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은 세이프룸
“투자를 하긴 해야 하는데…
뭐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후배들이 자주 묻는다.
나는 남에게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말하는 걸 질색한다. 안 할 걸 아니까.
대신 내가 했던 방법을 들려준다.
결국 실행도,
그 보상도, 모두 너의 것.
현금흐름부터 파악하기
투자라는 개념이 잘 잡히지 않던 초보 시절,
내가 제일 먼저 한 일은 월 현금흐름 파악하기였다.
월급과 소비 내역을 엑셀에 정리했다.
3년쯤 기록하니 나의 패턴이 보였다.
• 고정비 : 식비, 관리비, 대출이자, 세금
• 변동비 : 쇼핑, 문화생활, 효도비(부모님께 드리는 돈)
이렇게 구분하니, 내가 투자에 쓸 수 있는 최대치가 눈에 들어왔다.
자동이체라는 루틴
투자할 돈은 자동이체를 걸어 놓는다.
한 달 생활비로 쓸 수 있는 돈은 늘 빠듯했고,
월말이면 간절히 월급날을 기다린다.
월급은 통장에 잉크만 찍고,
빛의 속도로 사라진다.
하지만 이제는 카드비가 아니라,
주식 계좌·가상자산 계좌·연금 계좌에 차곡차곡 쌓였다.
통장에 먼지만 날려도, 기분은 좋다.
층층이 자산이 쌓이고 있으니까.
리밸런싱의 재미
회사는 분기마다 내 실적을 평가하고
나는 분기마다 투자 계좌를 확인하고 리밸런싱을 했다.
그럴 때마다 예전에 막연히 로망 했던 〈싱글의 맞벌이〉를 이루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남편 대신 나와 함께 열일하는 자산들.
수익률을 올려주는 그 자산들이,
얼마나 러블리한지 모른다.
종목 추천 맹신 금지
종목 추천하는 글이나 네임드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시행착오 수업료를 정말 아찔하게 내야 한다. 실제로 그런 사례를 본 적도 있고 겪은 적도 있다.
S&P500 같은 건 추천도 아니다.
“제2의 엔비디아”니,
“차세대 AI 테마주”니
하는 말은 그냥 패스한다.
아무리 친하고 아끼는 후배가 종목을 물어봐도
나의 답은 늘 같다.
“네가 직접 리서치해서 좋아 보이는 티커를 가져와.
그러면 내가 같이 검토는 해줄게.”
종목 추천은 가족 간에도 안 하는 거다.
주식투자를 실천하려고 한다면:
1. 수입과 지출을 정확히 파악한다.
2. 고정비를 제외한 지출을 최대한 끌어모아, 자동이체를 한다.
3. 매일 들여다보지 말고, 3개월에 한 번씩 체크한다.
4. 함부로 매수하지 않는다.
나는 주식을 노후자금으로 생각한다.
주식을 매도해 집을 살 것도 아니고, 여행을 갈 것도 아니다. 쇼핑을 할 것도 아니다.
주식은,
내가 근로소득을 더 이상 만들지 못할 때를 대비하는 세이프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