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객관화가 되어버린 어느 20대 청년이야기
첫 회사를 다닌 지 어느덧 3년이 되었다.
분명 3년이 지났는데, 왜 나는 딱히 크게 달라진 게 없을까
꼭 달려져야만 했었나, 내 시간은 어디갔나하고 마음이 답답했는지, 퇴근하는 차 안에서 꿍얼거렸다
나는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회사에 바로 취업했다.
그때 당시엔 마이스터고등학교(기술전문인재 양성학교)를 정부에서 밀어주는 분위기였고
집안형편이 그리 넉넉하지 않았던 나는 17살의 어린 나이에 공업계에 발을 담그게 되었다.
지극히 자발적인 선택이었다. 집에서의 압박도 없었고, 공부를 하고 싶다면 할 수 있었지만
당시 중3이었던 나는 인문계 고등학교로 진학해 명문대를 갈 자신이 없다고 판단했다
"차라리 빨리 돈 벌어서 내가 하고 싶었던 것들을 해보자"
결과는 운이 좋게 좋은 기업에 취업이 확정되었던 18살의 나는 신나게 놀기 시작했다.
해보고 싶었던 알바도, 여행도, 공부도 하고 강제지만 군대도 다녀왔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23살부터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쉽지는 않았지만, 좋은 사람들을 만나 서서히 직장생활에 적응해 갔다.
"그럼 다 잘된 거 아냐?"
맞다 다 잘된 거다. 근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나에 대해서 얼마나 알지?
평생 이렇게 살고 싶나?
안정적으로 돈 벌면 끝이고 장땡인가?
난 어떤 취향을 가진 사람일까?
내 안에서 끝도 없이 드는 의문감을 해소하기 위해서
퇴근하고, 휴가를 내고 별의별 짓을 다하고 다녔다
그중 하나만 풀자면 영어를 잘하고 싶단 생각에 퇴근하고 해운대 바닷가로 가서
여행온 외국인 친구들에게 친근하게 말을 걸고 삼겹살에 소맥을 먹었던 기억이 있다.
워낙 다양한 분야에 관심도 많고 좋아하는 것도 많았던지라 돈을 버는 족족
관심사, 배우고 싶은 것, 여행, 친구에 돈을 다 썼던 것 같다.
그렇게 3년 동안 하고 싶은 걸 다해봤다.
이제는 슬슬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걸 찾아서 결과물로 만들어 내야 할 시기가 아닌가?
여전히 나는 똑같은 루틴을 반복하며 회사에 있는데..
나의 시간을 잡아먹고 그 대가로 돈을 받는다
1월, 2월, 3월이 지나가도 똑같다.
이렇게 30년 일하다 가겠구나 싶다
자리에서 일어나 선배들을 보고 내 미래라고 생각하니 눈앞이 캄캄했다
18살부터 26살인 지금까지 8년이라는 시간 동안 내가 알아낸 거라곤
"흥미 있는 주제를 가지고 나누는 대화를 좋아한다"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
이 두 가지를 얻었다.
나는 내가 특별할 줄 알았다.
근데 맞다 우린 특별하다
내가 얻어낸 것들로 이어지는 이야기들을 하나둘씩 기록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