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제 서른이지만

1. 프롤로그

by 다해

2025년이 되면서 나는 만으로도 서른이 됐다.

서른이 되면 자연스럽게 내 길을 알고 내가 깔아온 내 길을 가꾸면서 나아가고 있을 줄 알았다.

적어도 내가 잘하는 일 하나쯤은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나는, 지금도 내가 뭘 잘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20대 땐 잘한다고 생각했던 일도 자신감이 떨어지고 있다.

나는 20대 때 보다'나의 적성은 무엇인가'라는 질문 앞에 멈춰 서있다.

나의 20대는 편안했다.

경찰공무원 시험이라는 이름 아래 취업이라는 큰 산을 피하고 있었다.

그 길이 내 길이라 믿었고, 그 길의 끝엔 합격이라는 결과만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계속되는 낙방으로 시험을 포기하였고

그렇게 나는 대학교 중퇴, 공무원시험 포기라는 스펙만 갖게 된 채 능력 없는 20대의 끝자락에 서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더 이상 시험을 치지 않겠다고 포기하는 순간에 나는 오히려 설렜다.

이상하게,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사람이 된 것 같은 해방감을 느꼈다.

"괜찮아. 30대엔 뭐든 하면 돼"라는 마음으로 안일하게 30대가 되었다.

잠깐의 아르바이트로 버는 100만 원으로 사회의 일원이 되었구나 하는 안도감을 받았다.


하지만 안도감은 잠깐이었다.

내가 안도감을 느끼는 동안 내 눈앞에는 현실이 선명해져 갔다.

나는 안정적인 직업이 필요했다.

아르바이트생이 아닌 평범한 직장인이 되어야 했다.

정말 우연히 지역에서 나름 괜찮은 직업을 갖게 되었다.

운전면허증 밖에 없는 나에겐 정말 운이 좋았다.

그러나 나는 또다시 이 직업이 주는 안정감을 잡아끌고 또다시 불안함이 피어올랐다.


불안함은 계속해서 나에게 질문한다.

이곳에서 일하는 것이 내가 꿈꿔온 미래인가?

이곳에서 만족하는 것이 가장 최선인가?

이곳이 내 능력이 종착지인가?

나는 지금 행복한가?

나는 나를 더 행복하게 살아가게 하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일, 더 잘하고 싶어 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고 싶다.

내 마음이 뛰고 일을 할 때도 설레고 즐거운 일을, 일을 하면서 나를 성장시킬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

나는 나의 마음에 애정을 두고 키울 수 있는 씨앗을 몇 개 심어두었다.

그 씨앗을 열정으로 가꿀 수 있을지, 작은 싹을 틔울지, 언젠간 단단한 나무가 될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건, 나는 불안함을 느낄 때마다 씨앗을 심을 것이다.

더 이상 멈춰있지 않을 것이다.


이 글은 20대를 편안하게 보내고 30대가 돼서야 불안함에 조급해진 모든 사람들에게 보내는 작은 위안이자, 스스로에게 하는 격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