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문을 두드리며
경력단절이라는 말 속에는 멈춤과 두려움이 함께 숨어 있다.
아이를 키우며 ‘엄마’라는 이름으로만 살아간 시간.
언제부턴가 내 이름은 사라지고, 나를 설명하는 단어는 아이들의 엄마, 남편의 아내뿐이었다.
문득 거울을 보면, 낯선 얼굴이 나를 바라본다.
“나는 어디로 갔을까?”
조용히 마음속에서 묻던 질문에 답을 찾고 싶었다.
사람들은 말한다. “엄마는 집에서 아이를 돌보는 게 최고지.”
하지만 그 말 속에는 무겁게 내려앉은 시선이 있었다.
내가 바라는 삶과 세상이 원하는 모습 사이에서 매일 흔들렸다.
내가 정말 원하는 건 뭘까?
어느 날, 불쑥 떠오른 생각.
“나도 다시 일하고 싶다. 다시 사회에 서고 싶다.”
그 결심은 생각보다 큰 용기를 필요로 했다.
긴 공백, 그 사이 깎여버린 자신감,
그리고 ‘엄마가 아닌 나’로 서는 것에 대한 두려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 깊은 곳에서 작게 울리던 목소리를 따라,
나는 교실 문 앞에 섰다.
그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나는 다시 태어났다.
아이들이 내게 보내준 작은 손짓과 웃음,
낯설지만 따뜻한 “선생님”이라는 호칭은 내 안에 숨겨진 나를 깨웠다.
이 책은, 다시 아이들 앞에 선 나의 기록이다.
엄마로 살던 내가, 한 사람으로서 다시 피어나기까지의 시간.
그리고 아이들이 내게 가르쳐준 사랑과 용기에 대한 이야기다.
이제, 천천히 그 순간들을 꺼내어 본다.
다시, 아이들 앞에 선 나를 기억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