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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뢰(落雷)

by lululala


낙뢰(落雷)



새까만 밤, 쏟아지는 빗줄기
쩌저적-


칼날 같은 불빛

세상을 가른다


성난 하늘 따라

절망이 번개처럼 내리꽂히는 순간,

나는 이 작은 방구석에 숨는다


창문을 덮친 굉음은

내 심장을 겨누고,
나는 한낱 나뭇잎처럼 파르르-

힘없이 떨어진다


서슬 퍼런 어둠 지나

맑은 밤 오기까지,

번개는 수없이 내리칠 것이나


나는,

쓰러진 나무뿌리처럼

땅속 깊이 나를 묻으리라


검게 찢긴 하늘 아래,
두 눈 부릅뜨고 버티리라


그리하여

칠흑 같은 어둠도,
내 심장을 꿰뚫는 불빛도,
모두 알지 못하리라


낙뢰의 불길 견뎌낸 나무기둥

심연(深淵) 깊이 뿌리내리고,

온몸으로 어둠 끌어안아

마침, 나의 새벽을 밝히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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