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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회사를 고발합니다(1) 법을 무시하는 회사

현대판 음서제[蔭敍制]와 임원 자녀 채용비리(663등의 기적)

음서: 고려와 조선 시대에 중신 및 양반의 신분을 우대하여 친족 및 처족을 출신을 고려하여 관리로 사용하는 제도


201x 년 x월 작은 기적 같은 뉴스 하나가 보도되었다

바로 00카드 입사 서류전형에서 00금융그룹 임원 자녀가 1,114명 중에서 663등을 했으나 128등으로 수직 상승하여 최종 합격했다는 보도였다 임원 면접에서는 "태도가 이상함", "발표력 어수선"이란 평가를 받았지만 말이다

00카드 측은 해당 지원자가 3국어에 능통하여 해외업무에 적합한 인재라고 판단했다고 한다 물론 어느 외국어가 어느 정도로 능통한 지에 대해서 구체적인 답변은 없었다 과연 평범한 장삼이사(張三李四)의 자녀가 똑같이 3국어에 능통한 동일한 조건이었어도 과연 합격했을까 차라리 똥을 된장이라고 우기는 게 나을 것 같은 답변 아닌가  


당시 재직자로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회사의 너무나도 궁색한 변명에 한참 동안이나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임원 자녀 채용비리는 00금융그룹의 뿌리 깊은 악폐습이다  임원들은 대를 이어 회사에 기여한다고 생각한다 하니 기가 찰뿐이다

(21세기에 웬 직업의 대물림? 그럴 거면 일본 라면집이나 우동집처럼 몇 대에 걸친 가게를 차리거나 경찰이나 군인 같은 국가에 봉사하는 일을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취업난 시대에는 위 사례와 같이 능력과 자질이 현저히 부족한 자녀를 위한 현대판 음서제일 뿐이다


사실 누구나 다 아는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누구는 00의 딸, xx의 아들이라더라 라는 건 더 이상 놀랍지 않은 일이었다 다만 그 역사가 너무 오래되어 명백한 범죄라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관행이란 이름으로 지금까지도 이어져 온 것이다 물론 이로 인해  열심히 노력한 선량한 지원자의 피해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말이다 공과 사를 구분하라는 너무나도 기본적인 상식은 00카드에서는 전혀 통하지 않는 것이었다


원래 00은행에서 임원이 자녀를 같은 00은행에 넣는 것이었으나

언젠가부터 00카드가 00은행보다 임원 자녀들이 더 선호하는(?) 곳이 되었다고 한다


물론 이 현대판 음서제 덕분에 재미있는 일도 있었는데

20xx년 00카드의 L사장 재직 중이던 어느 날 갑자기 전 부서에 점심시간에 전 부서원이 다 같이 자리를 비우지 말고  당직 직원을 세워서 운영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는데 알고 보니

당시 00은행에 근무 중이던 L사장 아들이 00카드에 전화를 했는데  그때가 마침 점심시간이었고 담당자가 식사 중이어서 전화가 연결되지 않자 아버지인 L사장에게 이야기했고 L사장은 노발대발하며 당장 개선하라고 불호령을 내렸다고 한다  


사실 필자의 입사동기(20xx 년) 중에서도 아버지가 00은행 지점장, 임원, 00데이터시스템 임원 등 굉장한 배경을 가진 사람이 몇 명 있었던 것을 보면 사실상 매년 이와 같은 현대판 음서제는 반복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임원진의 이런 더러운 구린  뒤에는 이와 같은 일련의 과정에 적극 협력한 전략기획팀(사장실) 인사팀 실무자 관리자 부서장 등이 있고 이들은 자연스럽게 향후 임원 승진  승승장구하고 회사의 요직을 독식하는 소위 문고리 권력과 인피아(인사팀 마피아) 되어 서로가 끌어주고 밀어주면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인사팀에서 실무를 담당하던 마당쇠들은 인사팀장, 부부장 승진 등  꿀보직을 맡고 다른이들을 눈아래보는 듯 승승장구하고 있다


왜정 때 왜놈들에게 적극 협력했던 조선인 밀정이나 끄나풀이 아마도 이런 식으로 살지 않았을까

부패한 형사가 뇌물을 건네는 범죄자와 형님 동생 하는 사이가 되듯이 더러운 짓도 함께 하면 깊은 유대감과 동료의식이 생기는 모양이다 지금도 00카드를 비롯한 00금융에서 인사팀이나 전략기획팀 출신이란 꼬리표는 잘 나가는 직원이라는 확실한 보증수표나 다름없다 아마도 대한민국의 다른 회사들도 대충 비슷할 것이다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한국의 금융회사들은 재벌 대기업처럼 오너가 따로 없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사실상 주인이 없는 회사다(그러다 보니 생기는 폐해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따라서 00 금융그룹의 사장과 회장(사장과 회장이 치고받는 싸움 끝에 지주회사 사장 자리는 없어졌다)은 D항공의 C회장이나 S전자의 L 회장처럼 무한 임기에 전권을 휘두르는 자리가 아니다 그저 임기가 정해진 월급쟁이 사장과 회장일 뿐이지만 실제로는 본인들이 오너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마름 주제에 지주 행세하는 것이다


실정법상 명명백백하게 불법인 채용비리가 관행이란 이름으로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던 근본적인 이유를 다시 생각해보면 기본적으로 대한민국의 회사는 각종 법률과 감독 당국의 규제를 겉으로는 지키는 척만 할 뿐이

다(대기업이나 재벌기업일수록 더 심한 것 같다) 실제로는 수많은 불법과 탈법을 저질러 왔고 지금도 저지르고 있으며 앞으로도 근절되기는 힘들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위와 같이 그 더러운 행태가 수면 위로 드러나도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과 대책은커녕(해도 지키지 않겠지만) 재수 없게 걸렸다고 생각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잘못이 아니라는 식의 궁색한 변명으로 일관하다가 여론이 잠잠해지고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힐 때까지 기다렸다가 반복한다는 점이다


00카드 임원 자녀 채용비리 사건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사람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임원 자녀라는 이유로 합격한 사람 대신 탈락한 열심히 노력한 취업 준비생일 것이다 왜 탈락했는지 탈락 이유조차도 본인은 모를 테니 피해사실 조차도 인지 못하는 어쩌면 가장 불쌍한 피해자일 것이다

그다음의 피해자는 소위 브랜드 이미지가 추락한 00카드의 주인, 즉 00금융지주의 주주가 될 것이며

(사실 이런 부분이 한국의 주주 자본주의가 허울뿐인 것을 방증한다 주주가 위임한 경영진이 회사 이미지를 땅에 떨어뜨리는 피해를 입혔지만 경영진은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고 불이익도 없다!)

그다음 피해자는 종업원인 직원일 것이지만 재밌는 사실은 내부 직원들 그 누구 하나도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거였다 회사에서 내놓은 3국어 능통자여서 합격한 것이란 말도 안 되는 변명을 믿는 것처럼 보이진 않았다(믿었다면 다들 미친 게 틀림없다) 그저 쉬쉬하고 언급하는 것 자체를 터부시 할 뿐이었다(참 훌륭한 노예들이다) 목구멍이 포도청인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겠지만, 적어도 "내가 다니는 회사"가 지상파 3사 프라임 타임이라는 7~9시 메인 뉴스에서 좋은 소식도 아니고 00카드 임원 자녀 채용비리라는 제목으로 보도되면 "그 회사에 다니는 직원인 나"는  경영진에 대해서 사과를 요구해야 하는 게 맞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먹게 살게 해주는 월급 주니까" 직원인 나는 조용히 있어야 하는 걸까?

(경영진의 더러운 짓 때문에  피해를 입었음에도?!)

A 도지사, P 시장 등 수많은 권력형 성범죄자가 그런 논리로 피해자의 입에 재갈을 물렸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지나친 것일까?


경영진이 살인을 저질러도 아마 00카드에선 쉬쉬하면서  어떻게든 은폐할 것 같다 상상만 해도 끔찍하지만 아마 실제 상황이 닥치면  그럴 것이다 회사 직원들한테서 계란으로 바위 치기고 어차피 내가 이야기해봐야 바뀌는 것도 없을 테고 모난 돌이 정 맞을 테니 입 다물고 있겠다는 식의 집단 무력감 같은 게 느껴졌다


자존심도 없는 진정한 월급노예들이란 바로 이런 자 들이며 방조범(幇助犯)이지 않을까

마치 이문열 작가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교실 같은 느낌이다

엄석대(경영진)가 모든 것을 지배하고 부당한 지시를 일삼지만, 회유와 협박에 굴복한 나머지 아이들(직원들)은 부당하다고 알지만 그저  따르기만 할 뿐 인 것처럼  부당한 것을 부당하다고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 00카드뿐만 아니라 한국 회사의 현실이다 새로운 담임 선생님이 등장해서 엄석대의 철옹성 같던 권력이 무너지기 시작하자 그동안 잘 따르던 아이들이 오히려 앞다투어 엄석대를 고발하고 배신하던 장면이

필자를 포함한 많은 이들에게는 카타르시스를 주었겠지만,  현실에서 누군가 다른 힘에 의해 경영진이 교체되기 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면 아마 그것은 한낱 꿈에 불과하다


그래서 필자는 이 공간을 통해 00카드와 00금융그룹 경영진의 추악하고 더러운 민낯을 고발하고자 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같은 고상한 것은 바라지도 않는다 무능력한 것도 문제겠지만 법은 최소한의 도덕인데 불법과 탈법을 일삼는 것은 법적 공방 이전에 도덕적으로  이미 끝난 것이 아닌가 한국에서는 모두가 문제인 것을 알면서도 문제를 문제라고 말하면 말한 사람이 오히려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는다 문제를 문제라고 말할 수 조차 없다면 문제 해결이나 개선은 요원한 것이 아닌가? 방관하는 다수는 결국 악을 도와주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마틴 루터 킹 목사 말대로 궁극의 비극은 나쁜 사람의 억압과 잔인함이 아니라 선한 사람들의 침묵으로 완성되는 게 아닐까? 악은 결코 스스로 선(善)이 될 수 없다  


만약, 내가 00카드 사장과 같은 고위 경영진인데 자녀 채용비리 같은 불법을 저질렀다 가정해보자

법적 다툼은 실력 있는 김0장같은 법무법인에 맡겨서 기나긴 지루한 소송전으로 끌고 가면 될 것이며

(직접적으로 지시한 적은 없고, 그저 "지원자를 잘 봐주라"고만했다는 변명은 마치 범죄조직 보스가 행동대장에게 "그 XX 알아서 해결해"라는 지시는 살인의 구체적 지시라고 할 수 없다는 논리와 너무나도 유사하다)  

주주도 내 잘못이나 책임을 묻지 않고, "월급만 주면 똥을 된장이라고 해도 믿는(또는 믿는 척하는)”순진하고 착한 종업원들이어서, 주주나 종업원 중에 그 어느 누구도 내가 저지른  불법행위에 대해서 비난하지도 않고 사과를 요구하지도 않고, 언론은 대 언론 홍보 채널 담당하는 홍보팀에서 광고비를 대가로 더 이상 안 좋은 기사나 방송이 나가지 않게 할 수 있는데, 그까짓 임원자녀 채용비리 보다 훨씬 더 나쁜 짓도 내 마음대로 마음껏 할 수 있을 것 같다


참고로 00카드 임원자녀 채용비리가 불거진 201x년 이후 202x년 현재까지도 00카드 I사장은 사장직을 연임하고 있으며, 딸 I양도 사장 아버지와 함께  00카드에 출근하고 있다,

마치 D항공의 C회장이나 S전자의 L 회장처럼, 물론 임원 자녀 채용비리 사태에 대한 어떠한 사과나 한마디 변명도 없이 말이다 이 정도 되면 그야말로 인두겁을 뒤집어쓴 파렴치한 철면피가 아닐까 싶다

2022년 초에는 채용비리를 주도한 인사팀장이 인사담당 총괄 부사장으로 전격 승진했다

과연 00카드에 희망이란 게 있을까?


P.S 최근 C회장이 결국 채용비리 관련 재판에서 대법원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언론에서는 "C회장 법률 리스크 해소 연임 청신호"등등 연신 맞장구를 쳤다

     그리고 각종 신문에는

     00 금융그룹 00주년 각종 이미지 광고로 도배되었다 역시나 기득권 세력의 연합은 공고하다

     대한민국의 정의는 죽었음이 틀림없다 아니 처음부터 정의 같은건 없었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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