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출 탁구 클럽
"핑퐁 핑퐁, 말싸움 대신 탁구공을 주고받으세요"
냉전 시대의 서슬 퍼런 장벽조차 무너뜨린 안재형과 자오즈민 부부. 그들이 탁구로 사랑의 결실을 맺은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구기 종목 중에서도 '사랑'과 '건강'을 동시에 잡기에 탁구만 한 게 없거든요.
시니어에게 가장 좋은 운동이 뭐냐고 묻는다면 저는 단언컨대 탁구라고 답하겠습니다. 축구나 배구는 몸이 따라주지 않고, 럭비나 농구는 말 그대로 '목숨 걸고' 해야 합니다. 배드민턴이나 테니스요? 7080 세대까지 즐기기엔 관절이 먼저 곡소리를 낼지도 모릅니다.
골프는 또 어떻습니까. 젊을 때부터 쳤다면 모를까, 시니어가 새로 배우기엔 진입장벽이 높습니다. 비용도 만만치 않고, 날씨 눈치 보랴, 복장 신경 쓰랴, 예약 전쟁까지 치르다 보면 운동 시작도 전에 기운이 다 빠지기 일쑤죠. 그나마 파크골프가 대안이라지만, 역시 '백구(白球)의 제왕'은 탁구입니다.
제가 군산 나운동 이영출 탁구 클럽 문턱을 넘나든 지도 벌써 10개월입니다. 바로 옆 다운교회에서 영성(靈性)을 쌓고, 탁구장에서 체력(體力)을 쌓는 나름 완벽한 스케줄이죠.
처음엔 공 쫓아가기도 바빴는데, 요즘은 "실력이 많이 늘었다"는 고수님들의 칭찬에 어깨가 으쓱합니다. 탁구 실력이라는 게 참 묘합니다. 요란하게 티 나는 게 아니라, 새벽녘 소리 없이 쌓이는 눈처럼 어느 순간 돌아보면 '어라? 내가 이 공을 받아내네?' 하며 성장해 있거든요. 이제 겨우 '왕초보' 딱지는 뗀 느낌입니다.
탁구장에서 제가 가장 부러워하는 분들은 '드라이브' 잘 거는 고수가 아닙니다. 바로 부부끼리 나란히 채를 들고 오시는 분들입니다. 우리 탁구장에도 한 여섯 쌍 정도의 '부부 선수단'이 계십니다.
집안에서 "내가 잘났네, 당신이 틀렸네" 하며 오고 가는 말싸움은 백해무익합니다. 하지만 탁구대 앞에 서서 공을 주고받다 보면 그 스트레스가 확 풀립니다. 방금 전까지 서로 자기가 잘 친다며 티격태격하다가도, 복식경기에 나가 '단일팀'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합심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습니다. 진정한 '전우애'가 느껴진달까요?
흔히 댄스 동아리나 등산 동아리에는 불륜이 많다는 흉흉한 소문이 돌기도 합니다만, 10개월간 지켜본 결과 탁구장엔 불륜이 발붙일 틈이 없습니다.
왜냐고요? 일단 탁구는 너무나 정직하고 바쁜 운동입니다. 상대방이 넘긴 공 받아치느라 땀 흘리다 보면 딴생각할 겨를이 없거든요. 무엇보다 우리 이영출 탁구 교실 어르신들을 보세요. 누나-동생, 오빠-동생 하며 하하호호 즐겁게 치시지만, 사실... 불륜을 저지르라고 등 떠밀어도 기운 없어서 못 하실 연세(?)들입니다.~~~ (웃음)
친목 도모는 기본, 치매 예방은 덤, 거기다 건강까지 챙길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완벽한 노년의 낙이 있을까요?
우리 이영출 탁구 클럽 회원님들! 오늘도 네트 너머로 웃음을 넘기며, 오래오래 건강하게 탁구 칩시다. 핑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