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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일권 May 21. 2024

다산(茶山)의 말이 맞는 것도 같다

고래가 사는 세상

후배들 하는 말이 형을 불러줄 때가 좋은 줄 거나 또는 친구들로부터 번개모임 한다고 연락이 오면 감사한 마음으로 총알같이 달려가라는 얘기를 하는 녀석들이 있다.솔직히 그런 연락이 오면 반갑다는 생각도 들긴 하지만 속으로는 버르장머리 없는 넘들 너희들이 안 불러줘도 나 혼자서도 잘 지내는데 라는 생각에  뜻모를 미소가 내게 번진다. 다산(茶山) 정약용의 글 중에 나이가 들수록 친구가 필요 없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그 이유를 찬찬히 읽어보니 틀린 말이 아니었다. 노후에는 혼자인 것에 익숙해지며 친구와 만나기보다는 자신만의 시간을  즐기게 된다고 했다. 어렸을 때는 친구가 보물 같지만 늙으면 가족이 최고라는 말, 이나이가 되고보니 저절로 끄덕여지며 공감할수 있는 말이었다. 그러나 만나도 불편하지 않고 마음 편한 친구를 가끔 만나는 건 좋을 것 같은데 내게 그런 친구는 몇이나 있을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요즘 만나는 친구들 중 몇몇 사회친구들 외에는  대부분 고등학교 동기나 선, 후배 들인데 학교 다닐 때 한 반에 60여 명 정도였으니 대략 360여 명이 함께 졸업했을 거라고 본다. 그런데 요즈음 제일 많이 모이는 송년 모임에서 보면 40~50명 정도가 전부다. 경제적이나 건강상 이유 등 여러 가지 사정으로 참석 못하는 친구들도 있겠지만 상대에 대한 험담등으로 인한 다툼 때문에 안 나온다는 얘기도 들릴 때면 죽을 때까지 친구와의 관계를 잘 유지하는 것도 대단한 일이라 생각됐다. 하여간 나이 들면서 여성 호르몬의 증가 때문인지 잘 삐치고 어린애처럼 변하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게 사실이며 그건 외로움의 또 다른 표현 이라고도 했다. 그런 걸 보면 점점 늙어가는 자신에 대해 점잖게 늙는 법에 대한 연습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며 노인 10계 명의  원칙을 지키려고 하는 노력이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등산, 당구, 바둑, 종교 등 이런 모임들도 필요하지만 나이 들수록 역시 가족 모임이 제일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배들도 같이 늙어 가다 보니 요즘은 번개 모임도 뜸한 편으로 잠잠 걸 보면 그들도 외로움에 적응하는 시기를 보내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날짜와 요일에 무감각해진 일상,그리고 울음을 잊어버린 一匹狼 처럼 오늘도 저물어가는 노을 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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