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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SRV May 11. 2022

앵커 프로토콜 101

Anchor Protocol: Web 3.0 은행의 등장


DSRV Research는 더 많은 사람이 Web3를 이해하고 참여하는 데 기여하기 위해, 블록체인과 관련된 지식을 연재합니다.


Disclaimer: 이 글은 정보 전달을 위한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특정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권고, 법률적 자문 등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모든 투자의 책임은 개인에게 있으며, 이로 발생된 결과에 대해 어떤 부분에서도 DSRV는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본문이 포괄하는 내용들은 특정 자산에 대한 투자를 추천하는 것이 아니며, 언제나 본문의 내용만을 통한 의사결정은 지양하시길 바랍니다.


Anchor Protocol: Web 3.0 은행의 등장

DSRV Research는 테라의 DeFi 생태계를 이해하기 위한 핵심적인 키를 담당하고 있는 앵커 프로토콜을 세 편의 시리즈를 통해 다루고자 합니다. 기본적인 구조와 더 자세한 메커니즘, 그리고 앵커 프로토콜의 미래를 다뤄보고자 합니다.


[앵커 프로토콜 시리즈]

1. 앵커 프로토콜 101

2. 앵커 프로토콜 102

3. 앵커 프로토콜 103: 거버넌스와 지속가능성


2022년 2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가 7.9%를 기록했습니다. 근 40년간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1]. 물가가 높아진다는 것은 내가 보유하고 있는 현금의 구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즉 물건을 사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액수가 더 커진다는 것입니다. (가만히 있어도 내 돈의 가치가 줄어든다니, 조금 억울하네요.)


어디서 냄새나지 않아요? 제 돈이 타고 있는 냄새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출처: U.S. Bureau of Statistics [2].

물가가 올라감에 따라 발생하는 구매력의 손실을 메꿀 수 있는 가장 익숙한 방법은 아마 은행을 통한 예금일 것입니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는 예금을 통해 높은 이자를 받기 어렵지만, 그래도 다른 방법들에 비해 안전하니까요. 암호화폐 투자에 쉽사리 도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도 높은 가격 변동성으로 인한 위험성에서 기인합니다. 내 피 같은 월급이 당장 내일 반토막이 되어버린다면… 상상만 해도 끔찍하군요.


만약, 가치가 항상 1달러로 고정된 토큰이 있다면 어떨까요? 그리고 그 토큰으로 약 연 20%에 달하는 이자를 받을 수 있다면 어떨까요? 우리가 그렇게 찾아 헤매다 지쳤던 ‘저위험 고수익’ 상품이 눈앞에 나타난 것 같습니다. 오늘은 Web 3.0 시대의 은행, 앵커 프로토콜(Anchor Protocol, 이하 앵커)에 대하여 알아보겠습니다.


테라와 UST

앵커는 테라(Terra) 블록체인상에서 동작하는 DApp(Decentralized App, 탈중앙 애플리케이션)입니다. 그래서 테라 블록체인만이 갖는 특징이 앵커에서도 자연스럽게 사용됩니다. 테라 블록체인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가격이 거의 일정한 스테이블코인을 구현했다는 것입니다.


테라 블록체인상에는 UST, KRT 등 여러 스테이블코인이 존재하고, 각각의 토큰은 미국의 달러화, 한국의 원화 등에 가치가 고정됩니다. 즉, 1 UST는 1달러, 1 KRT는 1원에 고정됩니다. 테라의 스테이블코인은 주로 유니스왑과 같은 DEX(Decentralized Exchange, 탈중앙거래소, 이하 DEX)에서 가격이 변동하는 여러 통화들을 교환하는 매개로써 사용되거나, 높은 가격 변동성으로부터 안전하게 가치를 저장하고 싶을 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가격이 거의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앵커는 테라 블록체인 상의 스테이블코인 사용성을 한층 강화합니다. 우리가 은행에 월급을 저축하고 안정적인 예금이자를 받을 수 있길 기대하는 것처럼, 앵커에서도 미국 달러화에 가치가 고정된 UST를 저축하여 현재(2022년 5월 6일 기준) 약 18%의 예금이자를 받을 수 있습니다. 높은 가격 변동성 때문에 대중들이 암호화폐 투자에 적극적으로 다가서지 못했었다면, 앵커는 안정적이고 고정에 가까운 이율을 보장하는 저축 상품을 통해 모두가 자연스럽게 암호화폐를 사용할 그날을 앞당겨주고 있습니다.


예금과 대출

18%라니, 듣도 보도 못한 이 엄청난 이자율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요? 우선 기본적인 대출과 차입(借入, 돈이나 물건을 꾸어 들임)의 구조부터 알아보겠습니다.

예금자, 차입자와 앵커 프로토콜의 상호작용. 출처: DSRV Research.

구조는 간단합니다. 앵커의 사용자는 아래처럼 크게 둘로 분류해볼 수 있습니다.


1. 예금자

예금자는 스테이블코인인 UST를 예치하고 그에 따른 약 18%의 예금이자를 받고 싶은 사람입니다.


2. 차입자

차입자는 UST를 대출받고 싶은 사람입니다. 대출받기 위해서는 우선 담보물을 제공해야 합니다. 담보물을 제공하게 되면 차입자는 LTV(Loan to Value Ratio, 담보인정비율, 이하 LTV) 내에서 UST를 대출할 수 있는데, 만약 허용된 최대 LTV가 50%라면 1,000 UST 어치의 자산을 담보로 제공했을 때, 최대 500 UST를 대출받을 수 있습니다. 앞의 예시처럼 앵커 프로토콜에서는 과담보대출(Overcollateralization, 담보 자산의 가치보다 대출 자산의 가치를 적게 하여 진행하는 대출)만 가능한데, 이는 기존 금융과 달리 탈중앙화된 금융인 DeFi 대출 시장에서는 신원확인이 불가하고 이에 따라 대출자 개개인별 신용평가가 불가능하므로, 채무불이행을 막기 위해 차입자가 대출해 간 자산을 다시 상환시킬 강제성을 부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자세히 다루기 전에 먼저 간단히 이야기해보자면, 18%에 달하는 예금이자는 기본적으로 차입자들의 대출 덕분에 달성될 수 있게 됩니다. 차입자가 앵커에 담보물을 제공하고 UST를 대출받게 되면 대출이자를 지불하게 되는데, 예금자가 수령하는 예금이자는 이 대출이자를 원천으로 하여 지급되기 때문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차입자들의 대출은 블록체인의 구조에 기대어 기존의 금융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추가적인 수익도 창출해내며 18%에 육박하는 예금이자를 완성합니다. 어떤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지는 다음 단락에서 더 자세히 설명해보겠습니다.


유동화 스테이킹 솔루션과 bAsset

사실 차입자로부터 발생하는 대출이자만으로 약 18%의 이자율을 제공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위에서 간단히 언급했듯 앵커는 차입자들이 예치해둔 담보물을 활용하여 수익을 발생시킵니다. 여기서 블록체인의 특징을 활용하게 되는데, 바로 스테이킹 참여를 통한 보상입니다.


이전에 DSRV Research는 지분증명의 개념을 다룬 적이 있습니다. 지분증명을 사용하는 블록체인에서는 검증인들이 자신의 토큰을 스테이킹하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토큰을 위임받아 블록을 생성하고 그에 따른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에 착안하여, 앵커는 지분증명을 합의 알고리즘으로 사용하는 블록체인의 코인을 담보물로 예치받아, 이를 통해 간접적으로 블록의 검증과정에 참여하여 스테이킹 보상을 받는 구조를 마련했습니다. 실제로 현재 앵커가 인정하는 담보물의 종류는 총 네 가지(bLUNA, bETH, bATOM, wasAVAX)로 이들은 모두 지분증명을 사용하거나 도입할 예정이 있는 블록체인의 코인입니다.

� DSRV's TIP; 이더리움은 작업증명 기반의 블록체인이 아니었나요?

작업증명을 합의 알고리즘으로 채택하고 있는 이더리움은 총 3단계에 걸쳐 이더리움 2.0으로의 변모를 꾀하고 있습니다. 그중 주요 골자로 합의 알고리즘을 작업증명에서 지분증명으로 변경하는 것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현재 ETH를 노드에 스테이킹하여 지분증명 보상을 획득하는 것 또한 가능합니다.


LUNA(테라), ETH(이더리움), ATOM(코스모스), AVAX(아발란체)는 들어봤는데, 정작 앵커가 담보물로 예치받는 토큰들에는 왜 이상한 알파벳이 앞에 붙은 것인지 궁금하다면 Liquid Staking, 즉 유동화 스테이킹 솔루션에 대하여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이름부터 어려운 유동화 스테이킹 솔루션은 사실 생각보다 간단한 개념입니다. 스테이킹에 참여를 할 경우 네트워크에 잠겨있게 되는 토큰들을 유동화, 즉 사고 팔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테라 블록체인에서 스테이킹을 통해 보상을 받고 싶다면 LUNA를 노드에 직접 위임하여 스테이킹에 참여해야 합니다. 문제는 사용자가 LUNA를 직접 노드에 스테이킹하게되면 유저는 해당 물량을 스테이킹하는 동안, 그리고 언스테이킹(unstaking, 토큰 위임을 취소하는 것) 후 수령까지 걸리는 21일의 시간 동안 꼼짝없이 스테이킹한 노드에 묶어두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유동화 스테이킹의 개념이 등장했는데요, 대표적인 유동화 스테이킹 솔루션인 라이도(Lido)는 스테이킹에 참여하고 싶은 사람들로부터 LUNA를 받아 검증인들에게 대리 위임하고, bLUNA(bonded LUNA)라는 토큰을 발행해줍니다.

유동화 스테이킹 솔루션 Lido와 LUNA 스테이킹 및 보상 분배. 출처: DSRV Research.

이 과정에서 bLUNA는 ‘스테이킹 상태의 LUNA’에 대한 소유권을 증명하는 영수증 개념의 토큰으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즉, bLUNA를 소유하고 있기만 한다면 스테이킹 참여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것이죠. 직접 스테이킹을 하는 것과의 중요한 차이점은 바로 스테이킹에 참여하고도 스테이킹 취소의 과정 없이 bLUNA를 통해 즉시 사고 팔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론적으로 bLUNA는 LUNA와 같은 가치가 보장되어야 하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bLUNA를 현금화하고자 하는 수요가 증가하여 LUNA보다 낮은 가격이 형성될 수 있습니다.


� DSRV's TIP; bLUNA와 LUNA는 어떻게 같은 가치를 유지하나요?

유동화 스테이킹 솔루션인 Lido를 사용하여 1 LUNA를 bond하면(스테이킹 참여) 1 bLUNA가 새로 발행됩니다. 반대로 1 bLUNA를 다시 burn(bLUNA 반납 후 LUNA 언스테이킹)하면 21일 후 1 LUNA를 되돌려 받습니다. 이렇게 bLUNA의 발행량과 스테이킹을 위해 묶여있는 LUNA의 공급량을 1대1로 맞추는 방법을 통해 bLUNA와 LUNA를 같은 가치로 유지합니다.

즉 "bLUNA 교환 비율 = bond된 LUNA의 양 / bLUNA 공급량"으로 표현될 수 있습니다 [3]. 이 과정에서 LUNA는 여러 이유로 유실될 수도 있는데, bLUNA 교환 비율이 1 이하로 떨어질 경우 bLUNA를 발행하거나 반납할 때 0.5%의 수수료를 적용하여 bLUNA 교환 비율을 다시 1이 되도록 회복시킵니다.

앵커에서는 세 가지 유동화 스테이킹 솔루션(Lido, Benqi Protocol, pSTAKE)을 사용하는데 Lido는 bLUNA, bETH를, Benqi는 wasAVAX를, pSTAKE는 bATOM을 제공합니다. 이들이 제공하는 유동화 스테이킹 솔루션을 앵커에 접목해본다면 아래와 같은 그림이 완성됩니다.

유동화 솔루션과 앵커 프로토콜. 번호는 시간순. 출처: DSRV Research.

가장 기본적인 LUNA를 예시로 차입자가 어떻게 대출을 진행하는지 따라가 보겠습니다. 차입자는 유동화 스테이킹 솔루션인 Lido를 통해 1,000 UST어치의 LUNA를 bLUNA로 일대일 비율로 바꿀 수 있습니다 (위 그림에서 유동화 솔루션과 연결된 1번과 2번). 이때 LUNA와 bLUNA의 가치는 이론적으로 같아야 하지만, 위에서 설명했듯 시장 상황이 급격히 악화되면 같은 금액으로 Lido를 통해 교환하는 것보다 DEX를 통해 더 많은 양의 bLuna를 직접 구매할 수도 있습니다 (위 그림에서 DEX와 연결된 화살표의 2번). 이제 차입자는 bLUNA를 담보로 UST를 대출받을 수 있습니다 (위 그림에서 3번과 4번). 만약 LTV가 50%라면 1,000 UST어치의 bLUNA를 담보로 총 500 UST를 대출할 수 있습니다. 앵커는 차입자가 맡긴 담보물로부터 스테이킹 보상을 획득합니다 (위 그림에서 5번). 또 차입자가 지불하는 대출이자도 수령하게 되죠.


이렇게 예금자가 받는 예금이자는 차입자가 맡긴 담보물을 통해 발생된 스테이킹 보상과 차입자가 지불한 대출이자로 완성됩니다. 이제는 어떻게 18% 상당의 이자율이 만들어질 수 있었는지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거버넌스 토큰, $ANC

그렇다면 차입자가 빌려 갈 돈보다 더 많은 담보를 맡기면서까지 대출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당장 비트코인을 사고 싶은데 현재 가지고 있는 LUNA가 앞으로 더 오를 것 같아 팔 수 없을 경우라면 어떨까요? 앵커를 통해 bLUNA를 담보로 UST를 대출하여 비트코인을 구매할 수 있을 것입니다. 비슷한 맥락으로, 현재 1,000 UST어치의 LUNA밖에 없지만 가격 상승에 대한 확신이 있어 더 많은 LUNA를 빌려와 투자하고 싶은 경우(즉, 레버리지 투자를 하고 싶은 경우)에도 앵커를 이용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1,000 UST 어치의 LUNA를 담보로 500 UST를 대출하여 다시 약 500 UST어치의 LUNA를 구매한다면 1,000 UST로 1,500 UST어치의 LUNA를 투자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이후 정말 LUNA의 가격이 2배로 올라 보유한 LUNA의 가치가 총 3,000 UST가 된다면 투자자는 일부 LUNA를 팔아 다시 앵커로부터 빌린 500 UST만 상환하면 됩니다. 앵커를 통해 투자자의 수익이 1,000 UST에서 1,500 UST로 50%나 증가한 것이죠.


그렇지만 의문이 남습니다. 예금자에게 주어지는 예금이자는 결국 차입자의 대출로부터 발생하는데, 차입자의 대출액이 예금액에 비하여 너무 적다면 예금이자를 원활하게 지급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과연 차입자들의 대출액이 예금자들의 예금액에 비해 항상 더 클까요? 만약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차입 수요를 늘릴 수 있을까요?


요약하자면 앵커는 차입 수요를 보완하기 위해 추가적인 인센티브 메커니즘을 도입하였습니다. 앵커는 ANC라는 거버넌스 토큰을 발행하고 있습니다. ANC 토큰을 가지고 있는 사용자는 앵커의 서비스에 있어 중요한 현안들에 대한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앵커의 경우 “담보물로 어떤 토큰을 받을 것인가?”, “예금 이자율을 얼마로 조정할 것인가?”, “담보 별 LTV는 어떻게 설정할 것인가?”와 같은 중요한 문제들을 투표를 통해 결정하고 있습니다. ANC 토큰은 앞서 이야기한 현안들에 대한 투표를 진행할 때 투표권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 용어 정리: 거버넌스 토큰이란?

거버넌스란 공동체를 이루는 구성원들이 의사결정에 참여하여 중요한 사항들을 집단으로 결정하는 체계를 뜻하는 말로, 거버넌스 토큰은 일반적으로 이런 의사결정 체계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하는 토큰입니다. 대개 해당 토큰을 보유하고 있을 경우 의사결정을 위한 투표권을 얻을 수 있습니다.


ANC 토큰을 더 많이 스테이킹하고 있을수록 의사결정에 있어 해당 사용자의 의견을 더 많이 반영할 수 있도록 한 방식으로, 일정량 이상의 주식을 보유했을 때 주주총회에서 의견을 내는 것과 비슷한 개념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이런 역할을 수행하는 ANC 토큰은 차입자들이 대출을 받을 때 보조금으로써 그들에게 지급되는데, 이로 인해 차입자들은 대출 이자가 어느 정도 탕감되거나, 때때로 ANC 토큰의 가치가 높아져, 대출을 하고도 돈을 버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 DSRV's TIP: ANC도 스테이킹을 할 수 있나요?

앵커와 같은 DApp의 구조에서 토큰을 스테이킹한다는 것은 일반적인 "스테이킹"과는 다른 개념입니다. 엄밀한 의미로서 스테이킹이란 나의 지분을 묶어둠으로써 블록체인상에서 블록 생성 권한을 얻고, 블록을 생성하는 합의과정에 참여하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이는 DApp에서의 스테이킹과 다른데 대개의 경우 DApp에서 발행되는 토큰을 DApp이 정한 규칙에 따라 락업, 즉 묶어두고 보상을 받는 과정이 일반적인 스테이킹의 모습과 유사하여  업계에서는 편의상 '스테이킹'이라는 용어를 혼용합니다. 헷갈리기 쉽지만 ANC 토큰을 스테이킹하는 것이 앵커가 동작하고 있는 테라 블록체인의 블록 생성 과정에 관여하는 것은 아닙니다.
앵커 프로토콜의 ANC보상과 이자 준비금 메커니즘. 출처: DSRV Research.

만약 앵커의 예금자들에게 예금이자를 지급하고도 차입자들로부터 받은 대출이자의 재원이 남는다면, 남은 재원은 모두 “Yield Reserve(이자 준비금, 이하 Yield Reserve)”라는 금고에 UST의 형태로 예치되고 차입자들에게 제공되는 ANC토큰 보상은 전주에 비해 15% 감소된 수량으로 제공됩니다. 반대로 확보된 재원이 적어 예금자들에게 지급될 예금이자가 부족한 경우 “Yield Reserve”에 쌓여있던 UST를 충당하여 예금이자를 지급하고, 차입자에게 전주에 비하여 50% 증가된 수량의 ANC토큰을 보상으로 제공합니다 [4]. 즉, ANC 토큰으로 주어지는 인센티브를 시장 상황에 따라 조절함으로써 차입자의 대출 수요를 조정해볼 메커니즘을 마련한 것입니다.

앵커 프로토콜의 ANC 바이백(Buyback). 출처: DSRV Research.

그렇다면 실질적으로 ANC토큰의 가격이 높게 유지되는 것도 중요할 것입니다. 가장 기본적인 경제학 법칙에 따라 토큰에 대한 수요가 발생하면 가격이 상승하게 됩니다. 그래서 앵커는 앵커 프로토콜의 운영 수익을 일부 활용하여 ANC 토큰을 바이백(buyback, 재구매)하는 메커니즘을 마련하였습니다. 즉, 담보물로부터 발생하는 스테이킹 보상, 차입자들이 지불하는 대출 이자 수익[5](Anchor 공식 문서상 Excess Yield을 이해하기 쉽게 표현하였습니다. [6]), 그리고 담보물의 청산 수수료(추후 편성될 글에서 자세히 설명할 예정입니다.) 수익 일부를 사용하여 ANC 토큰을 구매하는 것입니다 [7]. 따라서 앵커가 운용하는 자산(AUM, Asset Under Management) 규모가 커질수록 운영 수익이 증가하면 ANC 토큰의 바이백 수량도 증가하게 됩니다. ANC 토큰의 바이백은 ANC 토큰의 가격이 높아지도록, 혹은 가격 하락이 최소화되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이렇게 구매된 ANC토큰들은 앵커의 주요 현안들에 투표하기 위해 ANC를 스테이킹한 사용자들에게 보상으로 재분배됩니다. ANC를 스테이킹하는 사용자들은 거버넌스에 참여하고, 위와 같은 스테이킹 보상을 받고자 자신의 ANC토큰을 앵커에 묶어두는 사용자입니다. 따라서 이들에게 분배되는 ANC 토큰은 거래소에서 매도되는 등 시장에 다시 공급되는 것이 아니라, 높은 가능성으로 사용자에 의해 계속 소유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ANC 가격의 하락 압력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이런 메커니즘은 스테이킹 사용자들이 ANC 토큰을 계속 보유하도록 하는 유인을 제공하면서도 ANC 토큰의 가격 변동성을 완화하여 차입자에 대한 보조금으로써도 보다 안정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합니다.


마무리

테라 블록체인 DeFi 규모와 앵커 도미넌스 (2022년 5월 5일). 출처: https://defillama.com/chain/Terra

테라의 DeFi 생태계의 규모는 약 297억 달러 규모입니다(TVL 기준, Total Value Locked, 서비스들에 예치된 토큰의 전체 가치). 1,200억 달러 규모인 이더리움 기반 DeFi 생태계에 이어, 전체 크립토 시장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인데요, 그중 앵커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무려 57%입니다 (약 170억 달러 규모).

전체 DeFi 랭킹 (TVL 기준, 2022년 5월 5일). 출처: https://defillama.com/

전체 DeFi 랭킹에서도 앵커는 오늘 함께 소개해드린 Lido(약 193억 달러)에 뒤따라 3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엄청난 영향력입니다. 그렇다 보니 앵커가 앞으로 어떤 길을 택하는지에 따라 테라 전체의 디파이 생태계의 방향성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 흐름을 따라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우리는 이번 글을 통해서 앵커 프로토콜의 가장 기본적인 구조에 대해 다루어보았습니다. 귀중한 시간을 들여 여기까지 읽어주신 독자분들께 감사드리며, DSRV Research는 다음 글에서 앵커 프로토콜을 완전히 이해하는데 필요한 보다 심화된 내용으로 다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Author
Seokjoong Yoon of DSRV, Research Associate (@imlearning_eth)


Reviewed by
Owen Yoonjae Hwang of DSRV, Research Manager (@owenhwang_dsrv)
Youngbin Park of DSRV, Research Associate (@bin0_0bin)


✅ Key Takeaways

테라 블록체인에는 가격이 변하지 않는 스테이블코인이 구현돼있습니다.

앵커 프로토콜은 테라 블록체인 상에서 동작하는 스테이블코인 예금 및 대출 서비스입니다.

차입자는 앵커 프로토콜에서 여러 형태의 담보물을 이용해 과담보대출을 진행할 수 있으며, 대출 이자를 지불해야 하지만 동시에 ANC 토큰을 보상으로 지급받습니다.

예금자는 차입자가 제공한 담보물의 스테이킹 수익과 대출 이자에서 발생한 수익을 재원으로 하여 예금이자를 받게 됩니다.


References

[1] CNBC Economy
[2] U.S Bureau of Statistics
[3] Anchor Protocol Docs — Bonded Luna
[4] Anchor Protocol Docs — Overview.
(윗글의 이자 준비금과 ANC토큰 보상률에 대한 설명은 추상화된 설명으로 앵커 프로토콜 시리즈의 다음 편에서 보다 자세한 메커니즘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5] Anchor Protocol Source Code — martet/src/contract.rs
[6] Anchor Protocol Docs — Protocol Fees, Excess Yield
[7] Anchor Protocol Docs — AN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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