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가르며 날아간다
하늘과 바다 사이,
지상의 고통은 저만치 아래 두고
파도의 숨결 따라 유영한다
기류에 몸을 싣고 닿은
외딴섬-
땅은 내게 낯설기만 하다
오랜 진화 속에
싸움의 본능은 사라지고,
둥지에 숨어든 작은 들쥐조차
쫓아내지 못하는 나
자유로운 하늘 아래
길을 잃고 남은 건
아둔한 날갯짓뿐.
나는, 부질없는 긴 날개로
또 무엇을 찾아,
그토록 높이 날아오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