓글을 아주 늦게 읽게 되고 -한 참이 지난 후 마음을 가다듬은 후에야- 그 마저도 읽기가 주저되어 한쪽 눈을 감고 슬몃 읽어 보곤 합니다.
다들 마음이 따뜻하신 분들이라 작가님 '제법과는 아직입니다'라는 말씀은 없지만, 그분들의 따뜻한 격려와 깊은 공감에 어떻게 반응해야 될지는 다른 문제입니다.
그러다 보니 제 글에 달린 댓글에 대댓글을 달지 못합니다.
따뜻한 말씀에 대한 소통을 원하지 않는 것은 아니나 여전히 글 쓰기가 어색한 만큼 제 글에 달린 댓글에 대댓글을 다는 것은 여전히 저에게는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소중한 말씀 하나하나에 감사한 마음이 없다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널리 이해해 주셨음 합니다.
어젯밤에 아버님이 응급실에 실려 가셨다네요.
오랜 지병으로 종일 침상에 누워있는 게 일이셨는데. 좋아하던 글 쓰기도 하지 못 한 세월이 몇 년인지.
가벼운 시술에 가까운 수술이긴 하지만.
오랜 지병으로 인한 체력저하와 연세 때문에 가볍다는 수술도 걱정이긴 합니다.
싫어했던 아버지지만 마음이 무겁게 내려앉는 건 어쩔 수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