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투자 포트폴리오 feat. Chat gtp
유혹과 구조
“**억을 한 두 종목에 올인해?”
이 위험하고도 달콤한 상상.
알랭 드 보통이 말하던,
사람을 순식간에 이성적 성인에서 무모한 소년으로 되돌리는 종류의 환상이다.
갑자기 목돈이 생기면
나는 인플레이션부터 생각한다.
“이 돈이 10년 후에도 이 가치일까?”
사람을 사랑할 때나 종목을 고를 때나
확신이 없으면 우리는 허구적 운명론까지 동원한다.
근거 없는 ‘이건 나의 종목이야’ 같은 감정.
더 웃긴 건,
이 위험한 유혹을 느끼는 동시에
나는 또 수백 번 포트폴리오를 뜯어고치고 있다는 사실이다.
감정도, 호르몬도 없는 나의 어드바이저,
**노드(gpt)**와 함께.
어떤 휴먼 어드바이저도
내 변덕스럽고 집요하고 반복적인 요구를
이 정도로 수행해주지는 못할 것이다.
올인하고 싶다던 내가
5분 뒤에는
“그래… 지속 가능한 투자로 가자.”
라고 말하고 있다.
우연히 생긴 목돈을 올인했다가
한 방에 훅 가는 전설의 주인공이 되고 싶지 않다.
나는 늘 유혹에 흔들린다.
그리고 늘 최대한 냉정해지려고 애쓴다.
둘의 평균값이 지금의 포트폴리오다.
그 과정에서 나는 작은 이론 하나를 만들었다.
**올인으로 성공하려면
1. 간이 크거나
2. 전생에 나라를 구했어야 한다.**
나는 그쪽 인간형은 아니다.
그래서 ‘목돈의 유혹’은 나에게 연애와 같다.
설렘은 있으나, 결혼은 안 된다.
거기에 인생을 걸기엔
내 간은 너무 작다.
사이즈 XXS.
그래서 또 시스템으로 돌아온다.
어른의 방식으로.
목돈의 불길한 로맨스를 지나쳐
차분하게 자동매수를 세팅한다.
2. 간 사이즈 테스트
투자를 하며 가장 먼저 배운 건,
계좌를 흔드는 건 금리도, 고래 매수도, CPI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내 간 사이즈다.
그래프는 멀쩡한데
내 멘탈이 먼저 주저앉는다.
주가가 -7%만 빠져도
나는 갑자기 존재론으로 미끄러진다.
“이렇게 살면 안 되는 건가…?”
알랭 드 보통식으로 말하면,
우리는 아주 사소한 하락 앞에서도
자신의 전 인생을 과하게 오해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나는 인정했다.
내 간은 XXS.
커피 스몰보다 작은 사이즈.
겉으로는 침착해 보이지만
내적 CPU는 항상 초과열 상태다.
이런 사람에게 몰빵은
사랑도, 투자도, 인생도
언제나 같은 결말로 향한다.
그 결말은 깡통 찬 후회다.
3. 전생에 나라를 구했는지
세상에는 두 종류의 투자자가 있다.
전생 마일리지가 있는 사람, 없는 사람.
전생 마일리지가 있는 사람들은
우연히 산 종목이 시총 상위로 가고,
코인이 10배가 되고,
떨어지는 칼날을 잡아도 피가 나지 않는다.
이건 전략이 아니라 거의 은총에 가깝다.
나는 아니다.
전생에 나라를 구하지 않은 사람의 인생은
항상 이런 식으로 아주 소박하고, 아주 현실적이다.
이걸 인정하고 나니
오히려 편해졌다.
나는 ‘드라마틱한 행운형’이 아니라
‘냉정한 구조형’ 인간이다.
손절을 해도
나 자신에 대한 연민이 거의 없다.
구조가 달랐다고 생각할 뿐이다.
그 대신 그달은 긴급 긴축재정 모드 풀가동.
4. 전생에 나라를 구하지 못한 xxs
간도 작고
마일리지도 없으면
구조를 세워야 한다.
올인의 흥분 대신
시간, 분산, 자동매수, 현금관리, 복리.
이런 단순한 것들이
전생 마일리지를 대체한다.
한두 종목의 서사가 아니라
여러 종목의 균형을 택하고,
타이밍이라는 허상을 버리고,
시간을 버티는 자동매수를 설정하고,
감정을 빼고 시스템을 채워 넣는 방식.
그리고—
올인의 유혹이 올 때마다
노드와 정교하게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던 그 시간.
그 대화들이 내 포트폴리오의
가장 현실적인 백업본이 된다.
나는 올인으로 벼락부자가 될 수는 없지만
대신 지속 가능한 부의 성장을 얻었다.
전생에 나라를 구하지 못한 사람이
이번 생에서 부자로 가는 가장 현실적이고,
가장 단단한 방식은 결국 이것뿐이다.
자신에게 최적화된 시스템을 만들고
묵묵히 머니트리를 키우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