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 앞에서 UX는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회사에서 의사결정을 하다 보면 가장 자주 듣는 질문이다. 어떤 기능을 추가하려 할 때, 어떤 정책을 바꾸려 할 때, 어떤 수익모델을 도입하려 할 때 늘 등장한다. 맞다. 우리의 선택은 종종 유저 경험을 불편하게 만든다. 그리고 많은 회사에서 ‘유저 경험의 훼손’은 거의 절대적인 금기처럼 다뤄진다. UX가 나빠진다면 그 선택은 틀렸다고 간주된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우리는 언제나 유저에게 좋은 경험만 제공해야 하는 조직인가. 그렇다면 우리는 기업인가, 자원봉사자인가. 무엇을 위해 고객을 위하는가. 스타트업은 자선단체가 아니다. 투자를 받는 순간부터 이미 답은 정해져 있다.
CAC는 계속 오르고
광고 효율은 떨어지고
서버비와 인건비는 매달 빠져나간다
다음 라운드는 숫자로 증명해야 한다
이 상황에서 “유저 경험이 나빠질 수 있다”는 이유로 과감한 액션을 멈추는 것이 과연 책임 있는 선택일까. 현실은 다르다. 많은 서비스가 이렇게 무너진다.
전환 유도는 약하게
푸시는 최소화
가격 인상은 미루고
광고는 줄이고
결과는 뭘까? “왜 성장이 멈췄지?”
많은 회사들이 이 질문을 정면으로 다루지 않는다. 고객의 한계효용이 어디까지인지 검증하지 않은 채 “왜 결제가 일어나지 않지?”, “왜 성장이 멈췄지?”만을 고민한다. 그렇게 방향을 잃고 무너지는 조직을 수없이 봤다. 회사는 결국 이익과 고객 경험 사이의 최적점을 찾아야 한다. 두 가지를 모두 만족시키는 이상적인 해답이 존재한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중요한 것은 둘 중 하나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 밀 수 있는지, 어디서 멈춰야 하는지를 계산하는 일이다.
앱 푸시가 좋은 예다. 푸시가 과도하게 많은 앱도 있고, 거의 보내지 않는 앱도 있다. 사실 시장에는 후자가 더 많다. 귀찮게 하기 싫어서, 불만을 피하고 싶어서. 하지만 푸시를 보내지 않는다는 것은 고객이 다시 한 번 우리 상품을 소비할 기회를 우리가 스스로 포기하는 것과 같다. 그렇다면 하루 한 번은 괜찮을까? 두 번은? 세 번은? 하루에 몇 번까지 가능할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보내지 않는 것”이 아니라 앱을 삭제하지 않는 선을 찾는 것이다. 불평이 폭발하지 않는 지점, 그러면서도 매출은 극대화되는 지점. 그 균형을 찾는 것이 우리의 일이다.
경제학에는 이를 설명하는 흥미로운 이론이 있다. 바로 '래퍼곡선(Laffer Curve)' 이다.
래퍼곡선은 세율과 정부의 세수 사이의 관계를 설명한다. 세율이 0%이면 세금 수입은 0이다. 세율이 올라가면 세수는 증가한다. 그러나 세율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오히려 세수는 감소한다. 100%가 되면 아무도 일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다시 0이 된다. 결국 0%와 100% 사이 어딘가에 세수가 최대가 되는 ‘최적 세율’이 존재한다. 핵심은 이것이다.
무조건 낮은 세율이 답도 아니고,
무조건 높은 세율이 답도 아니다.
최적점이 존재한다는 사실. 스타트업은 래퍼곡선을 가장 잘 이해해야 하는 조직이다. 유저가 많다는 것만으로는 아무 의미가 없다. 그들이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다면 우리에게 유저는 숫자에 불과하다. 회사는 이익을 창출해야 한다. 이익을 내지 못하면 생존할 수 없고, 생존하지 못하면 누구의 경험도 지켜줄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때로 유저를 설득하고, 유도하고, 반복적으로 노출하고, 어쩌면 조금은 귀찮게 만들어야 한다.
모든 판매는 협상과 닮아 있다. 어떤 사람은 100원에 사고, 어떤 사람은 1000원에 산다. 중요한 것은 상대가 납득하고, 우리도 지속 가능해지는 가격을 찾는 일이다. 서비스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최대한 좋은 경험’을 만드는 조직이 아니라, 이탈하지 않는 선에서 가장 많은 가치를 만들어내는 지점을 찾는 조직이다. UX는 절대선이 아니다. 수익도 절대선이 아니다. 우리가 찾아야 할 것은 그 둘 사이 어딘가에 존재하는 보이지 않는 최적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