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잘 써지는 곳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통유리가 있고
흐르는 물이 보이며
가사 없는 노래의 음률이
손을 자연스럽게 이끄는…
정확한 워딩은 기억나지 않지만 내가 그 말을 듣고 느낀 감상은 이 정도였다.
초등학교 친구들을 만났다.
동창회 까지는 아니지만 주기적으로 만나는 6-8명 정도…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그 이후…
학교는 사립 초등학교였고,
대전 각지에서 모여든 여파로 동네친구까지는 되지 못하였다.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날엔
어린것이 이별의 아픔이라도 겪는 것처럼
아빠 차 안에서 펑펑 울던 게 기억이 난다.
(친구들도 아직 모를 비밀이다.)
애틋함이라고 해야 하나
어린 나이에 어떻게 그런 기특한 생각을 했는지…
우리는 만나야만 한다는 의무감이라도 가진 듯
모이려고 말 그대로 발악을 했다.
그 작은 발버둥은 우리를 가끔이라도 만날 수 있게 해 줬지만, 각자 삶의 흐름은 인연에 길고 짧은 공백을 만들기도 했고, 나도 시간이 부족했다.
(그때의 나는 몰랐겠지만,
대학이라는 허망한 목표를 위해 삼수까지 하게 되는 그 출발선에 서있었다.)
다들 각자의 이유로 그 틈은 벌어졌고,
우리는 그 공백 속에 각자 삶의 색들을 묻혀 틈틈이 공유하며
어른이 되어갔다.
지금,
누구는 대학원에 들어가고,
대학을 자퇴한 후 공무원이 되고,
일을 하러 해외로 나가고,
직업 군인이 되고,
교사를 꿈꾸고,
누군가는 공기업에 취직을 했다.
어제는 누가 먼저 결혼을 할지 이야기하기도 했다.
철부지들이 많이 컸다는 것을 체감하는 날이었다.
나는 이게 참 좋다.
한 사람이 인생에서 경험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고, 그렇기에 그들이 가진 색색의 향기를 맡는 것만으로도 책을 한 권 읽은 것 같이 충만해진다.
말과 글로 삶에 색을 더한다니…
누군가도 이같이 느낄 거라 믿으며 글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