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은 어디에서 오는가

아이디어의 원천

by 황올이

문득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특별한 계기라고 할 것도 없었으며, 나조차 내 사고방식을 완벽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어디선가 불쑥 떠오르는 아이디어들이 있다. 그럴때면 의욕이 확 살아나서 정신없이 키보드를 두드린다. 최근에는 이러한 생각들을 잊지 않으려고 수시로 메모를 하는 습관까지 생겼다. 평범하고 권태로운 일상 속에서 재미를 주는 반가운 손님들이다. 우리는 이것을 흔히 영감이라고 부른다.


대중교통을 탈 때는 항상 두 귀에 에어팟을 꽂는다. 내가 좋아하는 곡들만 선별해서 만든 플레이리스트 덕에 일상은 지치지만 그나마 조금 힘을 낼 수 있다. 신나고 느낌이 좋은 음악을 들을 때면 자신감이 함께 생기기도 하고 아티스트의 에너지가 나에게 고스란히 전달될 때도 있다. 감정적이고 차분한 비트는 밤에 고민에 빠질 때 도움이 된다. 하지만 알고리즘이 아직 내 감정까지 판단해주지는 못하니 마음에 들지 않는 노래가 나오면 내가 직접 넘긴다. 다행히 내 취향에 맞는 음악들만 모아놓았기에 큰 불편함은 없다.


tempo.jpg 최근에 다시 꽂힌 노래 PENOMECO - TEMPO (Feat. Sik-k)


어떤 음악은 나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킬 때가 있다. 나는 한번 푹 빠진 음악을 반복재생해서 듣는 습관이 있다. 그렇게 엄청 듣다 보면, 그 기억과 음악 간에 연결고리가 생기는 듯 하다. 그 때의 분위기와 감정 역시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어렴풋이라도 회상이 가능하다. 나중에 가끔 영감처럼 음악들이 내 머릿속에서 생각나기도 한다. 그러면 다시 들어보고 좋으면 플레이리스트에 추가한다.


오랜만에 예전에 듣던 음악을 다시 들어보면 감회가 새로울 때가 있다. 나는 멜로디나 사운드 측면도 물론 고려하지만, 가사가 와닿는 랩을 좋아한다. 야망, 사랑, 자신감 등의 감정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밝히고 경험을 이야기하는, 진심이 느껴지는 가사가 좋다. 나 역시 비슷한 경험을 하고 난 뒤에는 심지어 공감까지 되고, ‘내 이야기를 쓴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이러한 음악들은 심적으로 지친 나에게 위로를 준다.


사람들은 대부분 스스로를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때로 그 확신이 과대평가일 때가 많다. 그래서 나는 ‘자기 자신을 스스로가 가장 잘 안다’라는 입장에 부분적으로 동의한다. mbti 검사를 예로 들어보겠다. 자기 자신을 잘 안다면 애초에 그런 분석을 할 필요가 없다. 또한 자신이 스스로 평가하는 것이기에 검사 결과는 부정확하다. 주변 사람들의 평가와도 불일치 할 확률이 높으며, 친한 사람들이 그 사람을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해도 다양한 결과가 나올 것이다. 우리는 생각보다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어렵다.


그래서 현대사회에서 ‘메타인지’라는 개념이 정말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타인의 시선, 주변의 평가, 사회적 기대 등에 본인을 맞추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그 이전에 자신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한계는 어디인지, 취향은 무엇인지 제대로 파악하려는 노력은 부족하다. 그 상태로는 인생의 주인이 자기 자신이라고 느끼기 어려울 것이다. 심지어는 원하는 방향이 아님에도 체념한 채 끌려가는 느낌이 들 수도 있다. 반대로, 능력에 비해 과하게 자신감 넘치고 무례한 태도는 호감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어떠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나는 이를 최대한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한다. 내 입장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만큼 타인의 입장도 중요하다. 그리고 제3자의 의견 역시 배심원처럼 사회 통념을 반영하기 때문에 나름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신뢰하고 의지하는 사람들에게 경험을 이야기하고, 의견을 묻고, 조언을 구한다.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한결 마음이 편해진다. 말하는 과정에서 나의 감정도 정리되고, 상황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게 된다. 부모님, 친척, 친구, 형, 이성 친구 등 다양한 사람들에게 의견을 듣는 이유가 그것이다. 그렇게 나는 내가 몰랐던 나를 조금씩 더 알아간다. 그래서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이 재미로 다가오는 것 같다.

위와 같은 대화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주변에 나를 오랜 기간 봐 왔으며, 성향을 어느정도 이해하는, 그리고 진심으로 나를 위한 조언을 할 사람이 필요하다. 다른 목적이 있으면 진심으로 대화를 나누기 어렵다.

지금까지는 주로 음악 감상 또는 대화처럼 청각적 자극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외에도 시각적인 자극 역시 큰 영향을 주는 것 같다. 매일 밤 유튜브로 무엇을 보는지는 사소한 부분이지만 사람의 말투와 행동에 크게 관여한다. 이러한 자극들의 종류는 다르지만 결국 뇌에서 사고를 요구한다는 점에서는 본질적으로는 같다.


결국 우리는 이 세상의 작은 일부로서,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어쩌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다른 사람에게 영감을 주는 존재일 수도 있다. 나는 부정적인 이미지와 스트레스는 멀리하면서, 긍정적인 경험과 기회는 내가 진심과 열정을 다해 살았기 때문에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나의 외형과 내면을 꾸준히 갈고 닦아서 선한 영향력을 제공하는 마르지 않는 샘물같은 사람이 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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