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안경" 내가 짊어지고 있는 짐은 얼마나 클까

by 맹작가

목요일이지만 모처럼 쉬고 싶어 회사에 월차를 내고

집에서 영화를 본다.

평소 잔잔한 내용의 일본영화들을 좋아하는 편이라

별생각 없이 최애 안주인

마늘똥집볶음과 함께 했던 것 같다


내용은 간단하다 직장인 신분인 주인공 사토미 고바야시가 여행겸 오키키나와의 한 섬으로 여행을 간다

단, 조건은 휴대폰이 터지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다. 무난한 여행이 예상될 거라 생각했던 것도 잠시, 숙소와 섬에 있는 사람들은, 매일 함께 아침밥을 먹고, 해변에서 체조를 하며, 음식을 나눠먹고, 평소엔 바다를 친구 삼아 사색을 하는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이었다. 어색했던 주인공은 점점 천천히 삶을 살아가는 매력과 사람 간의 나누는 정에 적응하며, 잔잔히 마무리되는 영화이다.

숙소에 도착한 날 저녁 민박집에 먼저 와있던 요모기씨는 밖에서 사람들과 저녁을 먹겠다고 한다. 당연하듯

주인공에게 같이 먹자고 하지만, 거절당한다. 거절하면 거절하는 대로, 개인의 방식을 존중해 준다.

저녁을 함께 먹든, 혼자 먹든 그건 본인의 선택을

존중한다는 뜻이다.

살다 보면 당연하다는 듯이 타인을 존중하지 않고 강제성을 띈 말들을 하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 장면을 보다 보니, 나도 저 민박집에 가서 밥을 먹고 싶단 생각이 많이 든다.

밥 먹듯 당연하다는 듯이 존중해 주는 따뜻한 곳이

나에게는 필요하다

처음 간 민박집의 친절이 부담스러웠는지, 다른 민박집으로 옮기겠다는 선언을 한 뒤, 새로운 민박집을 찾았지만, 쉴 새 없이 일하는 민박집을 알아차린 주인공은 5분 만에 숙소를 나오고 만다

길가에 덩그러니 남겨진 주인공은 자기 몸만 한 캐리어 크기만큼이나 자신의 짐을 덜어내지 못했던 것 같다

주인공이 참 나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욕심도 많지만 분에 넘쳐서 이도저도 못하고 나아가지 못하는 나 자신을 비추어 보는 것 같다.

민박집은 해변가에서 빙수를 만들어 주고 있었다.

주인공은 빙수를 얻어먹은 대가로 얼마냐고

주인아주머니에게 묻는다

어린아이에게는 아이가 접은 색종이를 대가로 받고 빙수를 줬고, 아무 말 없이 색종이를 자랑스레 보여준다


따뜻함이라는 대가를 받고 무언가 남에게 기쁨을 주는 일 지금 대한민국에게 필요한 가치가 아닐까 싶다



어려 모로 많은 생각이 들게 되는 영화였다.

잔잔하지만 그저 잔잔하게만 볼 수 없었다

나는 타인에게 얼마나 자주 진심을 다해 따뜻함을

주고 있을까, 반성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