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나, 그리고 아들의 발자취
울 아버지 세대가 짚신을 신으셨다면, 저와 제 친구들은 고무신 세대였죠. 그리고 제 아들은 이제 세계적인 브랜드의 신발을 신는 세대가 되었습니다.
추억 속으로 들어가 볼까요? 새 고무신이 너무 신고 싶어서 일부러 칼로 흠집을 내 찢어지게 만들었다가 어머니께 죽도록 맞았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우리 아버지께서는 부안 장에 가실 때면 제 발 사이즈를 재신다고 보릿대를 잘라 측정하곤 하셨어요. 터덜거리는 비포장도로를 달려 부안 장에 도착하면, 이미 보릿대는 주머니 속에서 부러지고 휘어져 있기 일쑤였죠. 신발 가게에 들어선 아버지께서는 대충 "십 문 칠 주세요~"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게 사 온 새 신발은 늘 발에 맞을 리 없었어요. 손가락 하나가 들락날락할 정도로 컸죠. 아버지는 신발 앞 코를 눌러보시며 "발은 금방 크니 대충 신어라" 하셨습니다. 저는 다음 장날까지 기다려 신발을 바꾸러 갈 엄두도 못 내고, "아버지~ 기워 떨어진 양말 신고 신으면 대충 맞아요" 하며 머리맡에 두고 잠이 들었습니다. 생고무 냄새마저 상큼했던 그 밤, 하지만 다음 날부터는 헐렁대는 고무신을 질질 끌고 다녀야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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