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는 것

아들과의 아침 식사, 그리고 깨달음의 순간

by 하봉길


아들과의 아침 식사, 그리고 깨달음의 순간

아침 식탁에 마주 앉은 나는 한 손에 과도를 들고 과일을 깎고 있었다. 모세는 열심히 밥을 먹고 있었고, 나는 식사를 마친 후 디저트로 과일을 준비하고 있었다. 대화가 깊어질수록 나는 하나님에 대한 이야기를 진지하게 풀어나갔다. '하나님의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는 게 무엇일까?'라는 모세의 질문에 나는 설명에 열중했다.

설명을 이어가는 동안 모세는 내 말을 경청하는 듯하면서도 앞에 놓인 과일을 하나씩 집어 먹기 시작했다. 나는 대화에 집중한 나머지 손에 쥔 과도만 움직이며 모세가 과일을 다 먹어치우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 접시는 이미 텅 비어 있었고, 나는 그 모습에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야, 너 혼자 다 먹었니?" 모세는 나를 바라보며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응? 아빠는 말하느라 바빴잖아."

그 순간, 나는 문득 깨달았다. 아버지로서 아들을 바라보는 이 마음이, 바로 하나님의 마음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부모의 마음과 하나님의 마음

부모는 아이가 눈치 보지 않고 자유롭게 행동해도 전혀 개의치 않는다. 이는 노자의 『도덕경』에서 이야기하는 **태상하지유지(太上無知有之)**와 같은 맥락이다. 최고의 통치자는 백성들이 그의 존재를 의식하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다스린다는 의미처럼, 부모의 사랑도 존재를 드러내지 않아도 늘 함께하며 아이를 지켜준다.

공자의 『논어』 위령공편에서도 **무위이치(無爲而治)**의 자세로 다스릴 때, 백성들은 태평성대를 누려도 임금의 은덕을 인식하지 못한다고 했다. 부모의 마음도 마찬가지다. 아이가 부모를 의식하지 않고 자유롭게 행동해도, 부모는 묵묵히 지켜볼 뿐이다. 하나님의 사랑도 이와 다르지 않다.

하나님의 존재를 진정으로 이해하게 되면, 깨달음이 특별한 수행이나 종교적 의식만이 아니라 일상 속 부모의 마음에서도 시작됨을 알게 된다. 하나님은 무위자연(無爲自然)의 원리처럼, 우리가 스스로 성장하고 깨달음을 얻도록 기다려 주신다.


중력의 법칙과 하나님의 품 안에서의 평온

중력은 우리가 항상 그 안에 있기 때문에 그 존재를 쉽게 인식하지 못한다. 하지만 지구가 우리를 강하게 끌어당기고 있다는 사실은 변함없다. 이를 태풍의 특성과 비교해보자. 태풍의 눈 안으로 들어가면, 그곳은 놀라울 정도로 고요하다. 바깥에서는 거센 바람이 몰아쳐 모든 것을 흔들어 놓지만, 태풍의 중심에서는 아무런 흔들림 없이 평온이 유지된다.

하나님의 품 안에 머무는 것도 이와 같다. 우리는 세상에서 여러 어려움을 겪고, 불안과 두려움 속에서 흔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 안에 온전히 속해 있을 때, 우리는 어떤 외부의 요동에도 흔들리지 않는 평온을 경험할 수 있다. 마치 중력장 안에서 안정된 상태로 존재하는 것처럼, 하나님의 마음 안에 머물 때 우리는 삶의 본질적인 평온과 자유를 찾게 된다.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와 하나님의 사랑

부모의 마음과 자연의 조화로운 흐름은 하나님의 마음과 닮아 있다. 우리가 타인을 바라볼 때, 그들을 억지로 변화시키려 하기보다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이는 무위이치(無爲而治)와 무위자연(無爲自然)의 개념과 맞닿아 있다. 자연은 억지로 무언가를 바꾸려 하지 않는다. 그저 흐름을 따르며 모든 것을 조화롭게 유지한다.

하나님의 사랑은 강요하지 않는다. 우리가 스승이자 부모의 마음으로 타인을 바라볼 때 비로소 깊은 이해와 공감에 도달할 수 있다. 초월적 자아와 근원의 에너지는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태도에서 시작되며, 진정한 사랑은 세상을 자연스럽게 포용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

하나님의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은 단순한 신앙적 행위를 넘어, 더 깊은 이해와 사랑을 실천하는 삶의 방식이다. 일상에서 마주하는 작은 순간들이 우리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게 해준다. 우리가 타인의 실수를 감싸고, 판단하지 않으며,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 안에서 살아 숨 쉬게 된다.

그날 아침, 나는 모세에게서 하나님의 마음을 보았다. 그리고 나는 다시 과일을 깎으며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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