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나로 존재하는 위력

칼세이건의 <코스모스> 중에서

by 필승작가


한마디로 과학의 성공은 자정 능력에 있다. 과학은 스스로를 교정할 수 있다.
..
(중략)
..
과학이라는 이름의 담한 기획에서는 이미 제시된 지혜에 대한 재평가가 끊임없이 이루어진다는 사실이다. 이것이야말로 과학하기의 위력이며 과학하기의 요체인 것이다.

-코스모스, 머리말 중에서-



지구는 둥글고, 우주의 중심도 아니고, 심지어 다른 행성 주위를 돌고 있다는 사실. 이것이 명백하게 사실로 밝혀지기 전까지 사람들은 이를 쉽게 인정하고 믿을 수 없었다는 것을 우리 모두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일까? 그리고 그 이후에서 '철썩같이 진실'이라고 믿었던 일이 사실이 아님이 밝혀지는 경우를 너무 많이 경험했기 때문일까?


사람들은 지금은 진리라고 생각하는 과학적, 의학적 사실이 언젠가는 틀린 것으로 밝혀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은연중에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아무도 실제 그렇게 말하지 않지만, 우리모두 나름의 각오를 하고 있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과학의 자정능력은 이렇게 예상하고 있고 인정하고 있으면서도, 그것이 나 개인의 신념, 가치관, 아니 단순히 옳다, 그르다의 판단의 영역으로 넘어간다면, 우리는 어쩌면 엄청 고집스럽고 자신의 생각을 바꾸기 힘들 것이라는 것 역시 자연스레 알고 있다. 심지어 내가 생각을 바꿔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그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결과를 미리 알고 있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생각을 바꿔야 한다는 것도, 내가 방금 새롭게 만든 또 하나의 옳음이라면? 우리가 우리 스스로와 우리 삶에 자정 능력을 가지게 된다면, 우리는 과연 어떤 힘을 가지게 될 것인가? 그렇다면 그 힘은 어떻게 가질 수 있는가?


과학하기 자체가 위력이듯, 나로 존재하는 것 자체가 이미 멋진 힘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오늘은 이와 같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