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 임팩트
임팩트를 일본으로 확장하다
AVPN NEA 서밋으로 도쿄를 다녀왔다. 이번에는 한국 멤버사들이 처음으로 애뉴얼 서밋이 아닌 리저널 서밋에 참석했다. 처음이었지만 한국에서는 약 20명이 참여해 주셨고, 감사하게도 한국에서는 약 7개 기관이 연사로 초청되어 (MYSC, 한양대학교, 임팩트스퀘어, 심산벤처스, 월드비전 등)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을 했다. 개인적으로 스폰서 확보도 중요하지만, 한국 기관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임팩트를 더 알리고 연결됨으로써 다시 실행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는 나의 임팩트이기도 하다고 생각한다.
참가자들 중 인사이트 트립을 MYSC에서 준비하여 캐논 재팬, KSC 도쿄, B 마켓 빌더 등 여러 회사에 방문해 미팅을 진행했다. 이 트립을 통해 일본 시장에 대해 더 깊이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특히 이번 일본 방문을 통해 비콥에 대해 더 배웠고,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movement라는 것에 동의하게 되는 기회였다. 한국에 돌아가면, AVPN을 넘어 Bcorp에도 더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이해하고 기여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
진정 나는 엑셀러레이터가 되고 싶은가?
이번 달은 내가 작년부터 전담해서 담당하는 Tasted Better라는 태국의 저혈당 밀가루를 만드는 스타트업이 투자를 받을 수 있게 끈질기게 push 하는 역할을 했다. 이 기업은 지난 반년 간 한국에서 대표가 직접 한국에서 거주하며 POC를 진행하고, 여러 파트너사들과 만나고 R&D를 진행했다. 아직 세일즈는 나오지 않은 인큐베이팅 단계지만, 내부의 여러 의사 결정에 거쳐 결국 투자를 진행하게 되었다. 내가 push 한 만큼 이 기업이 한국에서 프로그램을 마친 후에도 지속 가능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비즈니스 기회 연계 및 사업 발굴을 도울 생각이다. 감사한 것은 이 기업을 통해 진정한 엑셀러레이팅이 무엇인지 배운 것 같다.
회사의 동료가 어느 날 물었다. "엑셀러레이터로서 미래를 생각하고 있는가?" 그렇지는 않다고 말했고, 조금씩 의미를 느끼고 있다고 말씀드렸다. 사실, 그렇다면 거짓말이다. 왜냐, 나는 이 회사에 들어올 때 "AC"가 뭔지도 몰랐다. 나는 소셜 임팩트 관련 일을 하고자 이 회사에 들어왔고, 내가 해외에서 쌓아온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과 사업 개발 능력, 영업 능력, 프로젝트 매니징 경험 등을 갖고, 소셜 임팩트라는 키워드가 결합되었을 때 내가 기여할 수 있을지에 대한 가설을 가지고 들어왔었다. 2년이 지난 지금, 그 가설 검증을 끝냈다. 기여할 수 있다. 충분히 할 수 있다. 그럼, 그다음은 무엇일까?
이 답에 앞서, 이번 4월 18일은 내가 이 회사에 온 지 2년이 되는 날이었다. 지난 2년 동안 내가 만들어온 임팩트에 대해 돌아보려고 한다.
2년간의 임팩트 리뷰
글로벌 관광 아웃바운드 프로그램 총괄
10개의 한국 관광 스타트업이 싱가포르 진출할 수 있도록 POC, 비즈니스 매칭 연계, 투자 연계 등 기업 육성 및 컨설팅 지원
(검증: 내 skill set인 #프로젝트매니징 #글로벌 사업 역량 #신규사업 역량 #추진력과 #스타트업이 해외 진출하는 아웃바운드를 통해 프로그램을 잘 마무리하였고, MYSC의 첫 글로벌 아웃바운드 프로그램을 마무리하였다. 아쉽지만, 임팩트 기업들이 아니고 "관광 스타트업"이어서 프로그램을 잘 마무리하는 데 집중했고, 임팩트를 창출하고 있다는 의미를 크게 느끼진 못했다. 그중에서도 장애인들이 사용할 수 있는 짐 배송 서비스 기업이 있었지만, 사실 프로그램 운영에 매몰되었던 건 사실이다.)
글로벌 그랜드 챌린지 인바운드 프로그램 총괄
10개의 글로벌 스타트업-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포르투갈, 프랑스, 인도, 영국 등이 한국에 진출하여 시장조사, POC, 파트너 연계, 투자 연계까지 기업 육성 및 지원, 2곳 투자 확정, 총 6건의 POC 진행. 10개의 기업 중 총 5곳이 실제로 시장검증을 통해 한국에 남아 지속적으로 사업 확장. 그랜드챌린지 이후 전담하는 한 기업이 전북 사업 제안서 작성하는 걸 함께 지원하고 합격, 약 1억 원의 펀딩 확보.
(검증: 아웃바운드보다 인바운드 기업들이 AC에 의존하는 게 훨씬 높았고, 육성하는 기업 중 임팩트 기업들이 많아 엑셀러레이터로서 기여할 수 있는 점이 높았다는 점에서 의미를 느꼈고, 아웃바운드 대비 확실히 임팩트 비즈니스에 더 강한 의미를 느꼈고, 더 나아가 #likeminded 한 외국인 대표와의 협업이 합쳐질 때 엑셀러레이터로서의 보람을 느끼고 의미를 느낀다는 것을 배웠다.
개발도상국 사업 운영 및 코디 지원
약 20+개의 기술 기반 스타트업이 개발도상국에서 기술을 통해 임팩트를 펼칠 수 있도록 전체적인 프로그램 운영 및 지난 2년간 총 4개의 스타트업 밀착 지원
(검증: 프로그램 자체는 매우 의미 있는 사업이고 임팩트 지향 사업이지만, 그 안에서 내가 한 개인으로 만들 이 낼 수 있는 임팩트는 나의 인풋 대비 아웃풋이 적어 아쉽게도 큰 의미와 보람을 느끼지 못했다. 여기서 배운 것은 프로그램 자체가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보다는 내가 그 곳에서 얼마나 value를 창출하고 아웃풋을 냄으로써 의미를 느끼는지가 훨씬 더 중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검증할 수 있었다.)
AVPN 한국지부 총괄
소셜 임팩트를 향해 자본이 흐를 수 있도록 하는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NGO로서, 지난 2년간 한국 지부 운영을 하였다. 주로 한국 멤버십 관리, 애뉴얼 콘퍼런스 스폰서 확보 및 임팩트 세션 운영, 한국 기관의 멤버들과 글로벌 멤버사들과의 connect을 통해 이펙츄에이션을 만들고 임팩트를 창출하는 역할을 하였고, 23년 말레이시아에서 진행한 애뉴얼 콘퍼런스에서 국제개발 협력 관련 스폰서십 세션 운영을 하였고, 24년 중동 아부다비에서 개최한 애뉴얼 콘퍼런스에는 한국지부 담당자로서 3개의 스폰서를 (약 1억 원) 확보하고, 세션 기획부터 스피커, 모더레이터 확보 및 현장 운영을 통해 한국 기관의 임팩트를 창출하는 노력을 글로벌 오디언스에게 전달되도록 지원하였다. 25년에는 일본 도쿄에서 진행하는 NEA 서밋에 참여하여 한국 딜리게이션 인사이트 트립을 운영하며, 서밋 참여를 넘어 한국 기관들이 일본 시장의 생태계를 배울 수 있도록 기여하였다.
(검증: #커뮤니티 #likeminded #connect이라는 키워드는 내가 이미 크게 의미를 느끼는 것을 중국 SDGs Shanghai라는 커뮤니티를 하면서 느끼고 있었고, AVPN에서 하는 업무가 내가 이미 중국에서 무료로 세션 기획 및 운영을 하고 커뮤니티 활동을 하고 사람들을 connect 해주면서 하고 있던 업무들을 지속가능한 모델로, 더 큰 글로벌로 확장한 것이라서 감사하다. AVPN 기관이 하는 업무도 다양하고, 아직 배워야 할 것들도 많다고 느낀다. 여기서 검증된 것은 이전 회사부터 알고 있었지만, 확실히 나는 다양성이 존재하는 글로벌 문화의 회사에 더 적합한 사람이고, 글로벌 파트너십, 영업, 프로젝트 매니징, 소통, 관계 관리에 적합한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파악하였다.)
글로벌 사업개발
글로벌 제안서 작업을 통해 MYSC라는 임팩트 기업이 사업을 확보하고 지속 가능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글로벌 TF팀으로 들어가 아프리카 관련 사업, 중동 관련 사업, 글로벌 투자 관련 사업 등의 제안서 작업을 진행하였고, MYSC의 글로벌 센터로 영입되어 장기적으로 회사의 글로벌 전략 설립을 위한 리서치 및 전략 수립에 기여함으로써, 더 우선순위를 파악하고, 방향성을 설정하는 데 기여하였다.
(검증: 사업개발은 사실 거의 하지 않고 운영에 집중하다가, 지난 2년간 쌓은 글로벌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25년 초부터 사업개발 제안 역할을 하였고, 특히 글로벌 프로그램 등은 상당히 비슷하여 경험을 바탕으로 기획이 더 쉽게 나왔다. 인바운드, 아웃바운드를 사업 총괄한 사람은 사실 MYSC에서도 나 혼자여서 더 기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워낙 MYSC 한국 회사에 와서 처음으로 한글 파일을 써보고, 한국 장표 작업을 하다 보니, 기획은 남들보다 더 쉽게 나오나, 한국어 보고서 작업은 잘 못하고, 너무 지루해한다. 나는 기획하고, 기획한 것을 바탕으로 실행하고 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예쁜 보고서와 장표를 만들고 보고하는 것을 정말 싫어한다. 내가 다녔던 중국 회사들은 미친 듯이 사업에만 집중하고, 결과에만 집중했지, 주간/월간/결과 보고도 최대한 시간을 쓰지 않고 효율적으로 공유되도록 장표도 거의 안 만들고, 꼭 만들어야 하면 몇 백 페이지짜리 사업도 PPT 1장으로 끝내버렸다. 보고서도 이메일로 정말 중요한 숫자만 넣어서 아주 간결하고 'get to the point'로만 하는 식의 보고를 했기에, 한국에서의 한글 문서에 수십 장의 아름다운 문구와 길고 긴 미사어와 불필요한 사진들이 참 2년이 지난 지금도 나를 동태눈을 만들어버리긴 한다.
그래서 차라리 정부 사업을 따와서 돈을 버는 것보다는 정말 MYSC가 가보지 않았던 글로벌 시장에서의 신규 사업 개척이 더 기여할 수 있을만한 니시 마켓이자 내가 더 빛을 발할 수 있는 공간이라 생각한다. 예를 들어, 글로벌 AC, 대기업 등과 협업하여 아시아 확장을 지원하거나 (해외 기관의 용역, 크로스 보더), 글로벌 이니셔티브 한국 지부 운영 (실제로 돈을 받고), MYSC 자회사와의 협업을 통한 글로벌 임팩트 확대 등. 정부에 의존하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를 확장해 나가면 좋겠다.)
2년간 #국제개발 #아웃바운드 #인바운드 #NGO(커뮤니티) #사업개발 등의 키워드에 노출되어 중간 조직으로써 간접적으로 (여기서 직접적인 것은 스타트업, 기업에서 직접 일을 하며 필드에서 내는 임팩트) 컨설팅 및 프로젝트 매니징을 통해 여러 프로젝트의 담당자로서 임팩트를 내는 것을 도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만약 나의 커리어가 스타트업이라고 생각해 본다면, 23년 나는 리서치를 통해 "나의 글로벌 역량과 소셜임팩트"가 합쳐지면 과연 나는 value를 창출할 수 있을까?라는 가설을 갖고 한국의 MYSC란 기업에 들어왔고, 2년 동안 위와 같이 글로벌 인바운드, 글로벌 아웃바운드, 개발협력, 싱가포르 NGO, 글로벌 사업개발 등 여러 프로젝트에 참가하며 PoC를 돌리며 가설 검증을 한 2년이 지난 지금, "임팩트"라는 방향성이 맞다는 가설 검증을 마친 상황이다.
가설검증 결과를 바탕으로 이제 다음 단계로 임팩트 스케일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스케일업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다음 키워드는?
#글로벌역량 #소셜임팩트 + #???? 그다음 키워드는?
소셜 임팩트라는 업계 안에서 전문성을 갖고 깊이 파고드는 것이 맞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임팩트를 스케일업 하려면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주변 선배들을 보면 놀랄 정도로 일을 효율적으로 잘하고, 소통도 정말 명확하게 잘한다. 그런데 과연 내가 5년 뒤에 그렇게 효율적으로 일을 잘하는 프로젝트 매니징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가? 아니, 5년 뒤의 나는 아무나 쉽게 대체할 수 없는, 유니크한 포지셔닝을 가진 대체 불가 전문가로 조금씩 성장해가고 싶다. 일을 30분 단위로 쪼개서 너무 효율적으로 잘하는 사람보다는, “---분야에서 아시아에서는 민가람이 유명해”라고 바로 생각나는 전문가가 되고 싶다.
그 분야의 키워드로 생각하고 있는 가설 중 하나는 #부동산이다. 당황스럽게도 부동산은 정말 자본주의적인 분야이고, 임팩트는 너무 비영리적인 느낌이 강해 극과 극일 수 있다. 하지만 나는 돈을 좋아하는 사람이고, 캐피털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도 AVPN을 통해서 느낀 사람이다. 이 자본주의 세상에서는 돈도 중요하고, 임팩트도 중요하다. 그래서 이 두 가지를 결합해 보면 어떨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내가 여행을 좋아해서 OTA 회사에 들어갔지만, 실제로 OTA 회사는 앱 개발을 하는 IT 회사였고, 고객이 앱에서 여행을 갈 수 있도록 도와줬다. 그런데 나는 너무 바빠서 여행을 가지 못했다… 이번에도 투자가 재밌고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만, 하지만 실제로 해보면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래도 안 해보면 모른다. 상상을 최대한 짧게 하고 그냥 시작하자. 하다 보면 기든 아니든 답이 나올 것이다.
현재로서는 부동산에 대해 실제로 투자도 해보고, 대학원을 통해 더 아카데믹한 부분도 배우고, 업계 사람들과 연결하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배워가고 싶다. 그렇게 한다면 소셜 임팩트 업계에서 유일하게 실제적인 투자와 아카데믹한 경험을 모두 갖춘 전문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양쪽을 모두 이해하는 전문가가 필요하고, 그만큼 유니크한 포지션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점점 비영리도 해외에서 부동산을 구매해서, 그 땅에서 비영리 활동과 의미 있는 활동을 하고, 부동산을 통해 부를 창출하는 움직임이 보이고,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 기관도 그런 움직임이 보인다. 최근 우리 회사도 2호점을 보고 있다고 들었는데, 함께 도움을 드려도 좋고, 글로벌 쪽도 부동산 기반 사업확장을 보시는데 같이 검토하면서 기여해도 좋고, 기회가 되면 다른 스타트업에 도움을 주는 것도 좋고 도울 수 있다면 기꺼이 해보자.
마무리
일본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생각해 보니, 30대는 고민의 깊이도, 선택에 따른 책임감도 확실히 20대보다 더 무겁게 느껴진다. 커리어의 방향과 전문성의 깊이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탐구해야 하고, 커리어 보다 더 중요한 연애와 결혼도 커리어를 쟁취해 왔듯 열심히 쟁취해야 하고, 20대 때는 계속 해외에 있었으니 가능한 만큼 한국에 있는 가족들과도 더 퀄리티 있는 시간을 보내야 하고, 재정적 자유를 위해 계속 투자도 해나가야 하고, 내 행복을 위해 삶의 가치관을 균형 있게 잡아가야 하는, 점점 더 무겁고 쉽지 않은 결정들을 내려야 하는 나이가 30대 인거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하고 있는 나 자신에게, 오늘 죽어도 후회 없을 것 같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고, 그런 오늘의 나로 만들기 위해 지금까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과감한 액션을 취해온 나에게 지금 너무 잘하고 있다고 꼭 말해주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