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6개월~ 1년 즈음

by 슬로

방학 동안 국악아카데미의 온라인강좌를 정악대금으로 연습을 하다 보니 정악대금에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2024년 강좌를 1월부터 기다리고 있었지만 3월이나 되어서 접수를 시작했고 4월에 개강하였습니다. 작년과 강좌의 요일도 시간도 변경되면서 수강생과 강사님들 각자의 사정들로 인원구성에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대금을 계속하다 보면 또 언젠가 만나게 되겠지요.


변하지 않은 건 여전히 초급반이라는 것. 조금씩 낼 수 있는 음의 범위를 넓히고 소리를 단단하게 만들어 초급 딱지를 떼려고 노력해 봅니다. 이때쯤 도전했던 곡 들이 인연, 가시버시 사랑, 비익연리 등입니다. 음정을 깨끗하게만 연주하면 대금의 맛이 살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제 시김새를 배우게 됩니다.


먼저 배워야 할 것은 혀치기였습니다.

• 혀치기 - 같은 음이 연달아 있을 때 호흡은 끊지 않고 혀끝으로 막아 음을 구분하는 연주법.


쉬운 것 같으면서도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투투 하는 것처럼 숨이 들어가면 안 되고 혀 끝을 중앙의 앞니와 잇몸이 만나는 부분에 살짝 대었다가 떼는 정도로 움직이면 됩니다. 바람이 막히면 안 되기 때문에 혀를 넓게 만들지 말고 뾰족하게 세워서 빨리 댔다가 뗀다는 느낌으로 움직이라고 합니다. 모든 기법은 개인에 따라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있고 좀 더 어려운 것도 있습니다. 저는 다들 쉽게 하는 편인 혀치기가 좀 어려웠습니다. 한 달 정도 의식적으로 연습을 했던 것 같습니다.


다음은 연주에서 가장 멋들어진 주법인 농음입니다.

• 농음 - 노래의 비브라토같이 음을 일정하게 진동시켜 풍성하게 만드는 것.


농음이야말로 저에겐 어려운 것 중 어려운 것. 비교적 쉽게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만 아직도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이것도 방법을 설명하는 건 너무 간단합니다. 대금을 앞 뒤로 굴려 소리를 높이고 낮추면 됩니다. 곡의 분위기에 따라 느리게도 빠르게도 할 수 있지요.


이때부터 숨과 입모양과 자세를 다시 검토하게 되었습니다. 왼손과 왼팔로 대금을 살짝씩 틀어야 하는데 그 방향 조절이 잘 되지 않으면 소리가 안 납니다. 숨도 적당한 세기로 단단한 소리를 내야 흘러 떨어지거나 다시 커지거나 조절할 수 있습니다. 자세와 호흡과 입모양을 다시 잡는 과정에 있습니다.


튜너 앱을 하나 설치하세요. 음정의 궤적이 보이는 앱이면 더 좋습니다. 강사님이 알려주신 앱은 '사운드코르셋'인데 실시간으로 음정의 궤적이 그려집니다. 내가 내는 소리가 본음의 아래위로 왔다 갔다 하는지 확인하라고 알려주셨습니다. 초보를 넘어서는 가장 큰 벽인 것 같습니다. 저는 아직 농음을 제대로 못합니다. 농음의 소리가 박자 안에 들어가 자연스럽게 녹아들기까지 많은 연습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막상 하고 나면 또 어려워한 적이 있었던가 싶어지겠지요.


외국어를 배울 때 1만 시간 이상 그 언어에 노출되어야 쉽게 말할 수 있다고 하듯이 국악도 그런 것 같습니다. 듣기로 단련되지 않은 탓에 서양음악보다 기본이 없구나 깨닫습니다. 강사님이 새로운 악보 주시면서 한 곡을 연주해 주시는데, 소리가 다릅니다. 나는 언제 저렇게 할 수 있을까 감탄하게 되지요. 그렇게 여름이 지나갑니다.


*참고 : 대금 특강 Q&A - 온라인 강좌 연계 특강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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