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살 날이 언제인가?
월급쟁이
이 지긋지긋한 회사가 사실은 나에게 정체성도 만들어 주고 하루라는 루틴을 만들어 주었다. 월급이라는 보상으로 생활의 안정도 주었다.
그 월급으로 경제적 자유를 만들 수 있었다.
디자인을 전공하고 30년째 이 직업으로 일 하 수 있어서 다행이다. 다른 직군이었다면 절대 이런 세월을 버티지 못했을 거다.
물론 아무리 좋아하는 일도 업이 되면 지겹고 그만두고 싶은 순간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모니터를 바라볼 있게 한 힘은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처음 디자인이너로 일 할 때는
‘이렇게 재미있는데, 돈도 주네?‘
하는 신나는 마음이 있었다.
아직까지 그 마음을 기억하고 버틴다.
디자인을 하는 순간은 즐겁지만 늘 평가받고 선택과 탈락을 반복하는 일은 별로 적응되지 않는다.
여전히,
퇴직이 두렵긴 두렵다.
아무리 준비했다고 해도, 충분하지 않.
시간
‘하루’라는 무한 자유이 시간을 과연 내가 잘 사용할 있을까?
업무를 하다가 글로 쓰고 싶은 주제가 생각나면 이 눈치 저 눈치 보면서 글을 쓴다.
‘어서 자유의 시간이 돼서 아무 눈치도 안 보고 마음껏 글을 쓰고 싶다 ‘ 는 생각이 무색하게, 막상 퇴직하고 나서 한 줄도 안 쓰면 어쩌나?
눈치 봐야 할 상대가 있고
쫄리는 상황이라 글이 더 잘 써지는 거 아닐까?
하는 합리적 의심도 든다.
그래서 주말이면 카페를 다니면서 글쓰기를 계속한다. 노트북도 없이 그냥 핸드폰 한대와 휴대용 키보드 하나로.
이 정도면 노트북 하나 장만해도 되는데, 최소비용으로 최대효과 내기에 익숙해져 버렸다.
나는 아직 확신이 없다.
진짜 글쓰기를 계속 할 수있을까?
그래서 아직은 노트북을 사지 않는다.
내가 정말 작가로 살아갈 확신이 들 때, 노트북을 사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