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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위 Aug 15. 2021

취향 있는 캐주얼 1

캐주얼한 벌룬팬츠와 패치워크 브랜드

취향 있는 캐주얼 1

캐주얼한 벌룬팬츠와 패치워크 브랜드



나는 다양한 스타일을 도전해왔고 그만큼 기분에 따라 여러 장르의 옷을 닥치는 대로 사서 입었다. 덕분에 이건 이래서 버리면 안 되고 저건 저래서 버리면 안 된다는 이유로 옷장에 엄청난 양의 옷이 쌓이게 되었다. 수많은 시도 끝에 내 옷장을 정리할 수 있도록 해 준 것이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캐주얼룩이다. 세컨핸드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진 나는 일본 의류 브랜드에 눈길이 가게 되었고 일본에서 아메리칸 캐주얼 스타일을 베이스로 하는 브랜드가 많아 자연스럽게 캐주얼의 멋을 알게 된 것이다.



캐주얼룩이란?

 캐주얼룩이란 무엇일까? 편안하고 격식을 차리지 않는 스타일을 칭하는 만큼 그 범위가 아주 넓다. 전통적인 캐주얼 룩은 정중한 차림을 뜻하는 현재의 포멀룩을 포함했다. 현재 격식 있는 자리에서 입는 수트자켓은 과거에는 캐주얼한 룩이었다. 당시에 포멀한 룩은 턱시도와 같은 것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간과 장소, 개인에 있어서 캐주얼의 정의와 범위가 달라진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렇기에 캐주얼을 T.P.O(Time, Place, Occasion)에 맞는 편안한 룩이라고 말하고 싶다. 시간, 장소, 상황에 맞고 편하며 일상적인 옷이라면 포멀, 아이비, 스트릿, 미니멀 무엇을 입었건 한 집단에게 익숙한 캐주얼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에게 있어서 캐주얼룩은 일본 캐주얼 스타일을 바탕으로 한다. 편하고, 과하지 않은 색감이며, 범용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나에게 우선시 되는 것이 편안함, 활동성인 만큼 일본 의류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넉넉한 핏을 선호하는데, 와이드 또는 벌룬 핏의 바지나 활동성 좋은 티셔츠, 가벼운 겉옷 등이 그 예이다. 여기에 일본 특유의 패치워크 등 다양한 디테일로 분위기와 멋을 내는 것이 나의 캐주얼 룩이다.



벌룬 팬츠

Outer: Danton / Top: Gu / Pants: Harvesty / Shoes: Vans / Bag: Gramicci
 벌룬 팬츠에 미국 빈티지 티셔츠 느낌이 나는 프린팅 반팔 티셔츠를 매치하고 벌룬 팬츠와 비슷한 느낌으로 떨어지는 토트백을 들었다. 그 외에 카키색의 신발, 시계 등을 통해 샌드 컬러로만 이루어진 패션을 심심하지 않게 풀어준다. 티셔츠에 포함된 색인 네이비 색상의 얇은 자켓으로 포인트를 더해줬다. 여름밤 영화관에 간다면 혹시 모를 추위에 대비하여 자켓을 포인트로 선택해보자.


벌룬 팬츠

 벌룬 팬츠는 바지의 허리에 주름을 잡고 통에 비해 좁은 밑단의 패턴으로 만들어진 풍선과도 같은 실루엣의 바지를 말한다. 90년대 미국에서 유행한 아메리칸 캐주얼을 일본만의 감각으로 재탄생시킨 아메카지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바지가 바로 벌룬 팬츠이다.


- NEEDLES

  벌룬 팬츠 브랜드를 소개하자면 먼저 니들즈(Needles)를 말할 수 있겠다. HD팬츠는 니들즈의 트랙 팬츠와 함께 꾸준히 인기 있는 상품이다. HD BDU 팬츠 또한 인기 있는 벌룬 핏의 제품이며 HD 제품과는 달리 밑단을 조정할 수 있는 끈이 있다. 그리고 카고 팬츠의 건빵 주머니가 달려있는 디테일이 매력적이다.


- HARVESTY

 또 다른 브랜드를 말하자면 사진에서 착용하고 있는 하베스티(Harvesty)이다. 하베스티의 서커스 팬츠는 핏이 좋은 만큼 만족도도 높은 제품이다. 반바지 기장도 있으며 색이나 소재가 비교적 다양하다는 점이 장점이다. 니들즈가 워낙 유명한 탓에 비교적 알려진 브랜드는 아니지만 벌룬 팬츠를 찾는 사람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브랜드이다.


- GU(UNIQLO)

 위 브랜드들의 가격이나 핏이 부담스럽다면 일본의 SPA 브랜드에서 찾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GU의 벌룬 앵클 팬츠는 넓은 통에 벌룬 쉐입이 들어간 바지로, 벌룬 팬츠 입문용으로 좋으며 보다 일상적으로 착용할 수 있다. SPA 브랜드 다운 저렴한 가격도 장점이다.



패치워크

Top:Kinott / Bottom:Kinott / Shoes:Vans / Bag: M&Kyoko | Top:Ciaopanic / Bottom:Kinott / Shoes: Vans
 (L) 데님 원단의 조합으로만 매치한 룩이다. 상하의와 신발 모두 패턴 원단의 패치워크 아이템으로 다른 포인트 없이도 충분히 재미있는 스타일을 보여준다. 투머치를 지양하기 위해 상의는 패치워크 원단보다는 흰 무지 원단의 비율이 많은 제품을 선택해주었다.
 (R) 좌측 착장보다는 비교적 무난한 조합이다. 옅은 색상 탓에 자칫 밋밋해 보일 수 있는 조합에 카키 색상 신발과 가방을 매치하여 분위기를 만들었다. 카키 색상을 첨가해 심심해 보이지 않게 하되 그 힘을 조절하여 자연스럽게 포인트 아이템이 패치워크 팬츠가 되도록 한다.


패치워크

 패치워크는 수예의 한 종류로 여러 가지 색상, 무늬, 소재, 크기, 모양의 작고 큰 천조각들을 서로 이어 붙이는 작업이다. 일본의 전통 패치워크 기법은 보로(boro)라고 불린다. 보로 기법은 17세기 일본 동북 지방에서 가난한 농민들이 부족한 직물을 이어 붙였던 것에서 유래하였다. 인디고 컬러로 염색한 원단을 주로 사용한다.


- FDMTL

 일본 브랜드 중에서 패치워크 기법을 주로 하는 리워크 브랜드인 펀더멘탈(FDMTL)이 있다. 의류의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원하는 스타일을 보다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팬츠와 자켓류가 특히 인기 있는 제품군이다. 팬츠는 대부분 슬림한 핏이기 때문에 넉넉하지 않은 통을 원한다면 펀더멘탈을 추천한다.


- KAPITAL

 캐피탈(Kapital)은 일본 데님 산업의 성지인 오카야마현의 코지마(Kojima)와 Capital을 합친 이름으로 데님의 수도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만큼 일본에서도 데님, 보로 제품으로 유명한 브랜드이다. 오래된 역사만큼 퀄리티가 아주 뛰어나며 다양한 스타일을 선보인다. 가격이 아주 사악하다는 평이 있지만 ‘진짜’를 찾는다면, 또 유니크함을 추구한다면 캐피탈을 둘러보는 것은 어떨까.


Outer: Kinott / Bottom: Gray hue / Shoes: Asics / Hat: Kinott / Bag: Yoshida porter
 핀턱 울 팬츠와 터틀넥 티에 페이즐리 패턴의 패치워크 자켓을 입어 캐주얼한 무드를 더했다. 여기에 패치워크 버킷햇을 매치해 분위기를 더욱 강조해줌과 동시에 자켓을 조화롭게 소화해준다.


- KINOTT

 놀랍게도 일본의 패치워크 감성을 낭낭하게 느낄 수 있는 브랜드가 한국에도 있다. 개인적으로 정말 애정 하는 키노트(Kinott)라는 브랜드이다. 이 브랜드는 키노트와 리키트 라인으로 나뉘는데, 리키트 라인은 패치워크, 아플리케, 리메이크 등의 기법을 통해 정성으로 만들어낸 핸드메이드 제품군을 말한다. 원단 선택과 디자인에 신중을 가한 만큼 패치워크 제품은 만족도가 상당하다.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기에 소장 가치를 생각할 때 오는 크고 작은 즐거움은 덤이다. 아시아인의 체형에 잘 어울리는 일본 특유의 둥그런 실루엣도 잘 뽑아내기 때문에 사이즈만 맞다면 두말할 것도 없이 Go!



 이번에 소개한 옷들은 상당히 일본적인 색채가 짙은 것이었다. 이어지는 글에서는 보다 더 캐주얼한(일상적인) 옷들과 함께 일본의 패션 잡지를 살펴보려고 한다. 일본의 패션 잡지는 제품에 대한 정보가 많아 보는 재미가 쏠쏠하고 옷을 입는데에 도움도 많이 된다. 잡지에 기재된 제품의 가격대도 다양하기 때문에 더욱 현명한 소비를 도와줄 것이다. ‘취향 있는 캐주얼2’에서 함께 만나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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