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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thly Letters 2월 | 폭풍 속 고요함

by Karam Notes


새로운 팀에서의 한 달 폭풍 속에서 고요함 같았던? 한 달을 돌이켜 보고자 한다.




2월의 임팩트

지난 한 달 동안 글로벌 사업과 관련하여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가장 먼저, 한국 스타트업이 뉴욕으로 진출하기 위한 신규 사업 제안서를 작성하여 제출했고, 서류 합격이라는 성과를 거두었다. 또한 두바이 대사관에서 진행하는 UAE 중견기업의 한국 진출을 돕는 인바운드 사업과, 한국 기관의 UAE 진출을 돕는 아웃바운드 사업을 기반으로, 두바이 스타트업이 한국으로 진출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1차 제안서를 완성했다.

그 외에도, 베트남에서 진행하는 임팩트 투자 미니 콘퍼런스를 위한 세션을 기획하며, 3월에 개최될 행사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 여전히 그랜드 챌린지 사업 프로젝트를 담당하며 다양한 도전을 해결해 나가고 있고, 에이비피앤(AVPN) 일본에서 곧 4월에 진행할 동북아 서밋 준비를 킥오프 하고, 여전히 코이카 팀관리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제 3월부터는 프랑스 관련 사업도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며, 앞으로도 미스크의 새로운 글로벌 사업을 확장하고 신규 프로젝트를 발굴하며 의미 있는 임팩트를 창출하는 데 집중하고자 한다.


이 모든 일을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동료들과 함께 팀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물론 모든 동료가 완벽하게 맞는 것은 아니지만) 가장 큰 힘이 된다. 각자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서로를 응원하며 성장하는 환경 속에서 일하고 있다. 일이 절대 적지 않지만, 이 바쁨이 의미 있는 바쁨이라는 점에서 감사함을 느낀다. 임팩트 창출이라는 목표를 향해 배를 항해하면서 나아가며 겪는 어려움 속에서도 성취감을 얻고, 방향성이 맞다는 확신을 가지게 된다.


열심히 하는데 인정도 못 받고, 그렇다고 프로모션을 받는 것도 아니고, 월급 몇 달치의 보너스를 받지 않는데도, 그냥 함께하는 동료들이 좋아서, 하고 있는 일에 큰 의미를 느껴서, 배울 게 많은 업계 리더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엑스트라 마일로 일을 해본 적이 있나?


나는 당당히 말할 수 있다. 지금 그러고 있다고 말이다.


과거에는 결과가 수치로 눈에 나왔고, 내가 내는 성과만큼 주변에 인정을 받았고, 그만큼 프로모션을 받을 수 있었고, 그만큼 성과 급여를 받고, 그만큼의 보너스를 받고, 그만큼 리소스를 더 부여받았고, 그만큼 내 월급이 올라갔다. 내가 보너스와 성과 급여를 받고 내 월급이 가파르게 올라가는 것을 보면서, 내가 인정을 받고, 내가 가치를 만들고 있구나, 내가 잘하고 있구나를 느꼈다.


하지만, 지금은 노력한 만큼 보상이나, 프로모션이나, 보너스나, 더 많은 리소스를 부여받거나, 월급이 올라가지 않아도, 월급을 적게 받더라도,


이 동료들과 함께하고 싶다. 이들에게 배우고 싶다. 나도 이런 리더가 되고 싶다. 이런 사람들과 함께 일해서 참 감사하다. 이들과 일하면 더 큰 임팩트를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이 든다.


당연 처음에는 아니 어쩌면 지금도 열심히 일하다가 가끔씩 현타가 올 때가 있다. 지금 내가 누굴 위해 이러지? 내가 이렇게 열심히 한다고 누가 알아주기나 하나? 그러다가도, 이런 생각이 든다.


그래도 본질을 보면, 이건 그냥 내가 갈아 넣어서 돈으로 환산받는 거보다 더 큰 가치라고 생각한다. 물론, 평생 이렇게 일하고 싶지 않다. 내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부양해야 하고, 가정에 대한 책임감이 생기면, 어쩌면 더 좋은 환경의 집으로 가기 위해, 더 나은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연봉을 더 주는, 나의 가치를 더 알아봐 주는 곳으로 가야 할 수도 있다. 그리고 내가 만드는 가치를 인정해 주고 그만큼 보상하는 임팩트 업계가 당연히 이렇게 바뀌어야 앞으로 더 많은 인재들이 따라올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지금 우리 회사뿐만 아니라,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아직은 소셜임팩트는 돈 버는 곳이 아니고, 이 업계에서 일하면서 구글러의 월급을 기대한다는 게 아직은 조금 이상하긴 하다. 하지만 그날이 올 것이라 믿고,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믿지만, 지금 주어진 현실에서 나는 더 뭐가 중요한지 본질을 보게 되는 것 같다. 이런 특혜를 누릴 수 있다는 것에 참 감사하다.



스타트업의 조력자, 정신상담가, 라이프코치

글로벌 스타트업이 한국에 정착하게끔 돕는 인바운드 그랜드챌린지 사업을 하면서 참 감사한 것 중 하나는 태국에서 오신 기업가 정신을 가진 멋진 여성 대표님을 만난 것이다. 마치 내가 스타트업의 한 팀원으로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조력하는 과정에서, 내가 하는 일에 큰 의미를 느꼈다. 최근에는 현 프로그램이 끝나고, 다른 한국 정부 사업에 제안서 작성하는 일을 주말에도 돕고, 월요일 새벽에 일어나서 대표님이 우리 사무실에 와서 같이 아침 일찍 준비하기도 했다. 내가 진짜 내 일을 좋아하고 의미를 느끼지 않았다면 절대 이렇게까지 엑스트라 마일을 하지 않고 그냥 내 주어진 일만 했을 것이다. 하지만 뜻이 맞는 스타트업 대표님들과 소통하고, 그들의 성장을 지원하는 게 참 의미 있는 일 같다고 느꼈다. 재작년에 지원했던 글로벌 관광 프로그램 중 참여했던 리더도 스타트업을 나와 창업을 하셨는데, 그때 만났던 인연을 계기로 지금까지도 꾸준히 VC 연계 및 대표님의 고민도 들어드리고 이야기 나누었는데, 최근에도 연락 주셔서 우리 회사에 방문하셔서 요즘 회사에서 요즘 갖고 계신 고민도 듣고 하면서 문뜩 느낀 게 내가 엑셀러레이터로서 참 잘하고 있구나 느꼈다.


전 직장 동료 언니도 지금 한국으로 돌아와서 창업을 하고 있는데, 워낙 친하기도 하고, 스타트업 이야기하는 게 즐겁다 보니 자연스레 주말마다 만나서 언니의 사업 이야기도 같이 브레인스토밍하고, 더 좋은 아이디어도 같이 만들고, 진정성 있게 들어주고 질문을 던졌는데, 하루는 언니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 "최근에 VC 관련 유튜버를 보는데, 그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가람이의 미래랑 겹쳐서 보였어! 그녀가 했던 말이, VC는 사실 투자자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창업자의 고민을 들어주고, 같이 고민해 주고, 멘탈을 관리해주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는데, 이미 지금 나에게는 가람이가 그런 존재야"라고 하는데, 이런 일이 정말 VC가 하는 일이라면,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




앞으로의 방향

곧 회사에서 2년 차가 된다. 2년이 지나면 슬슬 일이 익숙해지고, 더 이상 배울 게 없다고 느껴질 수 있어 새로운 성장과 도전을 찾아 나설 법도 하지만, 참 감사하게도 아직도 이곳에서 배울 것이 많다. 소셜 임팩트 업계에서 글로벌 경험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이미 검증되었고, 이제는 내 역량을 최대한 활용해 더 큰 임팩트를 창출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향후 내가 프리랜서로 갈지, 외국계 기업으로 이동할지, 대기업의 임팩트 팀으로 합류할지는 아직 모르지만, 중요한 것은 현재 내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효율성만이 정답이 아니라는 것도 깨닫고 있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가 존재하며, 그것이 지금 나를 움직이게 하는 동력이 되고 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소셜 임팩트 업계의 발전과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내 뱃머리가 목적지를 향해 맞는 방향으로 서서히 나아가고 있다는 확신이 있기에 오늘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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