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은 우물 같다. 퍼내야 또 솟는다
레버리지는 단순히 돈을 빌리는 것만이 아니다.
시간의 레버리지도 중요하다.
투자에 관심을 갖고 혼자 공부하던 시점부터
나는 항상 출근 시간 2~3시간 전에 회사에 도착했다.
아침 시간에 가장 집중이 잘 되었다.
아무도 없는 사무실은 나에게 좋은 독서실이었다.
책을 읽고, 엑셀을 돌리고, 시뮬레이션하며
투자의 뇌를 가동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이었다.
나는 오후가 될수록 집중력이 떨어져서
퇴근 후에는 이런 몰입의 시간을 만들 수가 없었다.
그렇게 하루에 2~3시간 만든 내 시간이 10년이 되고 나니, 기대 이상의 성과로 나타났다.
엉덩이를 의자에 딱 붙이고 무언가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따로 내지 않으면 결코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매일매일의 루틴으로만 채워지는 시간들은
나에게 허망함만 주었다.
하지만 내 시간을 쌓으니,
아이디어가 계속 이어지는 경험도 하게 된다.
인생도 투자도 외로운 거다.
별로 마음에 맞지 않아도 혼자 소외되는 것 같아서 사람들과 우르르 무리 지어 다니지 않는다.
그 시간에 차라리 내 안의 질문과 혼란을 마주하고
골똘히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내가 나에게 사기 치는 것,
거짓말하는 것이다.
마음은 늘 나를 이리 구슬리고 저리 구슬린다.
귀찮고 부담되는 일을 벌이지 말라고 속삭인다.
다 잘될 거라고, 근거도 없는 희망으로
허탈한 하루를 버티게 한다.
사람이 타인에게 속는 것보다
자기 자신에게 속아서 쫄딱 망하기도 한다.
셀프 가스라이팅이라고 할까.
그런 자기 최면 같은 무근거 희망 말고,
숫자와 수익률이라는 근거로만 생각하는 법을
후천적으로 노력해서 만들었다.
혼자 있는 시간의 외로움이나 고립감을 뚫고
내 것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을 만든 것.
그 시간의 레버리지가 나를 퇴직을 두렵지 않게 해 주었다.
생각은 우물 같다.
자꾸 퍼내야, 또 다른 새로운 생각을 길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