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치려 드는 병이 있다

인간은

by 여섯달

자신부터 가르쳐 욕되지 않게



1

기다리다 배고프고 지친다

음악은 힘과 영을 잃은지 세시간은 되어간다

혼이 깃들지 않는 것들이 있다. 그들의 쓸모는 유일하게 그렇지 않은 것들과 구분하는 지침표가 되는 것 외에는 없다


실천하지 못하는 걸 섣불리 나누지 말까

모범으로 행하자


2

굽은 빈속으로 시간을 죽인다

옆에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파스타인지 떡볶이인지를 남녀가 사이좋게 나누어 먹는다. 화기애애하고, 여자는 애교 묻어나는 소리로 즐겁게 떠든다


3

웃음소린 무얼 담고 뿜어낼까


4

지하골방 검은 소파에 드러누워 홀로 잠에 막 들 때

황금빛 털 큰 개 두마리가 계단을 두들기며 내려왔다

풀썩

나를 덮어주었다

배가 따뜻했다 그 물컹물컹한 배와 옆구리, 수북한 털가죽


5

몹시 따뜻한 겨울밤

나른나른한

뎁혀진

마음



6

두팔을 빙그르 돌리며 제자리서 뛰어댔던가

속으로 울부짖었던 순간마다

나는 피로로 모서릴 깎아 마모할 방법밖에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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