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있는 그림-나의 엄마와 나의 아들

그해 봄

by 마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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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등에 업혀 잠이 든 그림 속 내 아들은 올 해로 13살이 되었다.

쌍둥이를 키우는 딸이 낮잠을 잘 수 있도록

첫째 손주를 유모차에 태워 재운 후 바로 둘째 손주까지 등에 업고 나가는 내 엄마다.

아직 검은 머리가 많고 무릎이 온전했고 항상 내 곁에 있어준 엄마의 그날이 계속되리라

생각되었던 때지만

저 날로부터 10여 년이 지난 지금 엄마는 세게 쥐면 부서질 것 같이 약해져 있다.


결국 나는 또 엄마를 엄마의 고향 화순의 시골길 위에 올려놓은 그림을 그려버렸다.

시골길은 흙한무지만 있어도 그냥 두는 법이 없다.

콩, 들깨 하다못해 호박이라도 길 곁에는 저절로 크더라도 열매 여는 것들로 즐비하기 마련이다.

그냥 잡풀 같아도 산딸기, 까마중, 칡뿌리등으로 먹을거리가 가득하다.

난 우리나라 시골의 그런 점에 배가 부르다.


그만큼 우리 엄마는 시골길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콩 따고, 고추밭 매고, 고사리 꺾고 아무것도 없는 겨울 끝엔 냉이, 쑥이라도 캐고 다닌다.

이른 봄날 아이와 함께 나간 엄마는

마른 풀숲에서 몰래 뿌리내리고 여린 잎을 흙밖으로 살짜기 내밀고 있는 냉이와 쑥을

뒤적뒤적 찾아 야무지게 뜯어갖고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업은 아이 엉덩이를 받친 두 손에 뿌듯이 쥔 여러 종류의 나물들은

딸을 위한 것이었다.

나는 힘들게 허리 굽히고 나물 캐지 말라고 타박을 해놓고도

또 그거 한 줌 들어간 냉이된장찌개나 쑥국을 맛나게 먹었다.


엄마를 아무리 걸어도 따고 파고 캐낼 것 없는

꽃이 즐비한 길 위에 올려놓고 싶어졌다.

허리 펴고 하늘과 산을 보며 걸으라고..

하지만 나도 엄마의 딸인 걸까..

방학이면 시골에서 생활하며 이리저리 뛰어다닐 때 길 곁에서

나를 즐거움이 되어주었던 산딸기와 앵두를... 그려 버렸다.

엄마가 산딸기와 앵두를 따온다면

난 나의 쌍둥이 아이들에게 먹이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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