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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묘한이야기 Sep 08. 2022

콜센터 관리지표가 갖는 의미

퇴사율편

각 회사의 산업분야나, 부서가 갖고 있는 업무 분야에 따라 다들 다양한 지표를 관리하게 된다.

필자는 콜센터를 운영 관리하면서 지표관리라는걸 정말 싫어하지만 회사로 돌아가면 이 지표를 갖고 수탁사와 심각한 대화를 할 수 밖에 없는게 현실이다.


콜센터 또한 이러한 지표에서 벗어날 수 없는데, 이 중 나름 중요한 지표 중 하나인 퇴사율 이야기를 잠시 해본다.

이제 갓 사업을 시작하는 스타트업 경영진들도 지표가 갖는 의미를 새기길 바란다.



■ 불길한 회식


어제밤 우리 상담1팀은 오랜만에 회식이 있었다.


평소같았으면 2차까지 부어라 마셔라 했겠지만,

진상고객 때문에 우는 팀원과 갑자기 퇴사하겠다고 하는 팀원 달래고, 옆 팀 회식에, 수퍼바이저 회식, 갑자기 술먹자는 센터장 술시중드느라 1주일째 연속 술이다.


오늘도 2차까지 술을 먹으면 도저희 출근 할 자신이 없어 어제만큼은 1차에서 빨리 끝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 다음날

센터에 출근하여 어제 미처리된 이슈들과 오늘의 특이사항 공지들, 어제 QA가 보내온 평가 점수와 코칭사항들을 보면서 살짝 짜증이 나기 시작하는새 어느새 08시 50분이 되었다.


직원들 공지도 하고 CTI 로그인 인원도 점검해야 한다. 근데..


`애들이 출근을 해야하는데.. 왜 둘이 안보이지..?`


혹여나 싶어 급하게 전화를 해보지만 둘다 전화기가 꺼져있다.


`하아..   싸늘하다. 가슴에 비수가 날아와 꽂힌다`


팀원들에게 물어보았다.


`걔들 어제 둘이서 3차 마시러 간다고 지들끼리 가버렸어요`


아.. 암담하다.


`설마.. 어제 둘이 눈빛이 요상했는데...`


..

..

..


... 그날 저녁


하루종일 매니저와 센터장한테 욕을 들어먹고 난 이미 파김치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그날 저녁 겨우 겨우 둘은 연락이 닿았다.


그리고 그 둘은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고 퇴사를 하겠다며 떠나버렸다.


자세한 이야기를 듣지 못했지만 며칠이 지나 팀원들 소문을 들어보니

그날 밤 우리 젊은 남녀 팀원 둘은 술기운에 서로가 너무 이쁘고 잘생겨보였나보다.


그리고 아침이 되어서 후회하면서 회사에 올 자신이 없어진 것이다.




가끔이지만 의외로 종종 벌어지는 헤프닝 중 하나이다.

뭐 이런일이 비단 콜센터 뿐만은 아닐 것이다. 우리가 모르는 것일 뿐


남녀간의 끌림과 사랑, 연애를 그 누가 뭐라 하겠는가?

하지만 그건 본인들의 이야기이다.




■ 퇴사율은 생산성 로스와 투자실패를 나타낸다.


콜센터 위수탁계약을 하면서 위탁사와 수탁사는 가장 기본적인 전제를 갖는다.


- 위탁사 : 약속된 비용으로 우수한 상담 품질을 보장하며 업무를 소화해내길 바란다.

- 수탁사 : 안정적인 운영으로 수익을 최대화 하여야 한다.


필자가 위탁사에서 계약을 하나, 수탁사에서 계약을 받아 운영을 하나 양쪽은 늘 같은 입장이다.

결론적으로는 서로 열심히 잘 일하고 문제없이 잘 돌아가면 좋겠다는 생각들 뿐..



처음 상담원을 채용하면 기대하는 기대치의 절반수준도 상담을 하지 못한다.

실제로 신입상담사 1명이 제대로 본인 밥값을 하는데에는 최소 6개월~1년이 걸린다.

(모 통신사같은 경우 신입기간이 3개월이고, 배워야 할 내부 프로그램만 4개이다. 1년이 걸리는게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 둘을 위해서 그동안 지출한 비용과 시간은 단순히 금전적으로 따지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일이다.


▶ 두 사람의 퇴사에 따른 손해를 환산해보면,

수탁사 상담원 1명 육성 기간을 한달로 잡고, 수습 3개월에, 어리버리하는 시간 3개월을 더해서 총 6개월정도의 비용을 날려버린 것이다.




상담사 2인이 퇴사함으로서 위탁사는 5천만원 + @를 잃어버리게 되었다.


대부분 수탁사는 크게 잃는게 없다.

어차피 강사, 임대료, 간접비 인건비 대부분 위탁사에서 비용 을 주고 있고, 교육비도 주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신입이 자꾸 들어와야 강사 T/O를 살려서 ASP비용이나 인건비를 청구할 명분도 생긴다.


상담조직 구조나 계약구조에 따라 크게 잃는게 없다는 것이지, 꼭 그렇다는건 아니다. 오해는 말자.

수탁사도 인력을 잘 유지해서 좋은 성과를 내고 상담 품질도 올라야 SLA에서 좋은 평가도 받고, 여러 콜센터와 지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해 T/O를 더 받거나 향후 재계약도 성공하게 된다.


콜센터 위수탁 계약의 SLA 구조는 저마다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손해액을 환산해서 보여주기는 좀 애매하다.

SLA설계나 계약등이 필요하면 가르쳐주는게 어렵진 않지만 그건 당신 회사의 관리자가 잘 하리라 믿어본다.


(위 사례에서 각 항목별 단가나 금액에 너무 꽂히지 말자.

교육기간은 상담조직 및 회사에 따라 1주일이기도, 3달이기도하다.

필자가 관리한 센터 중 가장 짧은 곳은 3일이었다.

인건비 또한 최저임금 수준에 적당히 맞춘 것이고 성과급도 그냥 임의로 넣은 것이다.

상담사 인건비 관련 얘기는 나중에 도급계약 관련된 이야기에서 한번 더 다뤄볼까 고민중이다.)



■ 결론


고근속 상담원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수개월간의 기간에 걸쳐 많은 투자를 한 상담원을 잃는다는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피해이다.

단순히 5천만원만 잃는다면 차라리 싸다고 생각하는게 나을지도 모른다.

오히려 위의 두 사람이 그동안 경험하고 배워간 당신 시스템과 정책, 고객들과 상담하며 얻은 노하우는 환산이 불가능한 시간의 가치이다.

이 시간에는, 신입 직원이 업무를 배워가면서 실수하고 사고쳐서 뒷수습하는데 들어간 비용도 포함이다.


(아주 혹시나 위 예시 사례에 꽂혀서 남자나 여자만 있는 상담센터를 꾸리면 된다고 생각하지 말자.

의외로 동성 커플이 제법 존재한다.

그리고 그 동성커플들은 자기들이 티가 안난다고 생각한다.)



만약 당신의 회사 상담원이 자주 퇴사한다면 위기의식을 갖고 상담조직을 바라보아라


사람 문제

1. 힘의 우위를 통해 선량하고 어린 상담사를 괴롭히는 관리자가 존재 가능성이 높다.

2. 상담원 중 유독 다른 사람 험담을 퍼트리며 편가르기 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3. 부정의 마인드를 흘리는 사람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계약상 문제

1. SLA 달성을 위해 지나치게 타이트한 조직문화가 만들어져 있는것은 아닌가?

2. 불가능한 SLA를 계약해놓고, 그것을 달성하라고 상담원과 관리자를 닥달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3. 소중한 상담원이 퇴사를 하건 말건 수탁사는 별 문제가 안생기는 관대한 계약인가?



콜센터 퇴사율 지표의 의미를 얘기했지만, 퇴사율은 모든 회사에서도 중요한 지표이다.

그리고 모두 비슷한 공통의 의미도 있다.

사람이 떠나는 조직은 반드시 문제가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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