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인재는 왜 당신의 회사에 오지 않을까?
최근 회사에서 동일 포지션 채용을 담당하게 되었다. 동시에 나 역시 나의 시장가치를 점검하기 위해 여러 회사와 커피챗을 진행하며 다양한 채용 방식을 경험하고 있다. 양가적인 입장에서 채용을 경험하고 여러 HR 리드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다 보니 한 가지 질문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채용 기간 동안, 회사는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가?”
언젠가 회사를 경영하게 될 입장에서, 특히 스타트업에서 좋은 인재 확보는 가장 중요한 과제다. 특정 포지션에서 적합한 인재를 확보하지 못하면 그 기능은 병목이 되고, 병목은 곧 회사의 성장 한계를 만든다.
이 글은 지원자가 아니라, 회사의 입장에서 좋은 채용을 고민한 기록이다.
스타트업에는 커피챗 문화가 만연해 있다. 이 문화는 본질적으로 서로의 이기심에서 출발한다.
지원자는 면접 전에 회사를 검증하고 싶어 한다.
회사는 매력적인 인재에게 우리 회사를 더 매력적으로 보이고 싶어 한다.
이기적인 동기가 맞물려 만들어진 장이 커피챗이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더 급한 쪽은 회사다. 좋은 인재는 시장에서 항상 선택권을 가진다. 회사는 성장을 위해 그들을 설득해야 한다. 커피챗이 면접처럼 변하는 순간, 지원자는 ‘정보를 얻는 자리’가 아니라 ‘평가받는 자리’에 와 있다고 느낀다. 그리고 그 순간, 다음 전형으로의 전환율은 눈에 띄게 낮아진다. 이때 필요한 태도는 질문이 아니라 경청이다.
왜 이직을 고민하는지
무엇이 아쉬웠는지
어떤 환경을 원하는지
충분히 듣고, 묻는 질문에는 명확하고 솔직하게 답하는 것. 회사의 매력을 설득하기 전에, 상대의 언어를 이해하는 것이 먼저다.
눈앞의 지원자는 단순히 “더 좋은 회사”를 찾는 사람이 아니다. 대개는 현재 직장에서 해결되지 않은 어떤 문제를 안고 있다. 그 불만이 연봉이라면 해결은 단순하다. 스타트업 시장에서 20% 인상은 흔한 조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이직 사유는 연봉보다 복합적이다.
성장 정체
의사결정 구조에 대한 답답함
비전의 불확실성
역할과 책임의 모호함
인정받지 못하는 감정
이 지점을 정확히 탐색하지 못하면, 연봉을 올려도 오래 가지 않는다. 핵심은 지원자의 니즈와 회사가 제공할 수 있는 가치 사이에 ‘접점’을 만드는 것이다. 이 접점이 클수록 최종 입사 전환율은 높아진다. 채용은 설득이 아니라, 교집합을 찾는 과정이다.
많은 회사가 명확한 인재상 없이 면접을 진행한다. 여러 면접관이 들어와 각자의 기준으로 평가하고, 결국 다수결로 의사결정을 한다. 하지만 “스펙이 좋다”, “능력이 뛰어나 보인다”는 말은 “우리 회사에 맞는다”와 동의어가 아니다. 회사 안에는 동일 포지션에서도 유독 성과를 내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을 관찰해보면 공통점이 보인다.
이 포지션에서는 실행 속도가 빠른 사람이 잘 버틴다
이 역할은 구조화 능력보다 커뮤니케이션 감도가 중요하다
이 팀은 주도성이 강한 사람이 적합하다
이처럼 구체적인 특성이 정의되어야 한다. 명확한 인재상이 없는 채용은 회사도, 지원자도, 서로에게 불친절하다. 인재상은 회사의 채용 효율을 높이는 지표이자, 지원자가 스스로 핏을 판단할 수 있게 하는 가이드다. 준비된 회사와 준비되지 않은 회사의 채용 고민은 차원이 다르다.
인재가 가장 많이 이탈하는 시기는 언제일까? 통상적으로 입사 후 한 달 이내다. 빠르면 일주일 안에 마음이 떠난다. 이 시기를 넘기면 안정적인 근속이 시작된다. 그럼에도 일부 회사는 “우리는 야생이다. 스스로 배우라”는 태도를 취한다. 그러나 이는 사용설명서 없는 제품을 잘 쓰라고 강요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누구나 새로운 환경과 도메인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초기 2~4주는 업무 이해보다 심리적 안정감 확보가 더 중요하다.
역할과 기대치의 명확화
빠른 피드백 루프
작은 성공 경험
정기적인 멘탈 체크
이 장치를 마련하지 않으면, 유능한 사람도 스스로 무능하다고 느끼며 떠난다. 채용은 합격 통보로 끝나지 않는다. 온보딩까지 설계했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
많은 작은 기업들이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작은 회사라 채용이 잘 안 된다.” 하지만 실상은 그 반대일 가능성이 높다. 채용 준비가 부족한 상태를 규모의 문제로 합리화하는 경우가 많다. AI와 자동화 기술이 발전하며 인간 노동의 가치가 감소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어떤 기술을 쓰든, 실행의 책임은 결국 사람이 진다. 도구가 고도화될수록, 그 도구를 활용해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는 사람의 가치가 오히려 올라간다. 그래서 다시 채용으로 돌아온다. 명확한 인재상을 준비하고, 커피챗에서는 경청하고, 니즈를 파악해 접점을 만들고, 온보딩으로 정착을 설계하자. 좋은 채용은 우연히 일어나지 않는다. 회사의 태도가 만든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