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가 울어야 여름인 거야

by Hee
이제 여름인가 보다.


7월의 어느 날, 내리쬐는 햇빛을 온몸으로 받고 있는 나무의 푸른 잎들을 올려다보며 친구가 말했다.

나는 잠시 허공에 귀를 기울이다 고개를 저으며 얘기했다.


"아직 여름 아니야. 매미가 울지 않잖아."

내겐 매미의 울음소리는 여름 알림 소리다. 매미가 울지 않으면 아무리 무더위라 할지라도 실감이 안 나기에

고집스럽게도 진정한 여름으로 받아들이진 않는다.


사실 시기로 따지면 5월부터 입하(入夏)지만 매미는 보통 여름의 절정인 8월부터 울기 시작하더라.

가만히 서있어도 땀이 나고 미간에 주름잡게 만드는 시기인 8월에 말이다. 그런데 올여름의 매미들은

부지런하게도 7월 중순부터 내 고막을 두드렸다.


매미는 가끔 우리 집 방충망에 붙어선 발음 기를 크게 흔들어 대며 울곤 하는데,

볼 때마다 신기한 그 두툼한 조약돌 사이즈의 까만 몸통과 그에 대비되는 비닐 같은 날개의 부조화는

꽤 흥미를 돋우는 모양새라 내보내지 않고 가만히 바라본다.


매미는 최대 17년 동안 애벌레 상태로 땅 속에 있다가 성충이 되면 여름 시기에 맞춰 지상에 올라온다.

그렇게 세상 밖에 나와 15일이라는 단기간 동안 필사적으로 노래하며 암컷에게 구애하곤 생을 마감한다.


매미에 대해 잘 알진 못하지만 지금 듣고 있는 이 소리가 한 매미의 마지막 노래라는 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