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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AN Sep 01. 2022

2022.09.01

일일초고 #5

'일일초고'는 매일매일 글을 쓰는 습관을 들이기 위한 프로젝트로 20분간의 짧은 시간동안 그저 생각나는 대로 작성합니다. 문맥이 이상하기도, 이야기가 산으로 가기도 하겠지만 '초고'로서 앞으로 쓸 글들의 밑바탕이 될 글을 씁니다.

여름이 끝났다. 잘 닦여진 길에서 벗어나 새로운 길을 걷겠다고 나선 여름이었다. 재능이란건 참 야속하다. 잘 닦여진 길에서 벗어났다지만 새로운 길에서 선배들의 발자취를 따라 걸음마부터 배우려고 했다. 하지만 아직 혼자 일어서지도 못했는데, 지난 과거의 배움이 나를 붙잡았다. 또다시 황량한 흙길을 닦는 일에 내버려졌다. 배울 수 없다는 것에 좌절했고, 벗어나려 했다. 하지만 겨우 4개월 가량 남은 이 일을 그만둔다는 것은 마치 이 일에 문에가 있는 것이 아닌 스스로가 도망치는 것과 같았다. 그래서 오늘 겨울이 끝날때까지 참아보기로 했다.


지난 봄, 아픈 첫 사랑이 끝이 났고 이번 여름은 새로운 사랑의 시작이었다. 봄의 사람과는 반대된 사람이었다. 눈이 컸던 봄과 달리 작은 눈을 가졌던 여름이었고 작은 키를 가졌던 봄과 달리 올려다봐야만 했던 여름이었다. 늘 여유로웠던 봄과의 관계와는 달리 여름의 연애는 바쁜 삶을 응원하는 관계였다. 새로운 시작을 했던 나도, 욕심이 많았던 그도 스스로의 삶을 채워나가기 위해 열심히였다. 서로 바쁘기 때문에 의지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아니었다. 여름 내내 만들어왔던 둘 사이의 무언가는 결실을 맻지 못하고 끝이 났다. 내가 못나서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이번 여름은 새로운 끝이었고 시작이었다. 가을의 시작과 함께 울린 핸드폰은 또 다른 일과 관계를 만들고 있다. 가을의 끝은 어떤 형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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