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트립어드바이저(Tripadvisor)'가 선정한 '베스트 오브 베스트' 여행지는 발리라고 한다. 기사를 접하고 그래, 발리! 나 역시 작년에 동남아 여러 곳을 여행했지만, 단연코 발리가 최고였다. 특유의 건축물과 신비로운 풍경, 그리고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은 잊을 수가 없다.
그래서 올해 첫 여행지 역시 주저 없이 발리로 정했다. 다만 이번 여정은 조금 다르다. 지난번 대만 경유 대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거쳐 발리로 들어갈 예정이다. 쿠알라룸푸르는 '선진국 수준의 인프라와 교육 환경을 동남아의 저렴한 물가로 누릴 수 있는 곳'으로 한국인들에게 이미 유명하다. 서울과 비슷한 대도시라 풍경이 아주 특별한 것은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살기 좋다고 입을 모으는 곳이다. 얼마나 좋은지 직접 확인해 보고 싶다. 경제적 효율성과 호기심을 동시에 충족하는 선택인 셈이다.
작년 한 해 동안 환율이 올라서일까 항공권 가격이 만만치 않다. 경유를 선택해도 1인당 5만 원 정도 더 비싸졌다. 자국 화폐의 가치 하락은 이렇듯 여행객에게 경제적인 손실로 작동된다. 씁쓸한 현실이지만 환율은 한 개인이 어찌할 도리가 없는 영역이기에, 최대한 비용을 아끼면서 효율적인 방법을 찾기로 했다.
짧은 경유를 마치면, 그리웠던 발리와 재회한다. 이번 발리여행에서 첫 선택지는 '길리(Gili)'다. 길리는 아주 작은 섬이라 발리보다 공산품의 가격이 더 비싸다. 그래서 웬만한 물건은 발리에서 구입하고 가는 것이 좋다. 길리는 쇼핑보다는 먹고 쉬는 곳이다. 자동차가 없고, 마차와 전기스쿠터, 자전거만 있다. 그래서인지 소음이 적고, 먼지가 날리지 않고, 걸어 다니기 좋다. 길리의 울퉁불퉁한 바닥을 걸으며 길리의 지형을 느린 속도로 보고 느낀다. 한적하고 그 무엇도 서두르지 않는 섬이다. 무언가를 더하기보다 덜어내는 것이 더 매력적인 섬이다. 잠시 모든 걸 내려놓고 해변에 앉아서 멍하니 시간이 흐르는 대로 파도가 치는 대로 나를 온전히 내맡기는 장소이다.
길리의 자연과 풍경은 사람을 치유해 주는 기운이 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방전된 사람들에게 진정한 휴식을 선물하는 곳이었다. 길리는 '휴식'이자 '여유'다. 무언가를 더 애쓰지 않아도 되고, 하루를 온전히 자유와 여백으로 채울 수 있는 곳이다. 그러기에 길리의 땅을 다시 밟고 싶다.
그다음 여정은 '우붓'이다. 초록빛 세상이 펼쳐지는 우붓은 바다와는 또 다른 매력을 뽐낸다. 숙소에서 느긋하게 브런치를 먹고, 자연을 배경으로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는 시간이 좋다. 푸른 대자연을 마주하며 지나온 시간과 앞으로의 시간을 사색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공간이다. 초록의 자극은 요란하지 않다. 대신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내면 깊은 곳을 들여다보게 한다. 그 고요한 시간 속에서 나의 현재와 미래를 만들어가는 순간이 참 좋다. 내가 거기 있어서 좋다.
삼사십 대의 치열한 사회생활을 지나 지금은 나의 노후와 새로운 길을 고민한다. 50대는 조급함을 내려놓고 삶을 재정의해야 하는 시간이다. 거창한 미래를 꿈꾸기보다는 나에게 맞는 속도와 생활을 찾아 행동하며 살고 싶다. 그런 삶을 위해서 나는 지금도 이렇게 글을 쓰고, 내 길을 만들어가고 있다.
한 달 후의 계획을 세우는 것만으로도 벌써 여행이 시작된 기분이다. 2026년의 여행은 작년과는 또 다른 결로 나만의 이야기를 채워갈 것이다. 조용히 그리고 차분히 그 길을 걸어갈 것. 그것이 나의 삶이고 바람이다.
발리야~조만간 만나자!